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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인들의 빨간약은?

by 이방인 씨 2012. 4. 23.

이제는 잘 찾아볼 수 없지만,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상처에는 무조건 빨간약을 발랐답니다.
정확한 명칭은 머큐로크롬이지만, 누구나 빨간약이라고 불렀더랬죠. ^^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Mercury 즉, 수은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수은중독의 위험이 있어 자취를 감추었지만 그 전까지는 명실상부 국민약이라고 할 수 있었을텐데요.
사실 제가 미국에 와서 의아했던 것이 미국에는 빨간약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미국 사람들은 상처나면 도대체 뭘 바를까 싶었는데,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빨간약은 원래 미국에서도 인기있는 약이었지만, 1994년에 수은때문에 생산이 금지되었다는군요.
미국인 친구들에게 한 번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한국과 마찬가지로 30대 이상의 미국인들은 전부 빨간약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
이제 빨간약은 추억속으로 자취를 감췄지만, 빨간약만큼이나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미국의 국민약들을 한 번 소개해볼까 합니다.

첫번째 -Tums

 

미국의 국민 위장약이라고 할 수 있는 Tums 입니다.
1930년에 처음 판매를 시작했으니, 벌써 여든이 넘으셨네요.
위산과다 및 역류,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을뿐만 아니라 칼슘보조제 역할까지 하고 있어서 미국인들이 평상시에 와자작 와자작 씹어먹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씹어 먹는 약이기 때문에 맛도 비교적 산뜻해서 청량캔디 비슷합니다.
아침에 속이 안 좋을땐, 저렇게 Tums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라는 농담까지 있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죠.
참고로 Tums의 Tum은 사람의 배 (복부) 를 가리키는 단어로, 위장약에 어울리는 이름이죠.

두번째- Alka Seltzer

두번째도 역시 출시된 지 약 80년이 되는 위장약입니다.
이건 꼭 물에 녹여서 먹어야 하는 Alka Seltzer 라는 약입니다.
사진에서 처럼 알약 두 알을 물에 넣으면 금새 기포를 발생시키면서 녹아 없어집니다.
그럼 그 물을 다~~ 마시면 되는거죠.
이 약은 특히, 두통과 함께 찾아오는 소화불량에 특효입니다.
게다가 두통이나 몸살, 고열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많이들 찾습니다.
아마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속 아픈 인공이 잠들기 전에 물에 뭔가 탁 넣어서 먹는 장면 가끔 나오지 않나 싶은데요.
하지만 저는, 저 희한한 맛의 물을 다 마시기가 힘들어서 잘 안 먹게 되더군요.

세번째 - Bengay


앞서 두 위장약도 80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Bengay 앞에서는 고개를 숙여야 할 판입니다.
무려 1898년에 미국에 들어온 Bengay는 그림에서 보듯이 근육통이나 고관절 통증에 바르는 연고입니다.
원래 프랑스에서 Bengue 라는 박사가 만들었다고 해서 이름이 지금의 Bengay 로 굳어졌습니다.
바르고 나면 열이 나면서 후끈후끈한 것이, 우리가 잘 아는 맨소래담 로션과 비슷합니다.
냄새는 지독하지만, 효과가 빠르기 때문에 저 역시 근육통에는 무조건 찾게 되네요.

오늘은 미국의 국민적 약들에 대해 소개해봤는데요.
물론 아스피린, 타이레놀 등등의 진통제는 너무 당연히 사용되기 때문에 배제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워낙 약 종류도 다양하다보니, 제가 말한 약들 말고도 대중적인 약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저 흥미로 작성한 포스트임을 밝히며, 재밌게 보셨길 바랍니다.
약 좋다고 남용말고, 약 모르고 오용말자는 진리를 외치면서, 이~ 연사! 이만 물러 갑니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