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elcome to California

날 미치게하는 미국 택배, 반갑지도 않다...

by 이방인 씨 2012. 11. 1.

이틀전에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했습니다.
결제까지 다 하고 났더니 화면 상단에 빨갛게 안내 메세지가 뜨네요.

허리케인 샌디 때문에 배송이 늦어질 수 있으니 양해를 바란다는 메세지였죠.

 

아휴~ 그럼 평상시보다 더 늦게 온다는 말이네.... 또 복장 터지겠구나...

 

미국의 택배... 짐작하시겠지만 뭐든 초스피드를 지향하는 한국인을 미치게하는데 충분합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당일 출고배송이라고 들었는데 미국은 보통 출고까지 2-3일, 거기에 또 배송은 5-7일이 걸려서 물건을 시켜놓고 일반적으로 5일-7일 혹은 더 길어질 때는 10-14일은 기다려야 받을 수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출고 되는 것은 빠르면 3-5일내에 오기도 하지만 운이 좋은 경우죠.

물론 미국에서도 주문 다음날에 바로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긴 있습니다.
돈을 많~이 내면 된답니다.

 

이 화면이 Next day 배송을 선택한 결제화면입니다.
물건값이 $20.58인데, 배송료가 $18.58이네요.
무거운 물건도 아니고 페이퍼백으로 된 책 한권이 말이죠...
게다가 세금은 물건값에만 붙는 것이 아니라, 배송료에도 붙습니다. -.-^
정말 내일까지 못 받으면 큰일 나는게 아니라면 속이 쓰려서 이 돈은 못내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본 배송을 선택하면 이렇습니다.

 


5-7일이 걸리는 기본배송도 절대 공짜가 아니죠.
(일정액 이상 주문하면 배송료를 삭감해주는 곳이 많긴 합니다만 배송료 안 내려고 물건을 훨씬 더 많이 사야하는 것도 짜증납니다.)
$3.99가 배송료로 붙었지만, 다행히 세금은 $1.90으로 줄었습니다.
업체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기본적 사정은 어디나 비슷합니다.

 

 

이 곳 날짜로 10월 31일에 물건을 구매하려는 화면인데, 기본배송으로 시키면 11월 9일에 온다네요.
돈을 가장 많이 내는 Rush 로 시켜도 11월 2일에야 도착하는군요.
선물포장은 $3.88을 더 내라는 거들떠 볼 가치도 없는! 사족도 있네요.
참고로 이 때 구매하고자 했던 물품은 블루레이 디스크로 물건값이 $7.99였답니다.

아무리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한국인들도 미국에서는 별 수 없는지 한인들이 운영하는 알라딘 US나 인터파크 글로벌도 마찬가지더라구요.
언젠가 알라딘 US에서 가족들이 볼 책을 6권 정도 주문했는데 결제시 배송에 최대 2주까지 소요된다고 하길래 '최대 2주라니까 10일이면 오겠지..' 했는데 정말 15일만에 오더라구요.
한국에서 EMS 국제우편으로 보내도 미국까지 2주면 되는데 말입니다........ -.-z

인터파크 글로벌에서도 책을 주문해봤더니 한 12일 정도 걸려서 왔습니다.
그건 그나마 LA출고상품이라서 그렇게 빨리 올 수 있었던 거랍니다.
"한국배송" 이라고 표시된 책들이 많았는데, 그 상품들은 한국에서 출고해오는 책들이라 한달을 기다리라고 써 있더군요.
응..? 이럴거면 LA지점의 의미가 없지 않나? 싶더라구요. ㅋㅋㅋ

한국에선 아빠보다 더 반가운 사람이 택배 아저씨라는 농담도 있다는데, 저는 여기서 지나치게 오래 기다리다보니 아예 반가워할 수가 없습니다.
시켜놓고 잊어버릴 때쯤 오거든요. ^^;;
그나마 요즘은 정말 사정이 좋아져서 5-7일내에 오는 것이 많아졌는데, 예전에 제가 처음 이민왔을 때는 2주 이상 기다리는 일도 잦았어요.
저는 돈이 아까워서 절대로 빠른 배송은 선택하지 않지만, 저희 오빠는 매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배송료를 지불하고 Express 를 선택합니다.
저한테 걸리면 늘 한소리 듣지만, 오빠 말로는 기다리면서 지레 죽을 것 같으니 차라리 돈을 내고 빨리 받는 쪽이 스트레스가 적다는 겁니다. (일리는 있지만 3은 아니야!)

미국에 와서 드넓은 땅과 하늘을 보며 광대한 영토가 부러워 한국이 미국 반만한 크기라도 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지만, 택배주문할 때만 되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아놔~ 이 망할 놈의 나라.. 일처리는 느려터졌는데 땅만 감당 안되게 넓어가지고...  -.-^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데 나라의 면적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물론 작은 나라, 큰 나라의 장단점이 따로 있겠지만 작아도 있을 건 다 있고 생활이 편리한 한국이 그리워지는 때가 많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