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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한국인이 미국에서 TV 볼 때 짜증날 수 있는 세 가지

by 이방인 씨 2012. 4. 25.

한국에서도 영어 공부할 때, 미국 드라마나 뉴스를 많이 보듯이 저도 이민 초기에 영어를 배우려고 TV를 끼고 살았습니다.
처음엔 한국에선 인터넷으로 찾아보던 시트콤이나 미드를 직접 제 시간에 볼 수 있다는 것에 좋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저 빛 좋은 개살구임을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미국에서 TV 볼 때마다 엄청난 짜증을 유발하는 세 가지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첫번째 - 10분을 넘기는 중간광고

명실공히 전세계인의 시트콤이라고 할 수 있는 Friends, 한국에서도 많이들 보시죠?
짐작하기에, 한국에서 보시는 분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온전한 한 편의 에피소드를 끊김없이 보시겠죠.
제가 미국에 와서 처음 TV로 프렌즈를 봤을 때, 10분을 넘기는 중간광고가 무려 3번이나 삽입되더군요. -.-^
시트콤의 경우 한 편이 겨우 25분내외인데 TV로 한 편을 다 볼려면 한 시간 남짓이 걸리는 겁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버럭!

물론 상업주의는 곧 미국의 국가철학이요, 미국인들의 신념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국의 TV 광고시스템에 익숙한 저로서는 정말 짜증이 이만저만 나는게 아닙니다.
한 번은 네 식구가 앉아서 TV를 보는데 중간광고가 너무 나오니까 식구마다 온통 짜증섞인 한 마디를 내뱉었는데, 그 때 저희 식구들의 짜증으로 산과 바다를 이룰 수 있을 정도였다구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미국 TV를 잘 안보게 되더라구요.
현지에 살고 있음에도 인터넷으로 미드를 보는 제 심정, 누가 아시겠습니까...ㅠ.ㅠ
가끔 한국 나가서 TV 볼 때마다 너무 편하더라구요.
광고는 깔끔하게 프로그램 앞 뒤에 몰아넣고, 더군다나 광고중에는 위에 자막으로 표시되잖아요.
미국에 비하면 정말이지 Viewer 중심의 광고 시스템입니다. 

두번째 - Sex appeal 아니면  할 게 없나??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미국 TV는 선정적인 내용이 난무합니다.
한국에서는 요즘 아이돌 여가수들의 지나친 노출의상이나 컨셉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물론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야하지만, 그 정도는 미국에선 명함도 못 내밉니다.
MTV나 다른 뮤직채널에서 나오는 뮤직비디오들, 혹은 리얼리티쇼나 미드에 등장하는 선정적 장면들 때문에 양미간이 붙어버릴 정도로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실제로 5살짜리 딸아이가 있는 제 미국인 친구가 어느날 말하기를, MTV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그 어린 딸이 여성댄서의 선정적 춤을 따라 추는걸 보고 너무 놀라서 그 날로 당장 TV를 못 보게 했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가끔 부모님과 같이 TV를 보게 되는 때가 있는데, 이건 마치...낯이 뜨거워지다못해 내 뺨으로 얼굴의 솜털들을 다리미질하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바로 이래서 미국이 '문란한 나라' 라는 이미지로 찍힌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미국이 전세계 쇼비지니스를 선도하다보니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미국의 트렌드를 따라하는 경향이 있지만, 제 개인적 바람으로는 제발 한국에는 이런 과도한 sex appeal은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번째 - Jerry Springer Show

나왔네요.....끝판왕 Jerry Springer Show. 두둥~
아마 한국에도 이 악명높은 쇼를 알고 있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이 쇼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온갖 막장과 끝장을 총집합 시켜놓은 타블로이드 토크쇼입니다.
주로 불륜, 배신, 임신, 게다가 친자확인 등등의 자극적 소재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이죠.
이 쇼가 유명한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TV show가 어디까지 추해질 수 있는가' 매회 그 끝을 시험하고 있기 때문이죠.
한국에서도 막장 드라마는 욕하면서 본다는 말이 있듯이, 미국에서는 이 Jerry Springer 쇼가 그렇습니다.
예전에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데, TV 문화에 관한 토론시간에 교수님이 아주 진지한 질문을 하겠다고 하시더니 모두에게 눈을 감으라고 하시더라구요.

여러분중에 Jerry Springer Show 를 보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자, 자 가족에게도 비밀로 할 테니 부끄러워 말고 손 드세요.

저희들은 모두 빵 터졌죠.
교수님이 이런 농담을 하실 정도로 이 쇼는 미국에서 저질중의 저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청율이 엄청나게 나옵니다.
이말은 곧, 저질이라고 손가락질 하면서도 참을 수 없는 호기심에 보게 된다는 얘기죠.
하지만, 하늘에 맹세코 저는 서너번밖에(?) 본 적 없습니다. ㅋㅋㅋ
처음 이민 왔을 때, 그 쇼를 우연히 보고, "난 도대체 어떤 요지경으로 흘러 들어온 것이란 말인가!" 하며 어린 나이에 적잖이 충격 받았거든요.
궁금하신 분들은 유투브가셔서 Jerry Springer Show Fight 라고 한 번 쳐서 보세요.
일반인들이 나와서 수 많은 방청객들 앞에서 옷이 찢어져서 중요부위가 노출되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치고박고 싸우는 게 이 쇼의 가장 큰 포인트랍니다.
얼마나 자극적인지 18세 미만은 못 보게 되어있는 영상도 많을 정도예요. 아휴~
제가 여기까지 말했는데 벌써 유투브에서 Jerr 까지 치고 있는 분들 계신거 다 압니다. ㅋㅋㅋ
너무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이 막장쇼는 미국에서도 중독성 강하기로 유명하거든요.

오늘은 한국 TV에 익숙한 제가 미국에서 TV 보면서 엄청나게 짜증났던 이유를 써봤습니다.
솔직히 미국에 처음왔을 때는 한국보다 자유로운 TV 프로그램에 신나서 열심히 봤었지만 요즘은 뉴스나 종종 볼뿐, TV는 거의 안 볼 정도로 질려버렸답니다.
역시 자극적인 내용은 눈을 금방 사로잡지만, 싫증도 빨리 나버리는 것 같아요.
참고로 제가 요즘 가장 사랑하는 프로그램은 한국의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이랍니다. ^-^
재밌게 읽으셨길 바라면서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