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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아이스 버킷 챌린지 논란? 미국에서도 의견이 분분해요

by 이방인 씨 2014. 8. 25.

즘 온라인 상에 시시각각으로 유명인들의 Ice bucket challenge 영상이 올라오고 있죠? 이 챌린지는 아시다시피 '루게릭 병'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고 ALS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근위축성 측색 경화: 루게릭 병의 정식 명칭) 협회에 기부금을 내자는 좋은 취지로 시작한 일종의 사회 운동이죠. 발상지인 미국에서도 열풍은 식지 않고 있습니다.

 


(www.nbcnews.com)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만큼, 이 챌린지를 두고 이런 저런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네요. 한국에서도 최근 며칠 동안 유명인들의 SNS 발언 등이 이슈가 되었죠? 워낙 관심이 뜨거워서인지 미국에서도 말들이 많습니다. 좋은 취지의 운동이다 보니 '반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려'의 목소리는 분명 들려오네요.


첫번째 - Hashtag Activism의 심화 혹은 진화

여러분이 SNS 이용자라면 Hashtag가 무엇인지 아실 겁니다. 해쉬태그란 SNS의 글들을 특정 레이블로 구분하고 정리할 수 있게 해 주는 바로 이 # 심볼을 말합니다. SNS가 보편화 되면서 온라인 상에서 자주, 혹은 너~무 자주 볼 수 있는 표시죠.

Hashtag Activism이란 SNS를 통한 사회운동 및 캠페인을 이르는 말로, SNS를 통해 관련 영상이나 글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SNS의 발달과 함께 생겨난 새로운 풍조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말에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제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링크를 거는 것만으로
'나도 무언가 기여했다'는 자기만족을 느끼는 행위


라는 비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기 때문에 Hashtag Activist (SNS 사회운동가) 라는 말은
때에 따라, 사람에 따라 조롱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Ice bucket 챌린지 또한 그러한 평을 듣기도 했는데 미국의 CNN에서도 Ice bucket challenge: More than just "hashtag activism"? (아이스 버킷 챌린지, 과연 hashtag activism 그 이상인가?) 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제목만 봐도 hashtag activism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죠.

무척 다행인 것은, 기사를 읽어 보니 Ice bucket 챌린지는 분명 "그 이상"인 것 같습니다. 7월 29일부터 현재까지 약 30 밀리언 (한화 300억 이상)의 기부금이 ALS에 전달됐고, 협회는 60만명에 이르는 새로운 기증자들을 얻었으며, SNS에 올라온 관련 동영상은 2백만 개를 웃돈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hashtag activism이라고 평가절하할 수 없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SNS를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hashtag activism에도 참여할 수 없는 주제라 SNS 이용자들이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며 널리 알리는 행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혹자들은 '손가락만 움직인다'며 비판하기도 하지만 저란 녀석은 그것도 못하는 걸요.  

겉잡을 수 없는 온라인 시대를 맞아 사이버 세상에 치중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hashtag activism처럼 실체가 부실한 현상이 심화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online activism이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지나치게 흥미 본위로 흘러가는 것에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죠.


두번째 - 그 물이 어떤 물인데...!!

뉴스에 오르락내리는 건 유명인들의 챌린지 뿐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얼음물을 뒤집어 쓴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페이스북에 올라온 인증 동영상만 해도 2백만 개가 넘는다고 하니까요. 사용된 도구도 다양해서 작은 양동이부터 드럼통, 혹은 그보다 더 큰 장비(?)까지 동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진행된,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챌린지에 사용된 물을 다 합치면...


어마어마한 양의 물, 그것도 깨.끗.한. 물이
인간 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은 용도로 소비된 거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아프리카에서는 깨끗한 식수가 없어 아이들이 각종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greedygiver.com)

 

좋은 취지라고는 하나, 많은 양의 깨끗한 물을 버리는 행위에 찬성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을 수 밖에요. 일부러 버리는 것도 아니고 루게릭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돕기 위한 목적이니 이유 없는 '낭비'도 아닌데 뭘 그리 깐깐하게 구느냐 항변할 수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마실 물이 없어 고통받는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본다면 통탄할 일일 겁니다. 저도 이 비판에는 살며시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물을 뒤집어 쓰고 그대로 버리는 게 아니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챌린지를 하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아이고~ 세상에는 슬픈 일이 많아 좋은 일 하기도 힘드네요. 이걸 생각하면 저게 걸리고, 저걸 생각하면 또 다른 게 걸리니 말입니다. 이럴 때 HEAL THE WORLD를 불러줄 마이클이 없다니... 으흑흑

여러분 부디 육신과 영혼이 모두 평화로운 월요일 보내시길 빕니다.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