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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한심한 미국 VS. 대단한 미국

by 이방인 씨 2012. 3. 15.

단점이 없는 사람은 장점도 없다는 말이 있더군요.
3억이 넘는 사람이 사는 미국도 역시 수 많은 장점과 단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살면서 느낀 미국/미국인들의 좋은 점과 나쁜 점에 대해 써 보려고 합니다.

미국이 한심하게 느껴질때

1. 프랑스의 수도는 어디입니까?

인문학과 교양과목을 중시하는 것은 유럽의 전통이라고 하는데요.
한국도 역시 갖가지 인문/교양과목 (세계사, 세계지리, 철학 등등) 들을 이미 중학교때부터 배우고 특히 외국어와 독서가 매우 장려되는 나라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미국에서는 왠만해서는 그런 분야의 대화를 나눌 사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물론 대학에서 인문/철학 계열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다르지만 일반 사람들은 정말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문학, 예술, 역사, 철학, 등등 거의 모든 분야의 인문/교양 지식이 부족합니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중학교만 들어가도 알만한 문학작품이라던가, 세계 지리라던가, 미국에서는 성인들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물론 미국의 교육정책 때문이죠.
고 3 학생 시간표에 들어가는 과목이 겨우 7개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미국 아이들은 공부량이 적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실적 삶에 필요없는 과목들은 배우려는 사람도 가르치려는 사람도 없습니다.

다른 포스트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미국인들은 알고 있는 국가명과 수도를 정확히 아는 나라가 평균 10개가 채 안된다고 합니다.
이것이 단적으로 미국의 인문/교양 교육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려주는 사례죠.
한국 친구들한테 얘기하니까 전부 안 믿었지만 저는 실제로 프랑스 수도가 어딘지 모르는 미국 대학생 친구도 만나봤습니다.
제가 처음 미국 고등학교에서 아이들과 친해지고 얘기를 하면 할수록 느낀 점은,
이 아이들... 순박하다고 해야할지 무식하다고 해야할지, 너무나 단순하구나. 느낌표


미국인들 정말 심플하게 삽니다.

외국에 대해 관심도 없고, 그 날 그 날 자기앞에 닥친 현실에만 관심을 두고 살아갑니다.
그래도 그들에게 함부로 무식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이들은 싫어서 안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아예 가르치질 않아서 못 배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2. 그러길래 수학 시간에 계산기는 왜 써가지고...


미국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면 수학시간에 계산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일전에 쓴 적이 있습니다.

2011/11/08 - 한국 출신이어서 가능했던 인생역전!

그러다보니 사칙연산도 계산기에 의존하려고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차원의 암산 같은 건 뭐 달나라 얘깁니다.
저도 한국에서는 수학부진아 소리 좀 들었는데 저의 암산 실력으로도 미국에서는 뻐길 수가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미국에도 수학영재나 천재도 많지만 어디까지나 평범한 일반 미국인들을 보면 수학적 머리는 아예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요즘은 유치원 아이들까지 외울 수 있는 구구단도 미국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곱셈에 대해 순차적으로 배우긴 하지만 우리처럼 암기식으로 구구단이라는 것을 공부하지는 않습니다.

미국 학계에서도 아시안들과 미국인들의 수학적 능력 차이가 확연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15년쯤 전에 미국의 한 대학에서 6-7세 미취학 미국 아동들과 아시안 아동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사각 블럭이 가득들은 박스를 주고, 이 블럭을 50개만 꺼내 본인 몫으로 가지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미국 아이들은 1부터 50까지를 하나 하나 세서 블럭 50개를 어지러이 늘어놓은 반면 아시안 아이들 중에는 블럭을 10개씩 묶음으로 세서 10개 묶음 5개 세트로 50개를 만든 아이들이 상당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결과를 보고 학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고 하네요.
개인주의를 표방하는 미국과  집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아시안 문화권의 차이라고도 본 학자도 있고 또 선천적으로 아시안들의 수학적 논리가 미국인들보다 뛰어나다고 분석한 학자도 있구요.
저는 어떤 것이 옳은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흥미로운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대단하게 느껴질 때

1. 꼬마가 나보다 낫네!

인문/교양 교육을 쓰레기 취급하는 대신 미국사람들은 현실 교육에 매우 신경을 씁니다.
아이때부터 정치 및 경제 관념을 철저히 교육시킵니다.
아이들은 중학교만 들어가면 벌써 학생회 활동을 장려받습니다.
한국의 학생회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회장과 부회장으로 선출되서 학교 행사에 대표로 마이크를 잡는 그런 상징적인 모범생 집단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미국 학교의 학생회는 그 나름의 작은 정치세계입니다.
후보들이 출마할때부터 치열한 선거운동 및 유세를 하고 현실적이고 실행가능한 공약을 내겁니다.
그리고 학생회가 꾸려지면 학교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집단이 되죠.

또한 경제교육도 철저하게 가르칩니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이웃의 잔디를 깎거나 세차를 해서 용돈을 버는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죠?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경제활동을 하는것은 미국에서 놀랄 일이 아닙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때도 같은 또래 미국 아이들이 소액 주식투자나 간단한 판매업을 하는 경우도 보았구요.
특히, 고등학생임에도 이미 자동차를 가지고 있던 아이들 중에는 자동차 할부금을 본인 스스로 물고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위에서 말한대로 수학적 암산은 못하지만 돈 계산은 참 잘들 합니다. ^^;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강한 생활력과 현실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난 미국인들의 이면에는 이런 실리주의 교육이 있는셈이죠.


2. 거 참, 말들 잘하네~ 


미국 학교의 교육은 토론이 주를 이룹니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선생님들의 수업중 최대 목적은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라고 할 수 있죠.
심지어 학기말에 치뤄지는 교사 평가 설문지에 항상 위쪽에 자리하는 질문이 바로 이겁니다.

 

선생님이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까?


이렇다보니 토론 점수나 혹은 발표 점수가 교과목 성적에 중요하게 포함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 역시 미국 학교로 전학와서 초반에 정말 고전했던 것이 이 발표점수였습니다.
언어의 장벽도 있었지만 한국식으로 조용히 수업을 듣는 것에 익숙했던 저는 발표하려고 손 드는 것이 정말 어색하더라구요.
선생님은 시간이 날 때마다 늘 저한테 다가오셔서, 
겁낼 것 없어. 세상에서 제일 쉬운일이 바로 네 의견을 말하는 일이야.  파이팅


하시곤 했답니다.
이런 미국인들의 생각 덕분에 미국 아이들은 자연히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일을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또한 성인이 될 무렵에는 모두들 토론의 달인이 되어있죠.

어르신이 계신 곳에서나 혹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개인적인 의견을 자제하는 것이 예의에 맞는 한국은 아직 토론문화가 정착하지 못했죠.
때문에 '토론'을 의견 교환이나 논리적 설득이 아닌 '말싸움' 으로만 인식하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인터넷에서 악플다시는 분들이나 혹은 댓글로 싸움하는 분들이 바로 그런 분들이죠.
하지만 미국에서는 토론하다가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는 물론 있기야 하지만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평상시에도 둘 이상 모이면 현실적 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아주 즐긴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더 있지만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어떻게 보셨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