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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에 살면서 한 번쯤은 내 손으로 해 보고 싶은 일

by 이방인 씨 2014. 7. 1.

직 젊은 방인 씨! 해 보고 싶은 일이 참 많습니다. 열기구 조종도 해 보고 싶고, 히말라야에도 가 보고 싶고, 다카르 랠리에도 참가해 보고 싶고, 미이라를 찾는 발굴 작업도 해 보고 싶고 말이죠.


네, 맞아요!
저는 인디애나 존스가 되고 싶은 거라구요!!!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슬픈 열변을 토해냈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미국에 이민 온 이래 미국 사람들이 하는 건 많이 봤지만 정작 저는 한 번도 시도해 보지 못한 일이 있습니다. 요즘도 저희 옆의 옆집 아저씨가 하고 계신 그 일은 바로...?!!

 

집 외관 페인트 손.수. 칠하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저희 옆의 옆집 아저씨, 요 며칠 집 외관을 새 단장 중이십니다. 원래 밝은 레몬 색이었던 집을 갈색으로 성형(?)시키고 계시죠. 참고로 위 사진은 웹에서 구해온 것으로 옆집 아저씨의 모습이 아님을 밝힙니다. 아저씨네 집은 무척 안타깝게도, 제가 보기에는 성형 전이 훨씬 나았기에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몇 차례 언급했듯이, 저는 약 500채 이상의 주택들이 모여 있는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그 중 월세로 주택을 렌트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mortgage를 안고서라도 집을 구매한 사람들이 많죠. 미국인들은 자기 소유의 집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서, 집 앞뜰의 잔디부터 뒷마당의 화단과 나무들 관리 뿐만 아니라 집 외관도 다양한 색으로 치장한답니다.

특히 사람들이 하나 둘 자연스레 집을 짓고 살아온 지역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조성된 대규모 주택가는 시공사에서 4-5가지 디자인으로 수백 채의 집들을 미리 지어놓은 뒤에 매매하기 때문에 디자인이 비슷한 집들이 많아, 튀고 싶다면 색상으로 승부해야 하거든요.

 

 이런 대규모 주택가를 Large Residential Community/Area 라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집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눈에 확~ 띄는 색으로 집을 칠하는 개성파들이 있지요.


DIY의 나라 미국에서는 집 안팎을 꾸밀 때도 업자를 고용하지 않고 스스로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실내 및 실외 페인트칠을 직접 하기도 하더라구요. 미국의 평범한 가정에서는 실내 벽에 도배를 하는 대신 페인트칠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전에 포스트한 바 있습니다.

2012/07/16 - [Welcome To America] - 한국과 미국 집 안 인테리어의 차이점

사방이 네모난 방 하나 쯤이야 직접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면적이 넓은데다가 굴곡과 요철도 많은 외관을 손수 페인트칠 하려면 보통 내공으로 될 일이 아닐 겁니다. (그... 그래서 옆의 옆집 아저씨가 실패하셨나 봐요. ) 때문에 요즘 시대에는 대부분 전문업자에게 일을 맡기지만 간혹 이렇게 직접 하는 미국인들이 있더라구요.

미국인 친구에게 들으니 예전에는 집안의 남자들이 직접 페인트칠을 하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하긴 연배가 높은 미국인 아저씨나 할아버지께 여쭤 보면 페인트칠 정도가 아니라 차고(Garage)를 직접 만들고 심지어 자동차도 조립했다고들 하시니까요. (아직도 미국 영화 보면 가끔 나오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미국 시트콤 중의 하나인 <Everybody Loves Raymond>에도 나이드신 아버지와 두 아들들이 함께 집 외벽을 페인트칠 하는 에피소드가 있답니다.

 

 

스프레이를 사용하고 있는 큰 아들 뒤에서 작은 아들이 몰래 장난을 칩니다.
그러다 결국 문을 열고 나온 어머니가 봉변을 당하시고 마는데...
평소 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은 아버지는 지나치며 말씀하십니다.

"저건 덧칠 한 번 더해야 돼."


평소에 Craft를 즐기는 저는 언젠가 한 번쯤은 제 손으로 집 외관을 칠해 보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이런 현인(賢人)의 한마디 남기셨습니다.


아.서.라.


왜?! 대체 왜 반대하시는 거예요?!
대낮에도 귀신 나올 것 같은 이런 집 좋잖아요!!!

 

이 사진은 웹 서핑 중 우연히 찾았는데
영국 리버풀의 관광명소인 Red House라고 하네요.


제가 저희 집을 저렇게 칠한다면 적어도 지역 신문에는 실릴 것 같은데 말입니다.

여러분 불타는 하루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