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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인이 직접 밝힌 그들이 해외여행을 잘 안 하는 이유

by 이방인 씨 2012. 12. 18.

미국인들이 미국 밖 세계에 대해 잘 모르고, 해외여행도 즐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제가 여러번 언급했었죠?
어제 쓴 포스트에도 잠시 나왔지만 3억명이 넘는 미국인들 중 오직 30%만이 여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 30%도 2007년까지는 여권이 필요없었던 캐나다와 멕시코 출입국에 여권이 필요해지면서 증가한 수치라고 합니다.
그 동안의 글에는 제 나름대로 파악한 이유를 썼었지만 오늘은 네이티브 미쿡인들이 직접 설명한 "미국인들이 외국여행을 하지 않는 이유" 을 알아왔습니다!
그것도 공신력 넘치는 CNN 의 장문의 기사에서 읽었답니다.
이들이 "자발적" 우물 안 개구리인 이유를 한번 들어보세요.

 

첫번째 - 미국인들은 자신의 환경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껴요

아니, 이거야 어느 나라 사람에게나 똑같이 해당되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내 나라, 우리집이 가장 편안하죠.
하지만 여행이란 건 편안하려고 가는 것이 아니라는 우리식 생각과는 달리 미국인들은 불편한 것은 하기 싫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미국인이지만 전문 여행가로 활동하고 있는 Matthew Kepnes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네요.

 

도전하지 않는 것이 안락하죠. 그리고 그게 바로 American Life 죠.

 

이 대목에서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버스럽게 You can do it 을 외치는 전형적 미국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정작 실제 American Style은 도전이 아니라 안주하는 것이었나 싶기도 하구요. ^^;;
그가 덧붙인 마지막 한마디는 더 재밌습니다.

 

우리의 "표준" 을 벗어나는 곳에 가는 건 무서우니까요.

 

예전에 제가 미국인들은 예상외로 겁이 많다는 글을 쓴 게 생각나네요. ㅋㅋㅋ

2012/06/11 - [I'm a stranger/캘리 이야기] - 미국인들의 의외의 모습 - 미국인들은 겁쟁이!

 

두번째 - 미국안에 모든 것이 있어요

네... 이건 부럽다고 할 수 밖에 없겠죠.
Everything Everywhere 이라는 여행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Gary Arndt는 미국에는 산, 초원, 바다, 플로리다의 아름다운 해변, 콜로라도의 상쾌한 스키 슬로프, 애리조나 사막의 태양 등등 없는게 없다며 이렇게 말하네요.

 

God Bless America.  이 말 왜 안 나오나 했네요. ^^;;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몇 개 주만 넘어가도 자신의 고향과는 확연히 다른 문화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남부에 살던 사람이 뉴욕에 여행가면 문화충격을 받고, 오하이오 사람이 캘리포니아에 오면 말만 통하는 다른 세계에 왔다고 느끼는 나라가 미국이니까요.

또한 인종 전시장이라는 별명이 늘 따라다니는 미국이다 보니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도 다른 나라의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코리아 타운, 차이나 타운, 재팬 타운, Little Italy, American Irish Town 등등 직접 그 나라에 가는 것만은 못하지만 이국적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만큼은 된다는 거죠.

 

세번째 - 외국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무지

하지만 미국의 물리적 조건과 상관없는 미국인들의 인식 탓도 있습니다.
외국에 관심이 없는 미국인들의 태도를 Kepnes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리 미국 문화는 미국 밖 세계에 대한 지식을 중요하지 않게 여기죠.

 

예, 잘 알고 있습니다. ^^;;

 

잘 모르기 때문에 회의적일 수 밖에 없어요.

 

으음.... 알려고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논리로 나오다니...! 예상을 뛰어넘네요. ^^;;

그는 본인 역시 처음 여행을 떠났을 때 너무 긴장되고 두려웠다며 말을 이었습니다.
미국 미디어에서 소개하는 외국은 위험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지기 때문에 실제로 나가본 적이 없는 미국인들은 그런 이미지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하네요.
이건 마치 미국에 와 본 적 없는 외국인들은 헐리웃 영화 속 미국을 실제 미국으로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가 어디 어디로 여행을 간다고 말하면 주변 미국인들은 늘 걱정을 한다는군요.

 

거긴 더럽고, 제대로 된 병원도 없고... 그런데 갔다가 강도를 만나거나 강간 당하면 어쩌려고?


이것도 역시 외국인들이 미국에 놀러간다고 하면 이렇게 말하는 것과 비슷하군요.

 

미국? 거기 가서 총 맞거나 마약밀매상이나 갱단한테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ㅋㅋㅋㅋ 아이 놔~ 참... 오늘 여러번 웃습니다.   우하하
이래서 사람들은 어디나 비슷하다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네번째 - 휴식 없는 일 문화

이건 정말 의외죠?
아마 한국에서는 미국인들은 잘 놀러 다니고 업무 시간도 많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사실은 미국인들은 유럽에 대해서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답니다.
유럽인들이 적정 업무시간과 고상한 휴가를 즐긴다고 생각하는 반면, 본인들은 work work work 일에 묻혀 산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이 기사에 따르면 유럽 대륙의 직장인 평균 휴가는 6-8주지만 미국인들은 평균 16.6일이라고 합니다.
미국인들이 유럽인들을 부러워하는 이유를 알겠네요.

제가 본 바로도 미국인들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는 근면합니다.
물론 일 안하는 베짱이들은 어느 곳에나 있기 마련이지만, 평범한 소시민 미국인들은 성실하고 부지런히 일 한답니다.
저도 선입견을 깨버리는 이들의 현실에 상당히 놀랐습니다만, Forbes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은 OECD 국가 중 일 많이 하는 나라 9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물론 같은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바로 한국이지요.
(Forbes의 이 조사에 대해서는 내일 포스트 하겠습니다.)

어쨌든 한국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미국인들도 나름대로 쉴 틈 없이 일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간의 휴가를 써야하는 해외여행을 떠날 결심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휴가를 내는 것도 문제지만 해외여행에 투자해야하는 돈과 시간도 부담스러워 한다는군요.
Kepnes 는 이렇게 정리하고 있네요.

 

미국인들은 leisure 타임보다는 돈을 선택하는 것이죠.


역시 미국인들은 실리적, 현실적 이라는 형용사를 빼고는 묘사하기 힘들어요. ^^;;


이상의 네 가지 이유가 CNN이 인터뷰한 미국 여행 전문가들이 말한 "미국인들이 외국여행을 잘 하지 않는 이유" 였답니다.
그들의 의견으로는 해외여행을 즐기지 않는 것 또한 미국의 문화이며, 이것이 가까운 미래에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하네요.

여행을 좋아하는 한국인들과는 사뭇 다르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