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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이나 한국이나 연예인을 향한 악플내용이 똑같은 이유

by 이방인 씨 2013. 3. 24.

어제 인터넷을 하다가 정말 귀엽고 따뜻한 사진을 한 장 보았습니다.
요즘은 뜸하지만 시대를 풍미했던 DIVA 머라이어 캐리의 가족사진이었죠.
배우 닉 캐논과 결혼하여 쌍둥이를 출산하여 엄마가 된 머라이어 캐리가 참 행복해 보입니다.

 

 

카메라 보고 웃고 있는 머라이어 캐리와 아들, 그리고 딴 곳 보고 있는 딸, 어딘지 자세가 불편해 보이는 남편까지 정말 썰매 타러 놀러갔다가 자연스레 찍은 사진 같이 보이잖아요?
단란한 한 때를 보내고 있는 평범한 가족의 모습 같은데 이 사진에 미국 네티즌들의 악플(?)이 달린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진을 보고 한번 추측해 보세요!
과연 머라이어 캐리가 쓴소리를 들어야 했던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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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목에 두르고 있는 스카프 때문이었습니다.
저 푸른색 스카프가 명품 루이OO사의 제품이라네요.

'아이들과 놀러 다니면서 사치한다' 는 게 악플을 단 미국 네티즌들의 불만사항이었답니다.
이런 종류의 악플들이라면 한국 연예인의 기사나 사진 밑에도 수두룩하게 달리죠?
몸에 걸치고 있는 걸 다 합치면 얼마라느니, 결혼식 비용이 얼마나 들었다느니, 시계가 얼마 짜리고 카메라는 내 차보다 더 비싼 걸 쓴다면서 결국에는 '기부 좀 해라' 라는 말로 끝나곤 하는데요.
미국인들이 연예인을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머라이어 캐리의 스카프에 대한 열띤 토론이 있었습니다.

 

 

LV 스카프 좀 한 게 뭐 그리 대수야?
아마 저들이 입은 스키복도 다 명품일 걸.

왜냐하면 저들이 한번 입고 낭비하는 저 옷 값들로 배고픈 사람들을 먹일 수 있으니까!

 

유명인사들만 명품을 입는 건 아니야.
수백달러짜리 스카프나 5달러짜리 스카프나 결국 목을 따뜻하게 하려고 두르는 건 똑같잖아.
살 능력이 되면 사는 거지 뭐.

 

그녀 스스로의 능력으로 얻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 뿐이야.

 

이런 식의 끝도 없는 댓글 전쟁들, 아마 여러분도 한국 포털 사이트에서 많이 보셨을 것 같습니다.
한국이나 미국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도 하기 힘든 고소득을 올린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인들은 돈 버는 티를 내지 말아야 하나 봅니다.

저는 정당한 방법으로 통해 번 돈이라면 어디에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린 일일뿐 타인에게 평가받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물론 불법행위라던가, 나쁜 일 하는데 쓰는 것을 제외하구요.)
'돈 많으면 명품 사지 말고 기부나 좀 해라' 라는 주장들이 참 많은데, 돈이 많건 적건 기부하는 것은 본인의 선택이지 남에게 강요받을 일은 아니잖아요.
또한 남들보다 소득이 높기 때문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은 미덕이지만 의무는 아니고, 기부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안 한다고 비난할 수 있는 일도 아닌 것 같구요.

한국은 특히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에게 적용하는 윤리·도덕적 기준이 높아서 그런 댓글이 달리는가 싶었는데 미국인들도 반응이 비슷한 것을 보니 이슈의 핵심은 '선행'이 아니라 사회구성원간 소득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아닐까 합니다.
기를 쓰고 일해도 늘 빈약한 통장잔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세상에는 운이 좋아서 '너무 쉽게' 거액을 척척 버는 사람들이 많아 보이잖아요.
물론 연예인들만 큰 돈 버는 것은 아니지만 잦은 언론 노출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 피라미드의 꽤 높은 층의 상징이 돼버린 탓에 서민들이 불평을 토로하기 가장 편한 타겟이죠.
저 역시 평범한 서민으로서, 돈 꽤나 번다는 연예인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심정에도 공감합니다.

이런 소득불평등과 그에 대한 반발심/저항심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까지는 제 머리로 도저히 모르겠지만, 노동자층의 급여와 처우 개선이 일보전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이라면 일용직, 비정규직, 영세상인들, 편의점 알바 등등이겠고 미국이라면 무보험자들, 할렘가의 빈곤층, 울며 겨자 먹기로 최저임금보다 낮은 돈을 받고도 말할 수 없는 불법 체류자 같은 우리가 매일 보고 듣는 서민들의 이야기와 차 한대 심지어 집 한채 값을 몸에 걸치고 다닌다는 연예인들 소식의 간극이 너무 크죠.

사회주의 국가도 아닌데 개인 소득을 제한할 수도 없고, 서민층의 감정을 고려해 연소득 얼마 이상의 사람들은 명품을 걸치고 공공장소에 나가지도 말고 사진을 찍어도 자기들끼리만 보라는 법을 만들 수도 없는 일이니 문제네요!
그러니 서민층의 소득을 높이고 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 아닐까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그 일을 해 줄 이는 과연....??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