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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손님이 왕? 이걸 어쩌나? 왕은 안 받아주는 미국 식당들

by 이방인 씨 2012. 11. 6.

"손님은 왕" 이라는 말, 한국에서 많이 들어볼 수 있죠?
대부분의 상업 장소에 적용할 수 있는 불문율이지만, 특히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같은 손님끼리봐도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매너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종업원이나 식당주인들이 존경할만한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제가 직접 미국에 와서 식당 아르바이트를 해보았더니, 정말이지.... 어휴~ 기가 다 빠질 정도로 진상 밉상 화상 손님들이 어디에나 있더라구요.
참다참다 난생 처음으로 타인에게 신체적 위해를 가해 전치 2일의 타박상 정도는 입히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어요. ^^;; 

만약 제가 한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면 "손님은 왕" 이라는 구호 아래, 사장님의 눈치를 보며 "인생은 끝없는 고행이다" 를 되뇌이며 정신수양을 해야했겠죠?
그런데 미국은 사정이 조금, 아니 꽤 많이 다르답니다.
미국에는 이런 안내문을 붙여놓은 식당들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손님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라는 안내문입니다.

 

이건 괜한 경고나 협박이 아니라, 상점의 합법적인 권리랍니다.
인종, 나이, 국적, 성정체성 등으로 차별을 하거나 서비스를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종업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진상 손님을 거부하는 것은 법이 보호하는 식당의 권리입니다.
또한 이런 안내문을 모든 손님이 볼 수 있도록 점내에 걸어두는 것 역시 불법이 아닙니다. 
손님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거만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안내문을 걸지 않는 식당도 많은 반면, 당당하게 모두에게 잘 보이는 곳에 턱턱 붙여놓은 식당도 많습니다.
게다가 기본 문구에 응용까지 해서 더 확실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사장님들도 있죠.

 

 ㅋㅋㅋ Asshole (곱게 표현하자면 "얼간이") 들은 안 받는다는 문구죠?

 

 당신이 누구든간에, 아니 당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든간에, 혹은 당신 아버지가 누구든지간에!
상관없이 거부할 권리가 있다!

무슨 일만 생기면 "당신 내가 누군지 알아?" 혹은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알아?"
이렇게 웃기고 앉아있는 사람들은 미국에도 있기 마련이거든요. ㅋㅋㅋ

 

사실 어제가 일요일이었는지라, 제가 가족들과 나들이를 했었습니다.
점심시간에 식당에 갔었는데 이런 경고문이 붙어있지 뭡니까?

 

Whine at your own Risk
위험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다면 불평해라

그런데 총 들고 있는 거 보이시죠? ㅎㄷㄷㄷ
불평할려면 해도 좋은데, 뒷 감당은 알라서 하라고 손님들에게 경고문을 붙여놓은 것이었습니다.
이것도 진상 손님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안내문과 일맥상통한 셈이죠?

 

저와 가족들은 이 경고문을 보고 빵 터졌다가, 불평은 커녕 군소리 한마디 없이 식사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찍소리 않고 밥을 먹어서 목숨을 보전한 덕분에 오늘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릴 수 있네요. ^^

이런 안내문이 단지 경고용으로 쓰이는지 아니면 실제 미국 식당들이 비매너 손님을 거부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혹시 계신가요?
제 경험에 한해 말한다면 실제로 손님을 거부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제가 일하던 식당에서도 손님들이 줄을 서 있을 정도로 붐비던 날, 어느 손님이 음식이 왜 이리 늦게 나오냐고 진상을 부렸는데, 그냥 귀가처리되셨습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또 한번은 메뉴를 보면서 음식값이 비싸다고 끊임없이 투덜투덜거리면서 주문 하는데 10분 이상을 시비만 거는 손님이 있었는데, 싸고 맛있는 다른 식당으로 가시라고 퇴점처리되셨구요.
통괘한 일들이지만, 저처럼 아르바이트생들이 그럴 수는 없고 사장님이나 매니저쯤은 되야 할 수 있죠. ^^

장사하려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놓아야하고, 속이 남아나질 않는다는 하소연 많이들 들어보셨죠?
저희 부모님도 상업에 종사하시다보니 정말 별별 사람들 때문에 말도 못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데요.
이런 권리라도 있어야 숨통이 트일 것 같아요.

정말 손님이 왕이라면.... 전하~ 부디 체통을 지키시옵소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