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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날 피식 웃게 만든, 속 보이는 미국 남자들

by 이방인 씨 2013. 9. 27.

오늘 이야기는 15세 이상 독자만 계속 읽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렇다고 제가 일일히 신분증 확인하러 다닐 수도 없으니 공허한 외침이겠지만요. ^^;;

많은 분들이 헐리웃 영화로 보고 판단하시는 것과 달리 보수적인 미국인이 의외로 많다는 얘기, 제가 여러번 했었죠?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도 비슷해서 동성애자들에게 관대할 것 같은 예상과는 달리 미국에도 Homophobe (동성애 혐오자)들이 많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이 게이 학우를 괴롭히는 사건도 많고 사회에서도 동성애 혐오범죄 소식도 간간히 들을 수 있죠.

미국은 마초주의가 강한 나라이다보니 특히 남자들 중에 동성애 혐오자들이 많습니다.
(Psychological Science 라는 저널에 실린 리서치 결과를 보면 '남성성이 강한 남성일수록 더 보수적'이라고 합니다.)
법적으로 차별과 비하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 하지만 속으로는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더라구요.
동성결혼 허용에 반대하는 각종 캠페인이나 시위를  보면 참 신기합니다.

 

 나는 동성애 혐오자는 아니지만
그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해!

↑ 이게 Homophobe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변명이래요.

 

저도 예전에 미국인 남자 사람과 이 문제에 관해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친구: 그냥 싫은 걸 어떡해? 남자 둘이서 껴안고 키스하고 그런 걸 상상만 해도 우웩~

이방인 씨: 단지 네 눈에 보기 싫다고 그 사람들을 혐오하는 게 정당하진 않지.

친구: 혐오하는 게 아니라 그냥 싫.을.뿐.이.야. 그러는 넌 어떤데? 넌 그런 걸 보고도 아무렇지 않다는 거야? 남자 둘이 키스하고 뒹구는 걸 봐도??

이방인 씨: 난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친구: 어떻게 괜찮을 수 있어? 남자 + 여자가 자연스러운 거라구.

여기까지 대화를 하다가 저는 이 친구 녀석의 입을 한 방에 다물게 할 최종병기가 떠올랐습니다.
예전에 미국 TV쇼에서 미국 남자들의 Dreams Come True가 레즈비언 포르노를 눈 앞에서 보는 거라는 농담을 들은 적이 있거든요.
여성 출연자만 둘이 나오는 레즈비언 포르노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많다고 하네요.


대략 이런 그림이죠.

영화 Black Swan의 한 장면

 

그걸 생각해내고 제가 다시 물었습니다.

이방인 씨: 너 솔직히 말해, 레즈비언 포르노 본 적 있지?

친구: ... 음... 뭐...

이방인 씨: 너 그거 보고 우웩~ 이랬어? 아니면 좋았어? (ㅋㅋ)

친구: ... 그거랑 그거랑은 다르지...

이방인 씨: 네 말에 따르면 너는 동성애자를 차별하거나 혐오하는 게 아니라 그냥 보기 불편해 싫다고? 그렇다면 만약 내가 이성애자 여자 입장에서 레즈비언 포르노는 보기 싫으니까 그런 건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면 어떡할래?

친구:  (안돼~~~)


이 이상 친구를 곤경에 빠트릴 필요는 없는 것 같아 여기서 그만두긴 했지만 피식 웃음 나오지 않나요?
사실 이 친구가 유별났던 것이 아니라 평범한 미국 이성애자 남자 사람들 중에 이런 생각을 가진 남자들이 드물지 않습니다.
물론 이성애자 남자가 동성애자 남자를 불편해하거나 혹은 싫어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싫어한다고 남들도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는 사고는 편협함이라고 할 수 밖에요...
그러면서도 레즈비언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것에 또 한 번 웃구요. ㅎㅎㅎ

동성애 또는 그 어떤 이슈이든 개인의 호불호에 타인이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싫어한다고 남들도 같이 동조하길 바라지는 말아야겠죠.

며칠전에 "신은 동성애자를 싫어하신다"는 피켓 따위를 들고 있는 사람을 보았기에 적어본 글입니다. 
신의 말씀을 따라 이 세상에 사랑과 평화를 전파하기에도 역부족인 현실인데 Hatred를 퍼트려서 좋을 게 뭐가 있겠어요.

여러분, 평화롭고 행복한 하루~!


이 글은 모든 미국 이성애자 남성을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모든 이성애자 남성이 레즈비언 포르노를 좋아하는 것도 아닐 테니 오해는 금물입니다. 또한 그 누구도 타인의 성적 판타지에 참견할 권리는 없다고 믿습니다. Amen~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