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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오직 미국에만" 있는 것들!

by 이방인 씨 2012. 6. 13.

얼마전 웹서핑을 하다가 아주 재미있는 사진을 한장 보았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보시죠.

24시간 피트니스라고 쓰여진 Gym에 운동하러 가는 미국인들의 모습인데요.
이 사진 어딘가 기묘하죠?
운동하러 가는 사람들이 계단은 텅텅 비워두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지 않습니까.............
이 사진의 제목은 바로 ONLY IN AMERICA (오직 미국에만) 랍니다.
미국인들을 왠만큼 겪어본 저는 제목을 보고 정말 빵 터져서 눈물이 찔금 날 지경이었습니다.

살 빼려고 운동가면서도 귀찮아서 계단말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미국인들이라니...
바로 지난번에 쓴대로 세균 무서워서 손은 열심히 닦으면서 가방이나 옷, 신발은 더럽게 사용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죠.
이렇게 가끔 한심스러운 구석도 꽤나 보이는 사람들이지만, 의외로 자기비판에도 열심인 사람들이 또 미국인들이랍니다.
이 사진이 올라온 사이트에도 역시 미국인들의 신랄한 자기풍자가 가득했습니다.
오늘은 미국인들이 스스로를 어떻게 비웃고 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오직 미국에만 있는 것들" 이라는 이름이 붙은 리스트가 있는데, 제가 보니 사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있는 것들도 있었지만, 아마 미국인들은 자국에만 이런 얼빠진 일이 있다고 느끼나봅니다.

첫번째 - 더블 치즈버거와 라지 감자튀김을 먹는 주제에 다이어트 콜라를 시킨다.

빵빠라빵빠 터졌습니다.
왜냐하면 이건 정말 제가 실제로 많이 느낀 점이거든요.
미국에 이민와서 새로이 알게된 것중 하나가 바로 '인간이 한 끼에 저만큼도 먹을 수 있구나!' 였습니다.
미국의 비만인들, 실로 거대합니다.
한국에서 고도비만을 어떻게 상상하든, 그 상상을 뛰어넘는 사람들이 도처에 많습니다.
저도 날씬한 몸매가 아니라서 (-.-;;) 뚱뚱한 사람들을 한심하다는 눈으로 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만 미국에 와서는 솔직히 혐오감이 드는 사람도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제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 정말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법한 위대한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커다란 대구를 조각내지 않고 통채로 튀김가루를 입혀 튀겨내는 요리가 있는데 생선과 함께 사이드 메뉴도 서브하기 때문에 보통 한국인 성인 남자라면 1-2마리, 잘 드시는 분이라 해도 3마리 정도면 더 먹을 배가 없을 정도의 양입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미국 남성들은 기본으로 3마리를 거뜬히 먹습니다.
주문 받을 때 보면, 본인 양으로는 3마리도 모자라는데 밥값 때문에 어쩔 수 없이 2마리나 3마리 정도만 먹더라구요.
제가 서빙한 분 중에 최고기록은 혼자 12마리를 드시고 간 백인 남성 손님이 있습니다.
재밌는 것은 그런 와중에 음료수는 정말로 다이어트 콜라나 다이어트 티를 마신다는 거죠.
한번은 초고도비만 백인 아주머니가 오셔서 대구 3마리와 새우튀김 8개와 감자튀김 세트, 그리고 아이스티를 주문했습니다.
저희 식당에서는 아이스티는 기본으로 sweetened 되어 있어서 달지 않게 마시려면 미리 unsweetened 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아주머니는 아무 말씀이 없으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설탕이 들어간 아이스티를 갔다 드렸는데 조금 후에 까딱까딱 저를 부르시더군요.
아이스티에 왜 설탕을 넣었냐며 성질을 있는대로 내시기에, 미안하다고 다시 바꿔 드리겠다고 했죠.
그런데도 이미 한 모금 마신 건 어쩔거냐며 자기는 살 더 찌면 안되서 설탕은 먹으면 안된다고 난리 난리 치시는게 아닙니까.
기름에 듬뿍 튀겨낸 대구 3마리, 새우 8마리, 감자 튀김 한 접시, 그리고 한 숟가락만 먹어도 칼로리가 엄청난 소스를 진창을 해서 먹으면서 설탕 든 아이스티 한 모금 마시고 살찐다고 성질을 한참 내시기에 속으로

손님, 대구를 맛나게 드시고 있는 님의 아구를...어찌해보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ㅠ.ㅠ

했지만, 어쩌겠습니까.
미안하다고 싹싹 빌고 다시 설탕 안 든 아이스티를 드리고, 다음에 더 드시고 살 더 찌시라고 새우튀김 한 세트 공짜 쿠폰까지 드렸습니다.
물론 이 손님처럼 진상짓 하는 분들은 극소수지만, 많은 미국인들이 엄청난 고칼로리의 정크푸드를 먹으면서 음료만 다이어트용으로 마신다는 것이 참 웃긴 아이러니죠.
 
두번째 - 앰뷸런스보다 더 빨리 오는 피자 배달부

음...이것은 좋다 나쁘다 판단하기에 미묘한 문제군요.
피자 시켜먹는 입장에서는 참 반가운 소리 아니겠습니까? ^^;; 
사실 미국의 앰뷸런스나 소방차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옵니다.
앰뷸런스나 경찰차, 소방차, 911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갈 때, 일반 승용차들은 모두 가장자리 레인으로 이동하여 차를 멈추지 않으면 불법입니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이 법을 정말 칼 같이 지킵니다.
별 일 아닌 사고에도 911과 경찰차가 모두 출동을 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갈 때가 많지만, 정말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리듯 승용차들이 양쪽으로 쫙 갈라서며 멈춰섭니다.
이것만은 정말이지 미국인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물론 도로가 넓고 교통량이 적어서 가능한 면도 있지만, 어쨋든 사이렌이 울리면 본능처럼 비켜서서 멈추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응급차량들은 놀랄만큼 빨리 도착합니다.
미국 웹에서 찾은 통계를 보니, 미국의 동서의 양대 대도시 LA와 뉴욕에서는 담당구역안의 911 응급차량 도착 속도는 작년 기준으로 평균 5.5분이라고 합니다.
911에 전화하면 30초안에 신고접수가 되고 접수된 후 1분-1분 30초안에 대원들이 모두 탑승하고 출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도로에서는 사이렌을 키면 다른 차량들은 모두 비키고 신호등과 속도 규정도 모두 무시하고 달리니까 금방 갈 수 밖에 없죠.
5.5분이라니, 엄청나게 빨리 온 것 같지 않나요?
그런데 미국인들은 지난 2010년에 국가에서 911 지원 예산을 삭감한 탓에 2010년 4.9분에서 2011년에는 5.5분으로 늘어났다고 비판하고 있답니다.
바로 그래서 앰뷸런스보다 피자 배달이 더 빠르다고 풍자하고 있는 것이죠.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응급차량들이 피자 배달부보다 빨라야 정상인 것은 틀림없겠죠.
하지만 그래도 역시 피자도 빨리 오는 편이......^^;;

세번째 - 아이스 링크 주차장에 장애인용 주차공간이 왜 이리 많아?

미국에서 장애인용 주차공간은 성역입니다.
전에 한번 미국의 교통법칙금에 대해 쓴 적이 있는데, 신호위반과 속도위반보다 벌금이 2배 이상 높았던 것이 바로 장애인 주차공간 위반사항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법에 따르면 비장애인이 장애인 주차공간에 차를 세우면 첫번째 적발시 $976 즉 한화 114만원, 두번째 적발시 $1876 한화 219만원의 벌금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장애인들을 우대하고 그들의 편의를 방해하는 위법행위를 강력히 단속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죠.
하지만 미국인들은 당국이 필요없는 곳에까지 장애인 주차공간을 마구잡이로 만들어 놓는다는 주장입니다.
그들 생각으로는 아이스 링크나 운동장같은 신체활동을 목적으로 한 곳에 장애인들이 그다지 많이 올 리 없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하게 넓은 공간을 장애인 주차를 위해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비장애인들이 상대적으로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은 어딜 가나 장애인 주차공간이 차고 넘치긴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대라 비장애인 주차공간이 입추의 여지가 없을 때에도 장애인 주차공간은 텅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죠.
그런걸 보면 수요보다 공급이 과하다는 것은 근거 있는 불평인 것 같습니다.

네번째 - 국민들 피 빨아먹는 정치인들

푸하하하하하하하하
한국분들이라면 모두 여기서 뿜지 않으셨을까 생각합니다.
미국인들의 아주 심한 '착각은 자유, 망상은 해수욕장' 의 일례죠?
국민들 피 빨아먹는 것만 생각하는 정치인들이라면 오직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에 더 많을텐데 말입니다.
미국인들의 농담을 들어보니 정치를 뜻하는 단어 Politics 를 Poli 와 Tics로 잘라서 조롱하더군요.
라틴어로 Poli 는 '많다' 는 뜻이고, Tics 는 '피 빨아먹는 괴물' 즉 거머리 같은 벌레를 뜻하는 단어라고 합니다.
그러니 합쳐서 Politics (정치) 라고 하면 "피 빨아먹는 거머리들이 많다" 가 되는 것이죠.
이보다 더 절묘할 수 없을만큼 딱 들어맞는 표현 아닌가요? ㅋㅋㅋㅋ
그런데 한국인이라면 마음껏 웃을 수만도 없을 것 같습니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자국의 정치인들을 비웃는 것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작년엔가 우리나라 국회에서 의원들이 몸싸움하고 최루가스까지 터트린 사건을 보도하면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적어도 이 지구상에 미국보다 더 한심한 국회를 가진 나라가 하나 있긴 있군요.

에이구~ 한국의 정치인들....정신 좀 차리세요.

오늘은 미국인들의 흥미로운 자아비판을 소개해봤습니다.
어떻게 보셨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