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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 음식] 미국에서 벌어진 "아침 전쟁"의 전투식량은 맛있다!

by 이방인 씨 2014. 4. 11.

즘 말입니다. 미국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답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는 행복한 전쟁이지요. 이 세계에 "행복한 전쟁" 따위는 없다구요? 한 번 보시죠~!

 

USA Today, Time, Huffington Post, ABCNews, NBCNews, Business Insider 등
미국 유수의 언론에서 하나같이 "Breakfast War" (아침식사 전쟁)라고 표현한 현상은,

미국의 패스트 푸드 체인인 맥도날드와 타코벨의 아침 식사 사업 경쟁이랍니다.


선제공격을 한 쪽은 타코벨이었습니다. 타코벨은 미국화된 멕시칸 패스트 푸드 체인인데 한국에는 미군부대 안에 있다고 들었지만 (지금은 또 모르겠네요.) 미국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대표적 프랜차이즈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타코벨에서 이번에 새로운 아침식사 메뉴를 출시하면서 자사 광고에 Ronald McDonald라는 이름을 가진 일반인들을 출연시켰습니다.

 



 이 광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국 곳곳의 Ronald McDonald라는 이름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타코벨의 새로운 아침 메뉴를 먹고, 칭찬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기발한 유머 감각이라며 즐거워한 대중들과 달리 맥도날드 측에서는 기분이 좋았을 리 없습니다. Ronald McDonald는 바로 맥도날드의 마스코트인 이 광대의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미쿡의 국민 햄버거 체인답게 미국에서 이 캐릭터를 모르는 사람은 간첩이라고 해도 무방할 겁니다.
설령 모르고 있었다고 해도 왼쪽 가슴에 새겨진 맥도날드의 심볼을 못 알아볼 리는 없죠.


Ronald McDonald라는 사람들을 광고 전면에 등장시킨 타코벨의 도발은 이런 메세지를 보내는 거죠.

ㅎㅎㅎ

맥도날드 아침 메뉴보다 우리 타코벨 메뉴가 훨~씬 훌륭하다.
오죽하면 Ronald Mcdonald도 우리 회사 메뉴를 먹겠나?


끝까지 쿨해보려 해도 짜증은 나는 법, 맥도날드 측에서는 자사의 페이스북에 사진 한 장을 게재했습니다.

치와와는 멕시코 대표 견종 중 하나로 멕시칸 음식 프랜차이즈 회사인 타코벨의 마스코트입니다.
안 그래도 몸집이 왜소한 치와와를 덩치 큰 Ronald McDonald가 쓰다듬어 주고 있네요.
즉, 맥도날드는...

웃기시네

어이구~ 어이구~ 귀여운 것, 어디 마음껏 재롱떨어 봐~

라며 '넌 나와 상대가 안돼'라는 메세지로 응답한 거죠.


실제로 2012년 타코벨의 매출이 $12빌리언인데 반해 맥도날드는 같은 기간 $27.5빌리언을 벌었으니 애초에 상대가 안되는 전쟁이긴 합니다.

하지~만!

멕시칸 음식을 좋아하는 저는 타코벨의 지원군으로서 이 전쟁에 참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며칠 동안 벼르다 기회를 포착하여 군자을 전달하러 갔죠! 약 $6을 타코벨 병사의 손에 건네 준 저는 그 대가로 전투식량을 받아왔습니다.

 


제가 보급받은 전투식량을 소개하기 전에 타코벨에서 대대적으로 광고한 아침 메뉴들을 먼저 보실까요? 

이 황홀한 메뉴들 중 저는 1.2.3번을 골랐습니다.

 

 1. A.M. Crunch Wrap 


 포장은 뭔가 호떡스러운 분위기.jpg

 

 뜯어 보니 납작하게 눌린 왕만두 같은 분위기.jpg

 

잘라 보니 살찔 것 같은 분위기.jpg

토르띠야 안에 스크램블드 에그와 해쉬 브라운 감자 튀김, 그리고 넓적한 소세지를 넣고 잘 쌌네요.

끝내주는 맛까지는 아니어도 제법 맛있고 든든합니다.

 

 2. Waffle Taco  


 무엇보다 상자에 쓰여 있는 문구가 재치있습니다.

Right now I'm eating a waffle taco and you're not.
난 지금 와플 타고 먹는 중인데 너는 아니지롱~

 

베이컨이 들어간 것으로 시켰더니 이런 모양새네요.
아침 식사다 보니 역시 스크램블드 에그는 빠지지 않습니다.

음... 일단 베이컨과 계란은 상당히 맛있어요.
전통의 조합이니 맛이 없을 수가 없죠.
그런데 와플 타코라는 게... 희대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서 출시한 제품이겠지만
제 입에는 별로더라구요.
이럴 바에야 그냥 와플 따로, 베이컨과 에그 따로 먹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단 거 + 짠 거]의 조합은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실패하면 본전도 못 찾는 것 같아요.


 

 3. Cinnabon Delights 

 
제가 타코벨로 달려가면서 가장 큰 기대를 품었던 것이 바로

시나~ 이었어요.

 

이런 광고 사진을 많이 봤기 때문이죠.

진~짜 맛있어 보이지 않아요?!!!

 

 4pack 짜리를 사서 두근두근 열어 보는데...

 

 

 뭐.야. 너.

남자는 머리발, 여자는 화장발이라더니 메뉴는 사진발이로구나~
이게 어떻게 같은 제품이냐...


겉모습은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설탕 뿌린 찹쌀 도너츠와 흡사하죠?
시나몬을 넣은 모든 디저트들이 그러하듯 봉투를 열자마자 달콤한 향이 화~악~ 퍼집니다.

 

잘라 보니 '과연 맛있을까' 싶을 정도로 밍밍해 보이는데요.

큰 기대를 버리고 한 입 먹은 순간

헛, 허엇~

마... 마... 마시따!!!

기름에 튀긴 덩어리라도 크기가 작아서 느끼하지 않고
제품 설명에 cinnabon frosting이라며 자사 오리지널임을 밝힌 노란 크림은
마치 커스터드와 크림 치즈를 섞은 듯한 맛이었는데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임팩트가 있더라구요.

제 혀는요,

★★★★☆

별 네 개 드립니다~


자, 이것으로 요즘 미국의 아침전쟁에 참전하여 먹어 본 전투식량 품평기를 마칩니다.
여러분 신~ 신~ 신나는 하루, 유후~!

입맛은 주관적인 것, 저의 리뷰를 맹신하지는 마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