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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재미진 미국 시골 풍물 장터 한번 구경하세요~

by 이방인 씨 2013. 5. 29.

어제 제가 글 말미에 살~짝 흘렸다시피 Memorial Day Fair에 다녀왔습니다.
Fair라는 단어를 한글로 어떻게 딱 떨어지게 번역할까 고심을 하다가 사전을 찾아보니 '축제 마당, 풍물 장터' 라고 나오네요.
그러고 보니 제 고향 마을에도 풍물 시장이 열리곤 했는데 미국의 Fair는 한국의 풍물 시장과 모습이 다르긴 하지만 그 정도 쯤의 행사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

어제 제가 다녀온 Fair는 때가 되면 미국 시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데 간혹 옛날 미국 영화에 등장하는 걸 보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시골 마을에서 어른들이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아이들 데리고 가서 회전목마 태우고 솜사탕이나 아이스크림 사 주는 그런 장면으로 묘사되곤 하죠.
회전목마 탈 나이는 한참 지났지만 솜사탕과 아이스크림의 꿈에 부풀어 신나게 차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그리하여 장터에 거의 도착을 해 가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의 모습이...

 

뭘까.. 흥4

Sunny California의 5월 하늘에 이건 뭘까...

 

거대 팝콘이 반갑게 맞이하는 장터 입구에 도착할 때도 하늘은 개이지 않았습니다.

잊을 만하면 느끼는 거지만 난 참말 운도 좋지......  담배2

 

장터의 가장 큰 재미는 역시 먹거리! 라고 할 수 있죠? (저만 그런가요?? ^^;;)

들어가자마자 기계가 아니라 옛날 방식 그대로 주전자에서 튀겨주는 팝콘의 고소한 냄새가 퍼집니다.

 

Smokin' Hot 하다는 콘도그도 엄청 먹고 싶습니다.

 

훈제 Tri-Tip 스테이크도 있고,

 

더 크고! 더 맛있는! 햄버거도 있죠.

 

저는 왠지 이곳에 마음에 들어서 줄을 서 음식을 사 봤습니다.

 

뭐, 특별할 건 없고 그냥 미국인들이 많이 먹는 고기류와 튀긴 음식들이죠. ^^;;
Chicken Strips와 갈릭 프라이, Chicken Stick과 가지 튀김입니다.

 

저는 이 날 처음 먹어 봤는데 마늘 양념을 잔뜩 얻은 Garlic Fries가 정말 맛있더라구요.
하지만 잠시 후, 또 다른 먹거리로 눈을 돌렸습니다.

요리

 

Super Diner에서는 과연 어떤 대단한 음식을 팔고 있을까요?

 

지난번 뉴욕에서 못 먹었던 통째로 구워 버터를 발라주는 옥수수와

 

3명이서 함께 먹어도 될 정도의 크기인 칠면조 다리 통구이입니다.
사실 칠면조는 별로 안 좋아해서 먹을 생각이 없었는데 어찌나 거대한지 재밌어서 한번 사 봤어요. ^^

 

자, 이제 어느 정도 배는 채웠으니 본격적으로 구경 한 번 해 볼까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행사답게 아이들 위주의 놀거리가 한 가득입니다.

 

모든 미국 아이들이 어릴 때 한번씩 소원해 본다는 Pony를 탈 수 있는 기회입니다.
미국 사람들이 말도 참 좋아해요.
특히 서부지역이라 그런지 아직도 말 타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도 많구요.

 

놀이공원에 있는 것과는 비교도 안되게 작은 뚜껑 없이 뻥 뚫린 관람차도 있는데 주의사항이

"절대 혼자 타지 마시오."

작고 약식으로 만들었다 보니 혼자 타서 균형 무너지면 위험하대요. ㅋㅋㅋ

 

여기저기 작은 규모의 놀이기구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아이들용이었습니다.

 

헐리웃 B급 공포영화 포스터를 연상시키는 '공포의 집' 도 있는데...
아이구 참... 아이들이 오는 곳인데도 실리콘 삽입한 노출증 있는 여성을 그려놓으면 어쩌란 말이냐.

안습하여간 미국인들은 못 말려~  쯧쯧쯧

 

36인치 이상이 되어야만 탈 수 있는 찻잔.
거기 서 있는 아저씨 36인치 족히 넘어 뵈는 걸요~
생각중 허리둘레가 아니라 키가 36인치 이상이어야 해요. ㅋㅋㅋ

 

다트를 던져서 풍선을 터트리면 선물을 주는 건줄 알고 '되게 쉽네~' 했는데
알고 보니 풍선을 터트렸을 때 벽에 상품을 준다고 써 있어야만 주는 것.

쳇, 아이들 상대로 로또질이냐?!!  악

 

사랑과 평화의 상징, 회전목마입니다.
명실상부 최고의 놀이기구답게 찻잔보다 까다롭게 42인치 이상이 되어야 탈 수 있네요.

 

얼핏 지나가다가 본 기념품 가게에 빵 터졌습니다.
어떻게 봐도 초라하죠?
그래도 소박한 시골의 모습이 느껴저서 더 정감있고 좋지 않아요?
저는 어떤 사람들은 '후지다'고 할 이 기념품 가게를 발견하고 매우 즐거웠답니다.

 

꼬꼬마들이 커다란 풍선안에 들어가 물 위를 걷는 놀이도 있었구요.

 

Western Express (서부 급행) 이라는 이름의 기차도 다니네요.

 

이건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많이 도전한 Rock 클라이밍인데 이유가 있습니다.

 

꼭대기에다가 $100 지폐를 달아놓고 올라가서 잡는 사람에게 돈을 준다고 하네요.
젊은 청년들이 만만하게 보고 줄지어 도전했지만 다 실패했습니다.
장사꾼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할리가 없죠?
상단부에는 발 디딜 곳이 없어서 왠만한 실력자가 아니면 아무리 용을 써도 못 올라가더라구요.

 

이것 역시 어른들을 위한 순수한(?) 놀이죠?
바람이 사정없이 부는 상자안에 들어가 돈 잡는 게임이네요.

 

그런데 이 날 저와 부모님이 가장 재밌게 구경한 것은 카우보이 카우걸의 송아지몰이 대회였습니다.
미 서부지역의 Fair라면 카우보이가 빠질 순 없겠죠?

 

히유~ 정말 많은 카우보이 카우걸들이 참가했네요.
이 많은 사람들 중에 제 눈을 사로잡은 분이 계셨으니

 

오우~ 이 분 정말 멋지지 않나요? 하트3
긴 은발을 곱게 묶고 말 타시는 할머니이신데 그렇게 멋지실 수가 없더라구요!
저도 승마를 배우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제 무게를 견뎌내며 지.옥.훈.련.을 해야할 한 마리의 말이 가여워 생각을 접었어요.
그 녀석은 한 마리의 말로 태어난 죄 밖에 없잖아요. ㅠ_ㅠ

 

한 쪽 우리에 몰려 있는 10마리의 송아지들을 몰아 반대쪽 우리로 이동시키는 게임인데요.
꼭대기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회자가 송아지의 번호를 말하면
그 번호부터 순서대로 가장 많은 송아지를 모는 팀이 우승입니다.
반드시 번호 순서대로 몰아야 해서 애궂은 번호의 송아지가 우리 밖으로 탈출하면 즉시 탈락입니다.

 

2인 1조로 팀을 이뤄 한 명은 해당 번호의 송아지를 몰고
나머지 한 명은 다른 번호의 송아지가 못 빠져 나오도록 막는 역할을 하더군요.

 

이 두 남자 페어는 3번 송아지부터 차례로 4,5,6,7,8 까지 몰다가 9번 대신 1번이 나가버려 실패했어요.

 

카우보이 카우걸들에 덤으로 경기장에서 시원하게 배변을 (진짜 커요... o_O) 하는 가식 따위는 모르는 말들을 실컷 구경한 후 실내 전시관으로 들어갔습니다.

 

허이~ 그런데 이번엔 거대 카우걸이!!! 반겨 주네요.

 

푸른 동산을 쌓았길래 이게 뭘까 하고 다가갔다가 또 한 바가지 웃음이 터졌습니다.
시골 마을 Fair답게 초등학생들이 시골에서 나는 채소들로 만든 작품 경연대회더군요.

 

1등을 차지한 작품은 이겁니다.
푸른잎 채소들로 애국심을 표현한 초등학교 1학년의 심오한 작품이군요.

 

아이들이 직접 Farm Animal을 만들어 출품한 경연도 있었습니다.

 

 저는 제일 위에 있는 닭이 정말 마음에 들더라구요.

 

아이들의 경연이라 그런지 1,2,3등 말고도 상이 넘쳐나서 거의 대부분 수상 리본을 달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아무리 시골이라지만 트랙터 경연을 하는 건 좀 심하죠? ㅋㅋㅋㅋ
흐음~  안들려 과연 트랙터의 어떤 덕목을 심도 있게 보는 걸까요??

 

맛있는 쿠키 만드는 과정을 시연하는 트럭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정해진 공연 시간에만 하더라구요.

 

거대 체스판으로 노는 사람들도 보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누방울 체험 코너도 있습니다.

 

이 할머님은 양털로 실을 짜고 계십니다.
농장에서 직접 깎은 양털을 판매하는 부스더라구요.

 

 

Farm 소녀들의 귀여운 패션 아이템을 파는 부스도 있네요.
역시 핑크색 카우걸 모자는 꼬마 아가씨들의 로망인가 봅니다.

 

실내 부스들을 둘러보고 다시 밖으로 나왔더니 이제 배도 어느 정도 꺼지고 달달한 디저트를 먹을 시간입니다~~

 

으음~ 뭐가 좋을까요?

 

미국인들의 국민간식 도너츠를 먹을까요?

 

아니면 비 오는 날 ICEE 한 컵 할까요?

 

 거나하게 맥주 한 잔?
오~ 저는 술을 전혀 못하니 패스!

 

 

만인의 음료수 레모네이드는 어떨까...

 

비닐에 담겨 대롱대롱 걸려있는 솜사탕??

 

 기계를 사고 싶을 만큼 좋아하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Candy Apple?

Candy Apple!

 

Candy Apple 혹은 Caramel Apple 이라고 하는 디저트인데
통 사과에 Caramel이나 초콜렛을 입힌 것으로 미국인들이 참 즐겨 먹는답니다.
단 것을 워낙 좋아하는 제 입에는 끝내주게 맛있지만 사과 반 쪽 정도 먹으면 딱 좋은 것 같아요.
너무 달아서 하나 다 먹기에는 무리인데 미국에서는 아이들도 잘들 먹더라구요.
이 날은 전시해 놓은 것이 없어 사진을 못 찍었는데 대신 작년에 다른 곳에서 찍은 사진을 몇 장 올릴게요.

 

건강하게 사과 한 쪽(?) 사 먹고 난 뒤 입가심으로 (또?!!) 고른 것이

 

 

젤라또였는데 어머니는 그냥 마켓에서 파는 아이스크림보다도 별로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그냥 입에 뭔가 들어가는 것만으로 행복~  즐거워

 

이렇게 또 보람차게 하루를 배부르게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역시 출신은 숨길 수 없는지 시골 태생인 저는 이런 소박한 시골 장터가 도시의 번쩍번쩍한 쇼핑몰들보다 훨씬 재밌고 좋네요. ^-^
날씨는 우중충했지만 즐거운 하루였답니다.
여러분도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