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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 중계진의 과한 자랑 때문에 올림픽 재미가 반감돼요.

by 이방인 씨 2012. 8. 3.

전세계가 올림픽에 울고 웃는 요즘, 저도 매일 빼놓지 않고 중계를 보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 경기가 너무 보고 싶지만, 선택의 여지없지 미국 NBC 방송의 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는데요.
뭐 중간에 선전 많이 들어가는 거나 미국 경기만 보여주는 거나 다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회 6일차가 되니까 조금 참기 불편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미국 중계진의 끝 없는 자랑질이죠.

물론 국기를 내걸고 하는 경기니 만큼 어느 나라 중계진이든 자부심을 가지고 방송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죠.
지구인이라면 모두 팔은 안으로만 굽는 신체구조를 가졌으니 자국 선수를 칭찬하는 것도 물론 가볍게 이해합니다.
근데 미국은 정말.....최강 호들갑이예요. ㅋㅋㅋ
워낙 스포츠 강국이기도 한데다가, 미국인들 특유의 에베레스트까지 내려다보는 자신감 발사 성향이 겹치니까 때로는 과하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뭐 원래가 오버스러운 사람들이니 그러려니 하고 웃지만요. ㅋㅋㅋㅋ
물론 다른 나라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보고도 당장 숨이 넘어갈 것 같이 흥분하는 때도 있어서 듣고 있다가 빵 터지기도 합니다. ^^

제가 지금까지 본 경기는 수영, 체조, 수구, 비치 발리볼, 조정, 배구 등인데요.
아이고~ 툴툴 대면서 많이도 봤네요. ㅋㅋㅋ
모두 미국이 강한 종목이라 그랬는지 중계진의 [자기자랑 + 남의 험담] 콤보에 귀가 아플 지경이예요.
특히 여자배구는 첫 경기로 한국을 상대했기 때문에 저도 눈에 불을 켜고 봤는데요.
미국이 세계 랭킹 1위다보니 어쩔 수 없이 실력차가 있는 경기였죠.
아무래도 한국이 진 경기라 보면서 안타까웠답니다.
한국은 김연경만 막으면 된다, 한국은 리시브 에러도 많으면서 서브 에이스도 없으니 올림픽 레벨의 경기에서는 이길 수가 없다 등등....물론 해설자로서 실력을 평가하는 것이 일이긴 하지만 듣고 있자니 속은 쓰리더라구요. ^^;;

그런데 한국 국가대표팀 그 뒤로 세르비아도 이기고 브라질도 완파했죠!!
이래가지고는 올림픽 경기에서 못 이긴다고 했던 해설자, 보고 있습니까?
그 날 몸이 조금 덜 풀렸던 것 뿐이예요!

다음으로 미국이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딴 기계체조는, 배구 중계진보다 더하더군요.
미국 체조 해설자에 따르면 5명의 미국 선수들 중 3명 정도, 그러니까 절반 이상은 인간이 아니예요. ㅋㅋㅋ
이건 뭐 지구 최강의 레벨에서 우주로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제가 들으면서 제일 웃었던 건, 한 선수를 칭찬하며 내뱉은 이 한 마디예요.

어떻게 저런 능력이 있냐구요? 선수 본인조차도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는건지 모를겁니다!!!

대체 뭐라는건지...? 정작 선수는 나중에 말하는 것을 들으니,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고, 팀과 함께 좋은 추억을 남기려고 노력했더니 결과가 좋았어요.

선수 본인은 이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수 없더만요.
칭찬을 해도 정도껏 해야지 무한대의 능력을 스스로 실감조차 못하는 슈퍼맨을 만들어놔요. ㅋㅋㅋ
한국 중계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 한국보다 훨씬 더합니다, 더해요.
솔직히 자국 선수를 어떻게 펌프질 하느냐는 불평의 대상이 될 수 없긴 하지만, 미국 중계진은 자국 선수가 가장 뛰어나다고 예상되는 종목에서는 남의 나라 선수 얕보는 것도 참 잘하지 뭡니까.
남자체조에서도 세계선수권 우승자라는 일본 선수가 나오니까 이 선수는 세계 챔피언 자리를 몇년째 고수하고 있지만 예선에서 죽을 쒔다면서 실수하는 장면만 계속 보여주면서 떠들더니 "과연 이번 올림픽에서 챔피언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하더군요.
결과는....?? 그 일본 선수 개인 종합에서 금메달 따고, 2등이나 3등이 아니라 오직 금메달만을 위해 훈련했다고 설레발 친 미국 선수는 동메달 땄습니다.
흐음...그 때 왜인지 모르게 제 입가에 슬며시 고소미가.... >.<

수영도 마찬가지로 박태환 선수가 훌륭히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자유형 200M에서 중국의 순양, 프랑스의 아넬, 그리고 미국의 락티의 삼파전이 되겠지만 락티가 금메달을 딸 수 있다며 호들갑을 떨었죠.
저도 라이언 락티를 좋아하는데, 펠프스가 의외로 부진한 가운데 미국 언론의 락티 띄우기가 너무 심해서 보기 불편할 정도예요.
그런데 결과는...?? 락티는 4위를 차지해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기대이하의 성적이 나온 선수들에게는 위로를 전하고 싶지만 중계진이 너무~ 요란을 떠니까 오히려 반감이 생기더라구요.
그런식으로 자국민을 들뜨게 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미국인들도 락티나 펠프스가 메달 못 따면 어찌나 실망들을 하는지요.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끝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제 글은 미국 중계진을 비난하려는 뜻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부탁 드립니다.
미국 중계진의 자신만만 스타일이 이 정도라는 이야기랍니다. ^^
대한민국은 10-10 목표를 위해 순항중이라는데, 여러분도 무더운 날씨지만 올림픽 즐기시며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