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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에서 PSY의 이중언어 사용이 정말 반가워요

by 이방인 씨 2012. 11. 26.

Youtube 사상 가장 많은 조회수를 경신했다고 하는 PSY 의 강남스타일, 정말 대단하죠?
비록 빌보드 순위는 하락했다지만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이 좋아하고 있답니다.
심지어 한 2주전이던가... 우연히 만난 미국인이 저더러 혹시 한국인이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묻네요.

 

그럼 너도 강남스타일이니?

아하하하.. 난 강남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강원스타일이야.

 

이러고 웃는데 그 다음 질문에서 살짝 당황했습니다.

 

한국인들은 다 그러니?

"그러니" 라니? 그렇다는게 뭔데?

다 그렇게 특이하냐구... (weird)

아하...하..하하하 ^^;; PSY라는 아티스트는 원래 아주 개성적인 스타일로 유명해.
게다가 그 뮤직비디오는 일부러 그렇게 웃기게 찍은거고.

아, 그렇구나. 어쨌든 나 그 비디오 정말 좋아. 볼 때마다 웃음이 빵빵 터지거든~

 


얼마전 American Music Awards 에서도 MC 해머와 함께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환호를 받았었죠?
많은 미국인들이 시상식을 통틀어 가장 즐거운 퍼포먼스였다고 하더군요.
저도 무대를 봤는데 PSY씨는 그렇게 큰 무대에서도 긴장한 기색 하나 없이 춤을 멋~지게 추시더라구요.

이 시상식이 끝나고 나서 다시 한번 미국 인터넷에는 싸이에 관한 기사들이 쏟아져나왔고 댓글들도 많았죠.
저도 평소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던 댓글란도 유심히 보게 되더라구요.
대부분 "싸이 정말 좋아~!" 라는 내용이었지만 역시 전 세계 어디나 누군가의 성공을 질시하는 못난이들은 있는가 봅니다.
한 미국인이 싸이가 어느 무대에서 한국말로 소감을 밝힌 것에 대해 이렇게 써놓았지 뭡니까.

 

저 나이든 남자는 영어도 못하네. XX

 

굳이 같은 한국인인 싸이에 대한 악플이기 때문에 화나는 것이 아니라 영어 못하는 게 무슨 잘못이라도 되는 것마냥 지껄이는 이 미국인의 한심함이 견딜 수 없죠??
물론 이런 덜 떨어진 악플러는 못난이라고 치부하고 무시할 수도 있지만 악플을 응징하는 사람들도 늘 등장하기 마련이죠.

 

 너 귀먹었냐? 인터뷰에서 영어했거든?

 

야 이 XX야, 너 완전 멍청하다.
싸이 영어할 줄 알고, VMA 에서 영어 했거든.

 



분명히 밝히자면, 싸이는 일부러 한국말을 한 거야.
그는 원래 버클리 음대 출신이고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어.
싸이가 한국말을 한 이유는 간단해.
한국 아티스트들이 미국에서 공연할 때마다 프로듀서들은 늘 영어를 사용하라고 강요한단 말이지.
싸이는 그저 모국어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야.
제발 무지하게 굴지마.
세상에는 수 많은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와 언어가 있고, 우리는 그들을 존중해야해.

 

싸이는 영어 할 줄 알아요.
그냥 재미있게 하려고 그런 거예요.
보스턴에서 대학나왔다구요.
유투브 찾아보면 완벽한 영어하는거 볼 수 있어요.

 

The Wanted 랑 PSY랑 함께 공연하는걸 봤는데, 라이브는 아니었지만 정말 대단했어요.
처음에 한국말하는 것도 대단했구요.
강남스타일은 처음부터 미국 대중들을 겨냥한 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이런 성공이 더 흥미롭네요.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들이 꼭 미국 대중에게 맞춰야된다고 누가 그래요??
여기 이미 그런 쓰잘데기 없는 것 충분히 많다구!

 

강남스타일은 날 춤추게 하니까 어떤 언어로 불러도 상관없다구.
그리고 난 비영어권 사람이 미국 시장에서 잘 나가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해.
특히 이렇게 많은 다른 문화가 존재하는데도 말이야.
난 싸이에게 축하를 보내.
제발 LA에서 공연해줘~!

 

12살이 넘은 틴에이지 비동양계 K-POP 팬으로서
나는 정말 미국인들이 그들이 놓치고 있던 것을 경험하게 되기를 바래왔어요.
미국의 K-POP 커뮤니티는 미국 대중이 싸이를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것에 열광하고 있고,
더 많은 미국인이 K-POP을 들어보기를 바래요.
언어의 장벽이 있어도 K-POP음악은 재미있고, 유혹적이고, 귀에 확 들어오고, 깔끔하거든요.
말버릇이 고약하거나 그저 섹시한 걸로만 일관하는 가수들에 지쳤다면, K-POP을 들어보세요.
오늘 정말 (싸이의 공연을 보고) 내가 K-POP팬인 것이 자랑스러웠어요.
게다가 싸이가 Kevin Hart 에게 한국말할 때 얼마나 키득거리면서 웃었는지 몰라요.
정말 좋았다구요! 잘했어요. PSY. 화이팅

 

처음에 저 악플을 발견하고는 한국인으로서도 그렇고, 비영어권 출신으로서도 불쾌했었는데 밑으로 쭉 읽어가다보니까 역시 지각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걸 보고는 참 다행이라 여겼습니다.
우리가 싫어하는 무지한 미국인도 물론 있겠지만, 다른 문화를 존중할 줄 아는 미국인들이 더 많을 거라는 믿음을 가져봅니다.
게다가 마지막 어린 소녀는 엄청난 K-POP 전도사군요.

저는 요즘처럼 문화의 영향력을 실감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많은 미국인들이 PSY의 노래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로 인해 파생되는 효과들이 엄청나더라구요.
제가 블로그 초창기에 쓴 적이 있지만 미국인들은 저를 보면 이렇게 묻곤 했답니다.

 

Are you Chinese?  너 중국인이니?

 

저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동양인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요즘은 정.말.로!!! 다섯명 중 적어도 세 명은 저한테 바로 한국인이냐고 묻더라구요.
그리고 한국인이 맞다고 하면 꼭 나오는 게 강남스타일이예요. ㅋㅋㅋ
아마 강남스타일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서 일부러 한국인이냐고 묻는 것 같기도 해요. ^--^
이래서 더더욱 PSY의 이중언어 사용이 반갑더라구요.
비단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다른 나라 출신들에게도 PSY의 성공은 커다란 자극이자 희망이 되리라 믿습니다.
또한 댓글에서 볼 수 있듯이 다른 문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을 바꾸는데도 일조하는 것 같아서 더 기쁘네요.
PSY씨를 비롯한 다른 한국 아티스트들의 선전을 기대하며 응원해마지 않습니다. ^^

본국의 여러분들은 저보다 더 뿌듯하시죠??
활기찬 월요일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