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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 음식] 한동안 중독됐었던 미국의 소박한 국민 간식들

by 이방인 씨 2013. 1. 28.

제가 한국에 있을 때는 미국 음식이라고 하면 그저 햄버거나 스테이크 정도 밖에 떠오르지 않았었는데요.
막상 와서 보니 햄버거와 스테이크가 너무 거대한 명성을 가지고 있을 뿐, 나름대로 특색있는 미국식 요리라고 할 만한 음식도 많더라구요.
그래서 14년전 미국에 와서 난생 처음 먹어 본 음식들에 중독됐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
원래 입맛이 소박하다 보니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 사소하고 간단한 음식들이었지만요.
오늘은 제가 한 동안 입에 달고 살았었던 미국의 아주 소박하지만 국민적 간식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번째 - Macaroni and Cheese

간단하게 Mac & Cheese 라고 부르는 이 음식입니다.


파스타의 한 종류인 마카로니를 Parmesan 치즈로 요리하는 거죠.
만드는 방법도 너무 간단하면서, 미국인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치즈맛이기 때문에 대표적 국민간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참 잘 먹어요.

원래 1790년대에 나중에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토마스 제퍼슨이 프랑스와 북부 이탈리아에서 이런 요리를 처음 먹어보고 그 맛에 반해서 미국으로 돌아온 뒤 1802년에 미국인 최초로 Macaroni Pie 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대접했다고 합니다.
미국인들의 입맛에 쏙 맞았는지 그 이후부터 이 요리는 오히려 유럽보다 미국에서 더 많이 사랑받게 되었죠.일상에서 아주 흔하게 먹는 요리이기 때문에 인스턴트 제품도 많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접시에 마카로니와 분말 치즈, 물을 넣고 전자렌지에 돌리거나 혹은 냄비에 끓여 먹으면 됩니다.

 

그것마저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우리의 컵라면처럼 Easy Mac 컵도 있습니다.
3분 30초만에 완성이네요. ^^

 

인스턴트 제품이 간편하긴 하지만 역시 홈메이드 Mac & Cheese 맛을 따라갈 순 없죠.

 

 이렇게 냄비에 치즈가 흘러내리도록! 끓여 먹을 수도 있고,

 

 윗 부분이 바삭바삭거리도록 오븐에 구워 먹을 수도 있죠.

 

 오우~ 보기만 해도 군침도는 쫀~득한 치즈!

 

 마카로니와 치즈만 들어가는 기본형 말고도 다양한 응용이 가능합니다.
성의있게 만들면 간식이 아니라 한 끼 식사로도 충분히 먹을 수 있죠.

 

 이건 마늘빵 조각을 첨가한 스타일입니다.

 

취향대로 채소나 햄, 해산물 등등을 넣어 만들 수도 있구요.

 

저도 한 3-4개월간 Mac & Cheese 에 중독되서 이틀에 한번 꼴로 한~ 냄비를 만들어 놓고 다 먹지를 못해서 본의 아니게 남은 가족들도 다 한 그릇씩 먹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
지금도 간혹 먹고 싶어질 때가 있기 때문에 늘 집에 인스턴트 3-4개 정도는 상비하고 있죠.

 

두번째 - Peanut butter and Jelly Sandwich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아이들이 학교갈 때 엄마가 점심이라며 갈색 종이 봉투를 아이들 손에 하나씩 쥐어주는 장면이 자주 나오죠?
이 때 그 안에 들어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음식이 바로 PJ Sandwich 입니다.

 

뭔지 모르는 분들이 봐도 엄청나게 달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죠??

 

이렇게 한 쪽에는 피넛 버터를, 다른 쪽에는 잼을 바른 샌드위치를 Peanut butter & Jelly 라고 합니다. 

 

이 음식이 미국에서 얼마나 대중적인지, 2002년 통계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평균적으로 2,500개의 PJ 샌드위치를 먹고 자란다고 합니다.
하루에 한 개씩 꼬박꼬박 먹어도 6.8년을 먹어야 2,500개라는 숫자가 나오는 셈이니 정말 대단하죠?

이 샌드위치는 1900년대 미국 뉴욕에서 가장 먼저 먹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당시에는 피넛 버터가 사치품이었기 때문에 상류사회 사람들만이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라네요.
그 후 20년이나 지난 1920년대에나 드디어 서민들도 PJ 샌드위치를 자주 먹을 수게 있게 되었답니다.

 

살짝 구워먹는 PJ 샌드위치는 정말 환상의 맛이예요.

이렇게 대충 때려 만드는 음식이 이토록 맛있다니... 
천국이 있다면 바로 여길까?? 

종교인은 아니지만 은혜 받는다는 건 분명 이런 기분일거야~ 엉엉

 

먹는 것에 있어서는 정말 한계를 모르는 미쿡인들답게 각종 응용도 다양합니다.

 

Anything you can eat I can eat better! 
난 너보다 뭐든지 더 잘 먹을 수 있다!

 

 PJ 와플이죠?

 

어이쿠~ 설탕 덕지덕지 굳은 PJ 도넛입니다.

미쿡인들이 이런 음식 좋아해줘서 참 고마워요.
덕분에 저도 이곳에서는 정상 몸매거든요. ^^;;

 

세번째 - Deviled Egg

'악마의 계란' 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요리는 미국인들이 파티나 간단한 손님 접대를 할 때 정말 자주 하는 음식이예요.

 

너무 맛있어서 '악마의 계란' 이라고 부르는 줄 알았더니
사실은 위에 뿌린 빨간 고추가루가 너무 매워서 그렇대요. ㅋㅋㅋ

 

흰자는 평범한 삶은 달걀과 같고, 노른자를 빼서 마요네즈 등등과 섞어서 다시 넣는 것이 기본형입니다.
하지만 맛있는 것을 찾아 헤매는 인간의 욕구 때문인지 갖가지 호화로운 응용이 많은 요리죠.

 

이건 아마도 옥수수와 살사 소스를 얹은 것 같죠?

 

 피클과 파를 고명으로 얹었네요.

 

 이건 슬라이스 햄 같기도 한데요. 고기!! 응응

 

 이건 뭔지 모르겠지만 왠지 맛 없어 보여요. -.-

 

삶은 달걀 반 가르기의 정석을 따르지 않고 위의 '뚜껑' 만 잘라냈네요.

 

어우~ 이런건 소박한 간식이라고 할 수도 없네요.
갈비살도 막 올라와 있는 것 같아요. (침 좔좔~)

 

놀라운 것은 Deviled Egg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먹었던 음식이라고 합니다.
그 때부터도 닭은 정말 인간에게 고마운 존재였었네요.
제가 어릴 때 달걀을 유독, 지나치게, 과하게 좋아해서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꿈이 양계장 주인하고 결혼하는 거였어요.
그런데 실제로 양계장에 한번 가보고 달걀과는 또 다른 향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양계장 주인과의 커플은 포기하고 스케일을 낮춰서 달걀 소매상 주인과 결혼하겠다는 꿈을 꿨었죠.

ㅎㅎㅎ 아~ 옛날이여~ 간만에 아련 돋네요... 그리워라...


미국 사람들이 Deviled Egg를 자주 해 먹어서 그런지 전용 접시가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에서도 주부들에게는 집들이 선물로 주방용품을 많이 주는 것처럼
미국인들도 Deviled Egg 접시를 선물하기도 하더라구요.

 

오늘은 이렇게 제가 한번씩 중독됐었던 미국의 간단한 간식들을 소개했는데요.
마구 배가 고파져서 외식하러 나가려고 합니다. ^--^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일요일 밤 침대에 누워서 제가 아는 모든 신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되뇌이며 월요일이 오지 않게 해달라고 빌어도 매번 들어주시질 않더라구요.
여러분도 어느새 막을래야 막을 수 없는 월요일 아침을 시작하고 계시겠네요.
이왕 이렇게 된 거, 기운차게 한 주 시작하세요~

※ 모든 사진의 출처는 구글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