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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드디어 뉴욕에도 서광은 비추니 브룩클린 베이글이 천상의 맛!

by 이방인 씨 2013. 5. 22.

여러분 똑똑들어갑니다~
드디어 뉴욕 기행문 마지막 편이네요.
고작 3박 4일인데 무슨 글을 이리 많이 올리냐고 지루해하신 분들도 계실지 모르지만 오늘로 끝입니다!
이 날 4시 35분 비행기로 캘리포니아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반나절의 시간 뿐이라 부지런히 다녔네요.


5월 13일 월요일 -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


얼마 남지 않은 뉴욕에서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처음으로 새벽 6시에 벌떡 일어났답니다.
매번 아침은 생략했는데 오늘은 6시에 일어난 사람에게 딱 어울리는 메뉴인 베이글을 먹으러 갔습니다.
당연~히 추천 맛집이죠!
Brooklyn Bagel & Coffee company라는 뉴욕의 프렌차이즈 베이글 가게인데 그렇게 맛있다네요.

 

밝아오는 아침과 함께 네가 왔구나! 베이글아~

 

Handrolled Waterboiled
이 곳은 구워서 익힌 Baked가 아니라 끓는 물에 넣어 익힌 Water boiled Bagel 가게더라구요.

 

 아침부터 줄 서 있는 사람들도 많고 이미 앉아서 먹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특히 이 가게의 크림 치즈가 죽을 만큼 맛있다네요. (to die for.)
종류부터 엄청나죠?
크림 치즈라면 풍미를 더한 것이라 해도 비교적 가벼운 맛만 먹어 봤는데
여기는 해산물이나 고기를 넣은 본격적 크림 치즈가 많더라구요.
왼쪽 제일 위에 연어가 통째로 있는 것 보이세요?

 

 맛있어 보이는 게 많아서 고민했지만 너무 이른 아침이라 가벼운 Garlic and Herb 로 결정!

 

 일단 베이글이 엄청 커서 놀랐습니다.
전 날 저녁에 사 먹은 치즈 버거보다 훨씬 크더라구요.
손에 잡으면 묵직하고 두툼해서 좋아요. >.<

 

 베이글은 먹을 때마다 입 안의 수분을 죄다 앗아가는 빵이잖아요?
음료수도 필수도 챙기고 자리에 앉아 먹기 시작했습니다.

 

 크림 치즈를 발라준 것이 아니라 치즈 언덕을 만들어 주었더라구요.

 

 크림 치즈 속에 송.송. 박혀 있는 Garlic과 Herb. 캬아~

자, 두근두근 한 입 먹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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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네, 왔어!

뉴욕 왔어!!

에헤라디야~      신나2자진방아를 돌려라~

이것이 참된 뉴욕이로다!
마침내 뉴욕에도 서광은 비추나니 천국이 있다면 여길까??  대박

 

정신 없이 한~참을 먹었네요.
베이글이 찰지고 고소한 것은 물론이고 크림 치즈가 정말 말 그대로 to die for 이더라구요.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면서 씹을수록 맛있어요.
치즈에 들어있는 마늘과 허브의 맛도 향도 최고!!

베이글이 굉장히 큰 데다가 원래 식사를 안 하는 이른 시간이라
반쪽은 소중하게 싸서 가방 안에 넣고 길을 떠났습니다.

 

그리하여 7시를 갓 넘겼을 때 지하철 역 출구로 나오자마자 그림 같은 풍경과 만났습니다.

 

 출구로 나오자마자 Central Park 남쪽에 있는 연못이 바로 보이더라구요.

 

 아침 햇살에 연못도 나무도 반짝반짝 빛납니다.

 

지하철 출구조차 운치있네요.

 

뉴욕의 폐 (lung) 라고 불리는 센트럴 파크는 그 면적이 무려 1,031,525평이나 되기 때문에 걸어서 다 돌아보는 건 무리죠.

 

 공원 입구에는 마차들이 줄을 지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드디어 한 마차가 손님들을 태웠네요.

 

마차 말고도 이런 인력 자전거꾼들도 열심히 호객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자전거를 빌려 타고 직접 달릴 수도 있구요.
하지만 저는 1시간 정도만 공원을 거닐 계획이었기 때문에 튼튼한 두 다리로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한 걸을 내딛을 때마다 펼쳐지는 센트럴 파크의 아침 풍경들을 감상해 보세요.

 

 

 가도 가도 끝 없이 푸르릅니다.
뉴요커들 정말 공원 올 맛 나겠죠?
개를 좋아하는 미국인들답게 아침부터 개님들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공원 구석구석 아름다운 건축 구조물도 많아서 볼거리가 많더라구요.

 

 석조 난간과 다리 아래에 뭔가 비밀스런 통로가 있는 것 같아 자세히 봤더니

 

 확실히 비밀스런 공간이어야 할 화장실이네요. ㅋㅋ

 

 유럽풍의 고풍스런 외양과 달리 일어서면 고개가 다 보이는 빈티지한 내부의 모습입니다.

 

 화장실 만큼이나 비밀스러워 보이는 아치도 있구요.

 

 아치를 통해 나와 걷다 보면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의 동상이 있습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센트럴 파크에서 가장 유명한 동상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가 있네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 동상이 조금 무서워요. ^^;;

 

그 중 제일 무서운 건 모자장수!
아이들이 보고 놀랄 것 같아요...

 

대략 1시간 반 정도 유유자적 산책을 하고 났더니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더라구요.
뉴욕에 온 후로 공기가 안 좋아서 괴로웠는데 센트럴 파크에서 아침을 보내니 과연 '뉴욕의 폐' 라는 별명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공원에서 아침 10시가 되기만을 기다리다가 드디어 문이 열린 센트럴 파크 동물원에 입장했습니다.
규모는 작은 동물원이지만 이 안에 꼭 보고 싶은 동물이 있어서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Tropical Birds 네요.

 

새들이 살고 있는 곳에 들어가면 장애물 없이 새들과 한 공간에 있게 되는데 머리 위로 날아다니기도 하고
옆에서 울어대기도 하고 생생하게 느껴져서 좋지만

냄새가 냄새가... 안돼

 

이 녀석 보고 빵 터졌습니다.
눈 주위의 무늬 때문인지 어딘지 어벙벙한 인상이잖아요?
나뭇잎 쪼다가 나무 기둥에 머리를 박는데 정말 웃겨 죽는 줄 알았네요.

 

 제가 정말 신기하게 봤던 건 이 아이들인데요.
전부 독개구리라네요!
정말 예쁜 색 때문에 한 눈에 독이 있으리라는 짐작을 할 수 있죠?

 

 저는 평소에 양서류와 파충류를 정말 싫어하는데 여기 있는 아이들은 하나 같이 색이 예쁘더라구요.

 

 

더운 지방 동물들을 구경하고 나면 극지방에서 온 친구들도 있습니다.

 

 때마침 사육사들이 식사를 가지고 와서 정신 못 차리는 펭귄떼들도 있구요.

 

 인생 다 산 듯 심드렁한 북극곰님도 계셨습니다.

 

 이 귀여운 꼬리를 뽐내고 있는 생명체 과연 뭘까요?
족제비나 너구리과인 것 같은데요...

 

 의외로 이름은 Red Panda 였습니다.
정말 깜찍하죠?

 

 사람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가 갑자기 뭐에 심술이 났는지

 

 한번 질러 봅니다!
효과는 전혀 없어서 사람들은 오히려 귀엽다고 난리...

 

레드 팬다 옆에는 알을 낳아서 돌보고 있던 왜가리도 있었어요.

 

동물친구들이 많이 있지만 제가 이 동물원에 온 이유는 하나, 바로 이 아이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티벳의 동물 설표 (Snow Leopard) 입니다.
티벳의 험난한 바위산에 살고 있어서 예로부터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았다는 신비의 동물이죠.
고양이과 동물 중 가장 아름답다는 명성이 자자합니다.

 

실제로 본 설표는 왠지 졸려 보이더라구요. ^^;;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귀퉁이에 앉아서 혀로 앞발을 계속 핥고 있었어요.

 


움직이거나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에 조금 아쉬웠지만 그나마 저는 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아예 수풀이나 바위 뒤로 숨어 버려서 모습을 전혀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관람객들도 있다니까요.

 

사진으로만 사랑하던 설표를 실제로 봤다는 것에 200% 만족하고 동물원을 나와 Neue Galerie 로 갔습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화가들의 작품을 소장한 아담한 갤러리인데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나 현대 미술관은 전시물이 많은 대신 시장통 같은 인파에 시달려야 하지만
이 곳은 조용하고 한적하게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더라구요.

 

아름다운 철제문으로 들어서면 나선형 계단을 따라 갤러리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grandlifehotels.com)

갤러리 내부도 정말 아름답죠?

 

아쉽게도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지만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들려봐야 할 정도로 그의 작품과 스케치를 많이 소장하고 있더라구요.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역시 클림트의 '아델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입니다.
그림으로 봐도 온통 황금빛이지만 실제로 보면 더 휘황찬란하더군요.
클림트가 그린 여인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이 분, 여자 엄청 좋아하셨던 분 같죠? ㅋㅋㅋ
관능과 신비로움까지 모두 갖춘 여인의 초상화를 보고 저는 한가지 생각만 들었습니다.

부러워서 졌다. 흥4

 

갤러리에서 나왔더니 얼추 공항으로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하지만 뉴욕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마지막으로 해야할 일이 남아 있었죠.

 

Willam Greenberg 라는 이 이름 기억하세요?
첫 날 제게 잊지 못할 행복을 선사해 준 유대 전통의 Black & White 쿠키를 파는 곳이죠.
가족들에게 줄 선물로 쿠키를 한 상자 챙겼답니다.
이번에는 더불어 이 곳에서 파는 초코칩 쿠키도 집어들었죠.

 

역시 압도적인 크기죠?
맛도 가히 일품입니다.
저희집 흥할 인간이 먹어 보더니 딱 한마디 남기길,

우와~ 이거 끝장이네.

 

쿠키 쇼핑을 끝으로 뉴욕에서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됐답니다.
시작부터 삽질을 한데다가 중간 중간 잊지 않고 얼빵한 짓을 하는 바람에 '나도 잠시동안 세련된 뉴요커가 되겠다!' 는 포부는 연기처럼 사그라들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꽤 재밌었죠? 즐거워


오랜만의 도시 나들이로 사나흘을 보냈더니 집에 돌아와서는 하루 이틀 축 늘어져 있었답니다.
돌아온 일상은 변함이 없어 지루하기도 하지만 또 언젠가 어디론가 떠날 수 있을 날을 기다리며 즐거이 살아야겠죠?!

뉴욕 여행기가 예상외로 길어져 무려 1주일간 지속되었는데요.
발 맞춰 동행해 준 여러분께 감사를 전합니다.
부디 여러분도 글 읽으시면서 즐거우셨길 빕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이방인의 '미국 이모저모' 수다가 시작되겠네요.
여러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아, 참 뉴욕에서 돌아올 때 미네소타 공항을 경유했는데 이걸 먹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식욕에는 늘 충실한 방인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