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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 꼬마가 부러운 한국 어른, 동양 꼬마가 부러운 미국 어른

by 이방인 씨 2013. 2. 23.

한국은 오늘이 즐거운 토요일이죠?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실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 하나 해드릴게요.
미국 아이를 무척 부러워한 한국 아저씨와 이름 모를 동양 아이를 부러워한 미국 아저씨의 일화랍니다.

 

첫번째 - 꼬마야, 너 참 혀 잘 굴리는구나!

사십대 후반이 되어서야 미국에 이민 온 한국 남성분이 계십니다.
전공도 영어와는 거리가 멀었는데다가, 그 시절 한국에서 받았던 영어 교육만 가지고는 언어의 장벽을 넘기가 어려워 늘 고민이었죠.
생계형 영어에 치중해야겠다 마음 먹었어도 유창하게 영어로 대화하고 싶다는 열망은 쉽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저도 머리속에서는 브래드 피트랑 살아요.  ㅎㅎㅎ

 

그런데 이 아저씨가 하루는 우연히 미국 꼬맹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6살 남짓한 아이였는데... 럴수 럴수 이럴 수가!!

헉 영어를 너무 잘 하잖아~~!!


응??
미국 아이가 영어를 잘한다고 놀라는 건 어떤 멘탈로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아저씨는 그 미국 꼬맹이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넌 태어난지 6년 밖에 안된 아이가 어쩜 그렇게 영어를 잘하는 것이뇨.

 

하며 말도 안되게 미국 꼬맹이에 경외심을 가졌던 사람은?


우리 아빠........................................... 지못미란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생겨난 거겠지?

 

두번째 - 꼬마야, 너 참 잘 집어먹는구나!

백인들이 주로 사는 동부에서 은퇴하고 별천지 캘리포니아로 이사오신 어느 미국인 아저씨.
이렇게 많은 타인종 이민자들을 본 것도 처음이요, 이렇게 다양한 민족의 음식들을 구경하신 것도 처음이라!
중식에도 맛을 들이고, 베트남 쌀국수를 특히 사랑하게 되었는데 먹을 때마다 시련을 안겨주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이 물건이었죠.

 

아~ 하늘은 내게 아시안 음식을 내려주셨지만 젓가락도 함께 보내셨구나... 그랬구나
 

동양인인 우리들도 어릴 때부터 젓가락질 습관을 제대로 들여야 쉽게 할 수 있는데 이미 나이가 드실대로 드신 미국 아저씨가 젓가락질에 금새 능숙해질 리가 없었죠.
매일이라도 연습하면 모르겠는데 아무리 아시안 음식을 좋아해도 일주일에 한 두끼 먹는 걸로는 젓가락질이 쉽사리 늘지 않으니까요.

그냥 포크로 먹어도 되지만, 젓가락으로 먹는 것이 더 아시안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어설프더라도 젓가락 사용을 선호하는 미국인들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또 워낙 이민자들이 많은 캘리포니아다 보니까 아시안 식당에 와서도 죽자고 포크만 고집하는 미국인들은 좋은 소리 못 듣거든요. ^^;;

그러던 어느 날 아저씨는 쌀국수 식당에서 미취학 아동으로 보이는 아시안 꼬맹이가 긴~ 젓가락으로 국수를 폭풍흡입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헐  꼬마가 저렇게 짧은 손가락으로 저토록 젓가락질을 잘 하다니...!!


라고 좌절과 감탄의 구렁텅이에 빠졌던 사실을 농담섞어 제게 고백한 건, 알바하던 식당 손님 아저씨였죠.
그리고 이 아저씨같은 서양인들을 위해 이런 굴욕적인(?) 젓가락도 나왔답니다.

 

이건 젓가락인 것도 아니고, 젓가락이 아닌 것도 아니야...

자, 이렇게 해서 결국 영어회화와 젓가락질은 동급이라는 결론에 동의해 주실 분??  ㅋㅋㅋ


일주일에 단 하루뿐인! 토요일이잖아요.
웃으면서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