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elcome to California

날 지치게 하는 미국인들 특성

by 이방인 씨 2020. 5. 23.

느 나라 사람이든지 국민성 혹은 민족성이라는 고유의 특성이 있기 마련인데요. 예를 들면 한국인의 "빨리빨리" 같은 것들 말이죠. 미국인들에게서도 꽤 여러가지 집단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You can do it"으로 대표되는 타인무한장려정신이라든가 장례식 추도사에도 펀치라인은 있어야 한다는 유머지상주의라든가 말이죠. 이런거 저런거 다 좋습니다. 다 좋은데 말이죠. 한가지 정~말이지 지치는 미국인들의 국민성이 하나 있어요. 바로...


만인의 비판할 권리


진짜 이 사람들은 대상이 누구든지, 무엇이든지 비판하지 않고서는 밤에 잠을 못 자요. 말로만 들으면 이게 참 '발전적이고 열린 문화로구나' 싶을수도 있지만, 그리고 물론 자유로운 비판의 순기능이 분명 있지만, 너무 자주 겪으며 살다보면 진짜


기 빨려요.


오죽해야죠. 해도 해도 이건 너무해요. 심지어 자기하고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나 사안에 관해서도 기를 쓰고 굳~이~ 굳~이~ 몇 마디는 까.고.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예요. 심지어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남의 나라 일도 일단은 까야돼요


미국인들은 이런 "일단 까고 보자" 정신을 Constructive Criticism (건설적 비판) 혹은 Feedback이라고 포장합니다. 그런데 이 Constructive Criticism이야 말로 미국에서 가장 오용과 남용이 심한 컨셉이랍니다. 제대로 작동한다면 실로 건설적이라 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냥 앞뒤 없이 남을 깎아내리고 싶은 사람들이 실~컷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마구 내뱉고는 이건 "건설적 비판이야" 라는 마법의 한마디로 해결하고 싶어한다는 거죠.




자주 목격하는 일이지만, 일례로 얼마전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어요. 팀 A의 팀장이 자기 팀원들과 함께 쓰려고 작은 통계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었어요. A팀장과 팀원들과 함께 회의를 통해 구상하고 만든 프로그램인데 자기 팀원들 편의를 위한 목적이라서 그냥 소소한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팀 B의 팀원 한 명이 그 프로그램을 폄하하며 이런저런 불평을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순간 저는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요. 저는 우리팀에 해당사항이 없는 프로그램이라 한 번 열어보지도 않았거든요. 궁금해서 옆 사람에게 소근소근 물어보니 옆 사람이 "A팀만 자체적으로 쓰는 거야."


근데 왜 B팀 사람이 까는 건데???


B팀 직원은 그 후로도 한참을 열올리며 프로그램의 수준을 논하다가 듣다 못한 A팀 직원이 "우리 팀만 쓸 거니까 넌 상관말라"고 한마디 하자 샐쭉하더니 이러더라구요.


누가 쓰려고 만든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난 그냥 도움이 될까해서 feedback을 준 것 뿐이야.



누가 너더러 feedback 달라고 부탁했니???
이럴 때 쓰는 사자성어가 안.물.안.궁.이던가...


이 나라의 문화가 대체적으로 이러합니다. 원인을 찾자면...


1. 일단은, 사람들이 근거도 불충분한데 자기가 굉장히 우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너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좀 해 주마 후훗~! 뭐 이런 심리인데...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서로들 나 잘났다고 떠드는 거죠. 이런 타입의 미국인들은 남의 말은 절.대.로. 안 들어요. 이런 사람들 여럿 모여서 토론하는거 보면 다들 귀는 없고 입만 있지요. 가끔 구경하면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2. 자신들은 비판에 Cool하다는 판타지에 빠져 살아요.


미국에 열린 비판문화가 자리잡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문화가 과연 성숙했느냐는 물음에는 대답하지 못하겠네요. 진정으로 열린 사고와 이성적 자세로 비판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그리 자주 만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우리가 일견 생각하기에 미국인들은 서로 비판할 때는 격렬하게 맞서지만 끝나고 나면 So So Cool하게 '좋은 토른이었다'며 어깨를 두드리며 "우리 주말에 지성인들끼리 테니스나 즐길까?" 할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아닙니다.


이 사람들도 서로 비판하다 의 상하고 등 돌리고 다합니다.


다 같은 사람이거든요. 평범한 사람이라면 오로지 이성으로만 비판하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불가능하죠. 비판과 언쟁에서 오는 감정적 데미지도 있지만, 서로의 견해와 가치관이 다른 것을 확인하고 나면 상대방에 대한 "판단"이라는 걸 하게 되거든요. 이를 테면, 얘기 좀 해 보니 '저 사람은 도덕성이 결여된 인간임을 알았다',  '저 사람은 지성이 나만 못하다', '저 사람은 인종차별주의자다' 기타 등등. 상대방의 논리에 대한 판단 뿐만 아니라, 사람 그 자체에 대한 판단도 하게 된달까요. 그래서 이런 말도 나오죠.


내가 일만 아니면 저런 인간은 원래 상종도 안 한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인정하기 싫어해요. "어떤 상황에도 나는 Cool해야만 한다"는 집착 비슷한게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남에게 비판을 들어도 난 전~혀 기분 상하지 않았다는 걸 강조해요. 자신은 항상 어떤 feedback이든 환영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말만 믿고 이런 저런 건설적 비판을 했다가는 서로 멀어지게 될 수도 있답니다.


1과 2가 만나 "만인의 만인에 대한, 만물에 대한 비판"이 자유로운 문화가 되었답니다. 그런데 저는 솔직히 진짜 지쳐요. 꽃노래도 하루 이틀이면 족하다는데 허구헌날 좋게 포장한 남까는 소리를 들으려니 저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도 마음이 피곤해지네요. 뭐든 적당히 하는 게 최고예요.


미쿡인들아, 제발 적당히 까세요!


여러분, 즐거운 주말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