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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처음 보고 깜빡 속았던 미국의 리얼리티 쇼

by 이방인 씨 2014. 1. 17.

몇 년 전부터 세계적으로 Reality Show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죠?
각종 오디션과 talent 경연대회는 물론이고 프로 방송인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리얼리티 노선을 취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리는 정도니까요.
쇼비지니스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은 리얼리티 쇼의 역사도 깊어서 제가 이민 왔던 15년 전에도 이미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 프로그램은 real해도 너무 real해서 트루 레알인 줄 알고 긴장하고 볼 수 밖에 없었는데, 이 show의 주인공을 모르면 미국에서는 간첩 소리 좀 들을지도 몰라요.


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판사, Judge Judy입니다.

CBS의 장수 프로 <Judge Judy>

 

<주디 판사>라는 제목의 이 쇼는 1996년에 방송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무려 18시즌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허~얼~ 뭔 놈의 리얼리티 쇼가 18년을 해도 끝나질 않아??!!!
왜냐하면... 인간사회에서는 분쟁이 끊이질 않으니까요!!


<주디 판사>는 일반 사람들의 실.제.사.건.을 재판해 주는 리얼리티 쇼랍니다.
TV에서 재판을 해 주는 주디 판사의 본명은 Judith Sheindlin인데 실제로 1965년 미국의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근 20년 간을 뉴욕에서 검사, 판사 생활을 하다 1996년에 TV쇼를 시작하면서 현직에서 물러났죠.

CBS 방송국의 <Judge Judy> 스튜디오는 실제 법정의 모습과 흡사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Judge Judy> 녹화 모습

 

의뢰인들의 신분과 사건도 전부 레알이구요.
다만 주디 판사는 현역 판사도 아니고 스튜디오가 진짜 법정도 아니니 그녀의 판결은 법적효력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 중재 (arbitration) 역할을 할 뿐이라고 합니다.
다루는 사건들도 벌금 $5,000 선의 소액 재판들이구요.
방송을 보면 실제 재판에서 하는 것과 똑같이 판결을 내리고 벌금도 부과하고 땅땅땅 망치도 치지만 출연하는 일반인들은 벌금형을 선고받아도 낼 필요가 없습니다.

효력도 없는데 사람들이 왜 재판 의뢰를 하냐구요?

앞서 말했듯이 소액재판이라는 데 힌트가 있습니다.
여기 나오는 분쟁들은 변호사에게 의뢰하기에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지만 그냥 넘어가자니 분통터지는 사건들이거든요.
변호사에게 갈 수도 없고 둘이 해결하자니 끝도 없는 싸움의 연속이라 전직 판사에게 가서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겁니다.
게다가 출연료도 받게 될 테니 잠시 낯이 팔리는 것을 빼면 일거양득이겠죠.
분쟁 당사자인 일반인 출연자들의 상황은 다 real이기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체 이게 진짜야, 가짜야???!!!'하며 어리둥절하게 되는데 저 역시 십수년 전에 처음 이 쇼를 보고 깜짝 놀랐었죠.

 
와~ 미국은 별 걸 다 방송하는구나!
저기 얼굴 다 나오는 사람들은 창피해서 어떡해???
간통, 스토킹, 사기, 등등 별별 쪼잔하고도 추잡한 사건들이 다 있거든요.


'만인의 만인에 대한 소송'의 나라라 그런지 이 쇼는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Judge Judy>의 성공 덕분에 현재 미국에는 제가 아는 것만 해도 열 개가 넘는 각종 판사 쇼들이 방영되고 있을 정도인데 다들 주디 판사처럼 전직 법조인 출신이죠.

이처럼 미국에 Reality Court Show 붐을 일으킨 주디 판사는 현재 미국에서 회당 출연료가 가장 높은 방송인으로 <Judge Judy>는 한 에피소드가 약 22분 길이인데 회당 $123,000 (한화 약 1억 3천만원)을 지급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1년에 딱. 52일.만. 일을 하는데 1년 365일 중 52일만 녹화를 하고도 2012년 연수입 $47 밀리언 (한화 499억)을 달성했다네요.

과연...!
미국 쇼비지니스 산업의 스케일을 알 수 있죠?

어마어마한 부(富)만 이룬 것이 아니라 명성도 그만큼 높아서 2006년에는 헐리웃 명예의 거리에 입성했답니다.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럴 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비판을 듣고 있긴 하지만요.


세상 사람들 사이에 자잘한 분쟁들이 끊이질 않는 것이 프로그램 장수의 비결이긴 하지만 그 인기에는 Judge Judy의 스타성도 한 몫 했습니다.
혹자들은 그녀를 "TV 판사들 중 가장 무례한 사람"이라고 평할 정도로 중재 의뢰인들에게 독설과 비판을 서슴치 않는데 바로 그런 점을 재밌어하는 시청자들이 많은 거죠.
재판 중에 그녀가 내뱉은 어록이 있을 정도인데 가장 유명한 것은 미국의 코메디언들도 많이 따라한 이 발언입니다.

Beauty fades, dumb is forever.
미모는 바래지만 멍청함은 영원하다.


이 말이 어찌나 유명해졌는지 그녀는 그 말을 제목으로 책까지 써 냈답니다.

유명세에 걸맞게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것은 물론이구요.
뭘 해도 대박을 치니, 가히 마이더스의 손이라 부를 만합니다.

 

미모는 결국 빛바랜다며! 내면의 현명함을 길러야 행복한 여성이 된다며! 역설하신 분이 왜 이러시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942년 생으로 만 71세이신, 아이를 다섯이나 낳은 분께서 이런 몸매를 가지시기 위하여
복부 지방 흡입과 유방 리프트 성형수술을 받으셨다네요.

역시... TV에 나오는 사람들 중 믿을 사람 하나 없다던가요?

 


71세 할머니(?)의 몸매를 부러워하고 있는 이방인 씨였습니다.
여러분, 즐거운 하루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