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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막장 파티로 전락해버린 미국 고교졸업파티 프롬 (Prom)

by 이방인 씨 2012. 6. 6.

미국 고등학생들이 학창시절에 가장 고대하고 기대하는 것은 바로 졸업파티인 프롬 (Prom) 입니다.
프롬은 '무도회의 행진' 이라는 뜻의 단어 Promenade 의 준말로 근사한 옷을 차려입고 참석하는 고등학생들의 무도회인 셈이죠.

바로 이렇게 남학생들은 턱시도를, 여학생들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쌍쌍이 참가하게 됩니다.
특히 여학생들은 심하게는 몇 개월전부터 드레스 준비에 들어간다고 할 정도로 기대감이 큰 파티죠.
정식 무도회 의상을 갖춰 입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본래 프롬은 싸구려 댄스파티가 아니라 학교와 학부모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고교졸업과 성년이 되는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치뤄지던 행사였습니다.
파티는 학교 강당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고, 커다란 댄스홀을 빌려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롬 당일 저녁, 남학생은 파트너인 여학생집에 직접 꽃다발을 들고 찾아가 여학생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학교에서 주최한 파티에 참석합니다.
그리고 프롬이 끝나고 나면, 다시 파트너를 집에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것 역시 필수죠.

미국에서는 벌써 역사가 100년 가까이 되어가는 프롬은 본래 상당히 로맨틱한 파티였습니다.
프롬 날짜가 결정되면 수줍은 남녀 학생들의 파트너 찾기 대작전이 시작되고, 두근두근하며 꽃다발 사들고 여학생 집에 찾아가고, 파티에서 프롬퀸으로 선발된 여학생은 감격에 겨워 펑펑 울고 말이죠. ^^
하지만 시대가 많이 변해 요즘은 이 프롬 파티가 미국 사회의 고민거리가 되고 말았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판단력이 흐린 어린 학생들이 무절제한 막장 파티를 즐긴다는 것이죠.
요즘은 학교측에서 주최한 댄스파티가 끝나고 나면 다시 친한 아이들끼리 모여서 부모들이 비워준 집이나 심지어 호텔방을 잡아 난잡한 파티를 벌인다고 합니다.
미성년자임에도 스스럼없이 술을 마시고, 파트너끼리 성관계는 물론이고 마약에까지 손을 댄다고 하네요.
이 때문에 학교와 학부모들은 프롬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콘돔을 나눠준다고 하니 이것 참 현실적이라고 해야할지, 어른들이 아이들을 더 부추긴다고 해야할지 말입니다......

이런 세태속에 생겨난 신조어가 하나 있는데 바로 Prom Baby 입니다.
프롬날에 임신된 아이란 뜻이죠. -.-;;
원래는 정신 나간 파티에서 저지른 대실수로 생겨난 말이지만, 요즘은 대학에 가기 싫어하는 여학생들에게 악용되고 있답니다.
대학에 가기도 싫고, 일도 하기 싫고, 미성년자 미혼모가 되면 정부의 지원금이 나오기 때문에 그걸로 생활을 하거나 혹은 아이의 아빠에게 의존하여 살고 싶어하는 철 없는 여학생들이 일부러 임신을 하려고 한다는 거죠.
아이구 두야....남의 나라 아이들이지만 얘기만 들어도 한숨 나오지 않나요??
전 아직 결혼도 안했지만, 저런 자식들을 둔 부모는 도대체 얼마나 속을 끓이며 살까요....ㅠ.ㅠ

뿐만 아니라 요즘 불고 있는 연상연하 커플 바람 때문인지, 고교 졸업반 여학생들이 이제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배 남학생들을 파트너로 골라 하루만 놀고 마는 일도 많다고 하네요.
이런 여학생들은 Young Cougar 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Cougar (쿠거) 는 원래 미국에 서식하는 표범같은 고양이과 동물의 일종인데, 미국에서는 "어린 남자를 노리는 나이 많은 여성" 을 뜻하는 속어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갓 중학교를 졸업한 다루기 쉬운 남학생을 노리는 여고생들을 Young Cougar (어린 쿠거) 라고 부르는 것이죠.
고등학생들이 하룻밤 연하남 파트너를 원한다니....역시 미국은 뭐가 달라도 다르죠?  ^^;;

사실 많은 한국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새벽부터 밤까지 죽어라 공부만 해야되는 한국의 현실을 보며, 외국 아이들이 부럽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요.
한국처럼 지나치게 학업에만 치중하는 것도 문제지만, 미국처럼 너무 풀어주는 것도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답니다.
역시 뭐든지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진리인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제가 미국 이야기를 쓸 때마다 늘 덧붙이는 말이지만, 모든 것은 사람 나름이라는 말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시길 부탁 드리겠습니다. 모든 미국 학생들이 이렇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는 이러한 문제도 있다는 것을 썼을 뿐이랍니다.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니까 신문에 보도되었겠죠? 미국 고등학생들이 전부 이렇다고 오해 마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