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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야기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계 여성은?!

by 이방인 씨 2011. 10. 29.

에 한번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은 누굴까 하는 호기심에 포스팅한 글이 있었습니다. (논란이 분분하여 피곤해지는 바람에 삭제해 버렸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다른 사람이 더 유명하다'며 폭풍 항의를 하셨는데 그 중 김정일이고 뭐고 "내가 제일 유명하다"는 자신감의 소유자도 계셨었죠.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남성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것 같지만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한국계 여성에 관해서라면 꽤 자신이 있습니다.

두말할 것 없이 이 여성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누군지 아시겠나요?
본국에 계신 분들에겐 생소한 얼굴일 수도 있는데요.
이 여성은 재미교포 2세 코미디언인 Margaret Cho 마가렛 조 입니다. 1968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인 이민 1세대였던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목란' 이라고 하는 예쁜 한국이름을 받았지만, 영어로 '멍청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 moron 과 발음이 비슷해 어린시절 놀림을 받았다는군요. 저런... ^^;;

이 분이 얼마나 유명한지 확인해 보시려면 영문 google 사이트에 가셔서 Margaret 을 쳐보시면 됩니다.
마가렛까지만 치면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수상 다음으로 자동완성 되는 문장이 Margaret Cho랍니다. 마가렛 조가 뭘 하는 사람인고 하니....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랍니다. 위 사진은 <Beautiful>이라는 그녀의 코메디 공연 포스터인데 붉은 글씨로 써 있는 문구를 보니,


One of the funniest comedians in America - The New York Times-
미국에서 가장 웃긴 코미디언 중 한 사람 - 뉴욕 타임즈-

The woman is fearless - The Boston Globe-
두려움을 모르는 여인 - 보스턴 글로브-

이렇게 미국 유력 신문에서 호평을 받았군요.


1992년에 처음 공연을 시작한 그녀는 2년 뒤인 1994년 American Comedy Award 라고 하는 미국 희극인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성 코미디언상을 수상합니다.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그녀를 캐스팅해서 미국 TV 역사상 최초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아시안 (그것도 한국인) 가족을 주인공으로 하는 시트콤이 탄생하게 됩니다.


<All American Girl>이라는 작품인데 한복을 입고 있는 배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죠? 실제 삶처럼 한인 교포 2세 역을 맡은 마가렛 조를 제외하곤 안타깝게도 다른 가족 구성원은 모두 중국 혹은 일본계 배우들이었습니다. 당시 마가렛 조의 연인이었던 쿠엔틴 타란티노 (네, 펄프픽션으로 유명한 타란티노 말입니다.) 감독이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었죠.


이 시트콤은 매회 한국과 미국의 다른 문화속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리는 작품이었는데, 연출자는 중국계 미국인이고 제작자는 미국인이다보니 시작부터 순조롭게 흐르지 못했답니다. '한국인은 이렇다' 하는 정확한 인식 대신 '한국인은 이렇다더라' 라는 선입견만 있었던 그들이 갈팡질팡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결국 이 전무후무했던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는 단 한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마가렛 조는 소위 말하는
원탑 주연작이 참패를 맛본 덕에 극심한 슬럼프를 겪게 됩니다.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으로 고생하며 마약에 빠지는 등, 한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내며 간간히 TV와 영화에 출연하던 그녀는 1999년 스스로 각본을 쓴 <I am the one that I want>이라는 단독공연으로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그 후로 평단의 호평속에 여러차례 코메디 콘서트를 열었고 공연은 모두 DVD로도 출시되었습니다. 영어로 "Comic"이라고 부르는 스탠드업 전문 코미디언이 많은 미국에서도 여성 코미디언이 단독으로 콘서트를 열 수 있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습니다.

어린시절 이민 2세대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려 자라왔고, 연예계에 들어와서는 스타덤과 슬럼프등 여러가지 일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그녀는 온 몸을 뒤덥다시피한 화려한 문신과 평단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과감한 개성으로
마가렛 조만의 스타일 구축했습니다.

 


사실 한국식으로 생각하면 기행에 가까울 정도로 강렬한 개성을 지닌 탓에 미국내 한인교포사회와는 다소 소원한 사이지만 미국 아시안 협회에서는 자랑스런 아시안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제껏 본 바로는 미국의 아시안계 여성 코미디언 중에 이 분만큼 성공한 분이 없는데, 그만큼 출중한 재능이 있다는 뜻이겠죠. 앞으로의 활동도 응원하겠습니다.

여러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