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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국가를 위해 일할 맛이 나는 미국

by 이방인 씨 2012. 4. 4.

미국의 가정에는 정기적으로 이런 우편물이 배달되어 옵니다.
특정 수취인은 없고, 그저 주소만 적혀 있습니다.

 

Please Fill A Bag For A Vet 이라고 써 있는데요.
여기서 Vet 은 '퇴역군인' 을 의미하는 Veteran 의 줄임말입니다.
한국에서도 경험이 많은 노련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 베테랑은 원래 '고참병' 이라는 뜻이죠.
 이 우편물은 투명한 비닐봉투에 담겨져 오는데, 그 뒷면을 보면 이렇습니다.

 


이렇게 분홍색 비닐백이 들어 있습니다.
Fill A Bag 이라는 말은, 바로 이 비닐백을 채워달라는 말이죠.
무엇으로 채우란 말일까요?


이 커다란 비닐백을 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옷가지, 신발, 장난감, 장신구, 책, 커튼, 등등 기부할만한 물품들을 채워달라는 말이죠.
가장 위의 사진을 보면 Your Pick-Up Date Is 라고 백을 수거해 갈 날짜가 적혀 있죠?
기부품들로 채운 비닐백을 정해진 날짜에 집 앞에 놓아두기만 하면, 담당 트럭이 와서 가져갑니다.
또한 기부라고 해서 공짜로 물건을 줘야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세금을 공제 받게 됩니다.
원래 집안에는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물건들이 많이 있죠?
그런 물품들을 좋은 일에 쓰도록 기부도 하고, 나중에 세금 공제도 받을 수 있다니 일석이조 아니겠습니까?
가장 아래 써 있는 말을 보면 모든 기부품들은 중고품 상점에 팔리게 되며, 지난해에 이 동네에서 $80,000 의 금액이 모아졌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 돈은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서 싸웠던 미국의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들에게 보내집니다.
미국의 참전용사들의 대한 대우는 정말 대단합니다.
국가에서 해주는 보상도 있지만, Veteran 들을 돕는 민간 단체들도 많이 있습니다.
국가의 뜻을 따라 일을 한 사람들을 우대함으로써 사람들이 국가를 위해 일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죠.
나라를 위해 고생한 사람들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면, 어느 누가 발 벗고 나서겠습니까?
국가나 민간 차원의 대우가 이렇게 좋다보니, 참전용사들의 자부심은 정말 대단합니다.
아직도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I'm a Korean War Veteran (나는 한국전쟁 참전용사입니다.) 라고 쓰여진 옷을 입고 다니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한 자동차에 붙이는 범퍼 스티커에 My father is a Vietnam War Veteran. And I am Proud. (우리 아버지는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라고 적혀진 것도 있습니다.
물론 그 전쟁들이 미국인들이 믿고 싶어하는대로, 베트남과 한국의 정의실현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참전용사들은 정의의 사도는 아닐지라도 국가의 뜻에 따라 참전한 미국의 애국영웅들인 셈이죠.
저는 물론 전쟁에는 찬성하지 않지만, 나라를 위해 일한 사람들을 예우하고 존경하는 미국 정부와 국민들의 자세는 본받을 만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