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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인이 직접 정의내린 '보편적 미국인'이란 과연?

by 이방인 씨 2013. 3. 23.

그 동안 여러분은 제가 알고 있는 미국·미국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습니다.
제 눈과 귀를 통해 들어와 제 뇌를 거쳐 제 손가락으로 흘러나간, 이를테면 '방인씨 버전'의 미국 이야기였다고 할까요?
그런데 오늘은 저의 사견이 하나도 첨가되지 않은, 순도 100% 미국인이 생각하는 '보편적 미국인'이란 어떤 사람들인지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과연 타민족이 생각하는 '미국인'과 진짜 미국인이 생각하는 '미국인'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며 읽어 보시는 것도 재밌겠네요.

마크 로젠펠더라는 한 미국인이 대다수 미국인 (그의 표현에 의하면 90% 정도) 이 공유하는 '미국 문화'는 이런 것이라며 아주 세세한 목록을 작성해 놓았더라구요.
추상적으로 혹은 사전적으로 '미국인은 이런 사람들이다' 라고 하는 것보다 자잘한 일상의 모습을 나열한 것이 훨씬 더 와 닿고 재밌더군요.
리스트가 너무 길어서 다 옮기지는 못하고 제가 가장 크게 공감했던 것들만 간추려 봤습니다.
괄호안의 내용은 전부 저의 부연설명입니다.

 

보편적 미국인은...

  • 야구, 농구, 미식 축구의 경기 방식을 안다. 반면 Soccer (미국을 제외한 곳에서는 football이 축구지만 미국에서는 football은 미식 축구입니다.) 에는 별 관심이 없다.

  • 오로지 2개의 정당만이 존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 기차는 썩 좋은 교통수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차가 차보다 그다지 빠르지도 않고 (미국에는 고속철이 없죠.) 차가 아니라면 차라리 비행기를 탄다.

  • '흑인'과 '백인'의 중간은 없다. 만약 누군가 흑백혼혈이라면 그 사람은 '흑인'으로 보인다. (여겨진다.)

  • 프랑스어, 독일어, 혹은 일본어 등의 외국어를 하는 사람을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자신은 외국어를 못할 확률이 높다. (한번 웃을까요? ㅋㅋㅋ) 하지만 스패니쉬에는 애증의 감정을 갖고 있다. 미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영어를 더 먼저 배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인구수로 밀어부치는 히스패닉들 때문에 미국에는 영어를 못하고 오로지 스패니쉬만 쓰는 인구가 많은데 미국인들이 이에 경계심을 품고 있다는 뜻이죠.)

  •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영어만 해도 외국 여행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 날짜를 적을 때는 월/일/년 순으로 쓴다. (예를 들어 오늘 날짜를 한국에서는 2013/03/23으로 쓰지만 미국에서는 03/23/13으로 씁니다.)

  • 11/22/63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안다. (1963년 11월 22일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날입니다.)

  • 정부를 상대로 사업을 하거나 처리할 일이 있을 때 당연히 뇌물 없이도 가능하리라 예상한다.

  • 만약 결혼한 정치인이 바람을 피웠다면 그의 정치인으로서의 자질도 의심해야 한다.

  • 미국 역사를 전부 배우고, 유럽 역사도 조금 배우지만 러시아, 중국,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는 모른다.

  • 조국은 단 한번도 다른 나라에 의해 정복당한 적이 없다. (좋으시겠구랴~)

  • 길이를 잴 때는 피트, 무게는 파운드, 부피를 잴 때는 갤런을 쓴다. (다른 나라들은 미터, 그램, 리터를 쓰죠?)

  • 보행자가 차를 무서워하지 않고 활보한다. (이건 정~말 좋습니다. 미국에서는 차들이 보행자를 피하거든요.)

  • 캐나다는 기분 좋고, 평화롭지만 지루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 사람을 볼 때 집안을 따지지 않는다. (이것도 참 공감 되네요. 아버지는 뭐하시니? 같은 질문은 여기서 한번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 오페라나 발레 공연은 엘리트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한다.

  • 유럽 나라들의 수도를 잘 모른다. 그 나라들의 지도자 역시 잘 모른다.

  • 국가가 복지나 실업수당을 제공하는 것에 회의적이다. 사람들은 국가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해서 생활을 영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친하지 않은 타인이 내 반경 2 피트 (약 60센티미터) 안으로 들어오면 불편하다. (예전에 미국인들의 personal space 룰에 관해 쓴 적이 있죠?)

  • 대학을 졸업할 나이쯤의 성인이 된 후라면 주인의 초대 없이 타인의 집을 방문하지 않는다. 특히 식사가 포함된 경우, 초대 받지 않았는데 찾아가는 것은 실례이다.

  • 협상할 때는 예의를 지키면서도 강하게 나가야 한다. 다른 문화권의 외국인들은 사회적 지위나 체면을 고려해 할 말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정말 짜증난다.

  • 1년에 3주 정도의 휴가를 얻을 수 있다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의 노동시간이 OECD국가 중 9위라는 사실도 전에 포스트한 적 있죠?)

  • 곤충, 개, 고양이, 원숭이, 기니 피그는 식용이 아니다.

  • 제 2차 세계대전은 그저 하나의 전쟁이었을 뿐이고, 그럭저럭 잘 끝났다고 생각한다. 온 미국이 하나로 뭉쳐 옳은 일을 한 것이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복수한 것이 아니라 관대하게도 마셜 플랜을 통해 유럽을 재건시켰다. (Marshall Plan의 정식 이름은 European Recovery Program으로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유럽을 금전적으로 지원한 것을 말합니다. 1948년부터 4년간 약 13빌리언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당시 13빌리언 달러는 현재 가치로 약 130조 정도의 금액이라고 합니다. 전후 서유럽의 재건에 그 돈이 큰 몫을 했다네요. 물론 순수한 인류애가 아니라 유럽이 소련의 공산주의에 넘어갈까봐 도운 것이지만, 국제관계라는 게 결국 다 그런 거죠. ^^;; 어쨌든 미국인들은 자국이 영웅이라고 생각 ㅋㅋㅋ)

  • 경찰들은 무장을 하지만 기관총까지는 아니다. (좋으시겠구랴~ 2)

  • 밤에는 가고 싶지 않은 지역이 있다. (어두워지면 할렘이나 위험한 거리에는 가면 안된다는 소리죠.)

  • 확실히 미국에는 변호사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 약속 시간에 5분 늦으면 대충 둘러대고 10분 늦으면 깍듯이 사과하고, 1시간 늦는 건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다.

  • 대통령처럼 신분이 높은 사람을 제외하면, 서로 통성명한 후에는 그냥 이름으로 불러도 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First Name을 부르죠.)

 

사실 이 밖에도 더 많은 사항들이 있었지만 너무 뻔하거나 지루한 것들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진짜 미국인이 말한 '보편적 미국인'은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던 미국인과 비슷했나요? 많이 달랐나요?
저는 보면서 내내 피식거릴 정도로 제가 겪은 미국인들과 똑~같아서 재밌었답니다. 

만약 진짜 한국인이 생각하는 '보편적 한국인' 리스트를 작성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의견 있으신 분~?

즐거운 토요일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