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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단신(短信)

[그대의 블로그 6월] 뉴욕의 쩍벌남은 어때?

by 이방인 씨 2013. 6. 23.

우리 친구들 모두 안녕~? 
오냐오냐 했더니 이젠 아예 말을 반토박 내버린 건방진 방인씨예요. ^--^
이름마저도 건방진 사람이라 방인(放人)!!
제가 다른 건 몰라도 갖다붙이는 재주는 있는 것 같아요. ㅋㅋㅋ

창 밖에서 새들이 귀청 떨어져나가게 지저귀고 있는, 조류가 싫어지는 아침에 노트북 앞에 앉아 있답니다.
제목을 보신 분들은 '그 날이 돌아왔구나!' 하실 텐데요.
맞습니다!

오늘은 6월의 <무슨 말이든 해 보아요~> 시간입니다.
벌써 4번째로 진행되는 월례행사이니 길게 설명 안 드려도 아시죠?
여러분이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라면 뭐든지 자유롭게, 눈치 볼 것 없이, 마구마구 써 주시면 됩니다.
해 보신 분들은 이미 아실 테고 생소한 분들은 먼저 있었던 3,4,5월의 글을 참고해 주세요~
어찌나 재미난지 제 글보다 훨씬 나아요.

늘 하던대로 저부터 시작해 볼까요?


첫번째 - 흥할 인간도 개명시켜 버릴까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히트를 쳐서 제 블로그 대박 조연으로 부상한 저희 오빠, 흥할 인간에 관한 소식입니다.
흥할 인간이 다이어트에 대성공했습니다.
원래 미국에 올 당시에 흥할 인간은 난민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정도로 말랐었는데요.
14년동안 미국식 식생활을 유지하고 나이도 들다 보니 점점 몸이 불어서 마치 '먹고 살겠다고 애 쓰는 난민을 학대하는 악덕 농장주' 같은 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3개월 전쯤 다이어트 선언을 하더니... 결국 14킬로를 감량하여 마른 체형이 되고 말았답니다.

왜 '되고 말았다'는 부정적 뉘앙스로 말하냐면 말이죠...

배 아프잖아요!!!   짱나

저는 3개월이 아니라 일평생 살 빼는 게 소원인데도 이루지 못했는데 이 인간은... 이 인간은...!
그래서 흥할 인간 말고 다른 이름으로 부를까 생각 중이예요.

 

독.한.놈.


두번째 - 요즘 바빠?

허리병이라는 게 금새 호전되는 병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도 아직은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 컴퓨터하는 시간이 길지 않습니다.
하여 겨우 예닐곱 남짓한 블로그 친구분들을 전혀 찾아가지 못하고 있어요.
제 블로그에 글 쓰고 답글 달면 그 뿐이라 다른 분들과 전혀 교류를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이것은 그 무엇도 아닌 블로
범상치 않게 허접한 라임(rhyme), GD&TOP 보고 있나??  오케이


원래도 블로그 경력에 비해 이웃이 턱 없이 적었던 폐쇄형 블로거였지만 요즘은 그야말로 독거 기간이네요.
블로그 이웃분들~
제가 가까운 시일내에 다시 찾아뵐테니 너무 서운해 마세요. ^^


세번째 - 드디어 나오는 '뉴욕의 쩍벌남' 이야기

이건 사실 제가 뉴욕의 지하철에서 쩍벌남을 만났었다는 단순한 이야기지만 kiki님과 에뜨랑제님께서 자세한 전말을 듣고 싶다하셔서 살짝 끼워넣습니다.

지난달 뉴욕에 며칠 다녀왔을 때 제가 있는 곳에서는 구경도 못하는 지하철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여행 이틀째 날에는 일찍 일어나 졸린 눈으로 지하철을 탔는데 마침 자리가 나서 앉아서 가고 있었죠.
눈을 감고 조용히 앉아 있는데 어쩐지 허벅지 언저리에 느껴지는 압박감!
무슨 일인가 봤더니 바로 옆에 쩌~어~억~ 벌남이 앉았더라구요.
쩍벌리고 있는 것도 별로지만 제가 정말 싫어하는 앞이 뾰족한 남성 구두를 신고 있었어요.
왜 악어 주둥이 마냥 길고 넓적한 앞 코가 있는, 과한 존재감의 구두 말이예요.

왠만하면 둘 중 하나만 하시지?   시러


그런데 '어디 얼굴이나 좀 보자!' 하고 그 남성 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자 어디선가 신비한 향기가 나는 게 아니겠습니까?!
은은한 듯 강렬한 듯, 차갑고도 뜨거운,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그런 향기가요.
'쩍벌남이 향수는 어디서 멋진 걸 구했네...' 하고 은근히 감탄하고 있는데 그 남자가 갑자기 어깨를 움찔하며 목을 살짝 비틀었습니다.

그러자!!

샤방3   아아아~~~ 향기가 난다~ 향기가 날아든다~ 향기가 들어왔다~
뭐지? 이 거부할 수 없는 향기는??
갑자기 내 콧김을
제어할 수가 없어!!
혹시 이건 향수가 아니라 페로몬인 게 아닐까??

내 무의식 깊은 곳에서는 쩍벌남을 수컷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망측한 증거일까??
아아아~~~ 그러는 와중에도 향기는 멈추지 않는구나.
정신이 혼미해진다아....


이렇게 격렬한 혼돈을 맛봤던 지하철 안에서의 짧은 에피소드랍니다.
kiki님과 에뜨랑제님 이제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


오늘 저의 <아무 말이나 해 보아요~>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여러분이 쓰실 차례네요.
제가 다른 글은 몰라도 이 시간에 여러분이 쓰신 댓글에는 기필코 답글을 달아드리고 있습니다.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지금까지 단 한 분도 빼놓지 않고 모두 답글을 달아 드렸으니 혹시 '내가 쓴 글은 아무도 안 읽고 덩그러니 있는 건 아닐까?'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그런 걱정일랑 마시고 쓰시면 된답니다. ^^

곧 다가올 월요일 아침과의 혈투를 위해 에너지 가득 충전하는 일요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