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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에서 차 사고가 났을 때 하면 안되는 말과 행동!

by 이방인 씨 2013. 1. 7.

요즘 세상 어디든 돈이 무섭지 않은 곳이 없지만 미국 만큼 잔혹한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나라가 없죠.
미국 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 출신들은 자칫 잘못 행동하다가는 큰 재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소송을 당하거나 각종 사고에 휘말리면 눈 뜨고 코 베이기 쉬운 곳이 미국이죠.

저 역시 처음 운전면허를 땄을 무렵 주변 사람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에서 차 사고가 나면 절대 해서는 안되는 말과 행동이죠.
반복학습의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초보운전 시절 3중 추돌사고에 휘말린 후, 경찰이 왔을 때나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왔을 때도 계속 그 행동강령만 머리속에 맴돌더라구요. ㅋㅋㅋ
다행히 제가 낸 사고가 아니라서 그리 많은 질문을 받지는 않았지만요.

오늘은 제가 철저히 교육받은 그 내용을 여러분께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사실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미국 운전자들이 숙지하고 있는 주의사항이랍니다.
제 생각에는 비단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사고시에 유용할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차 사고 났을 때 하면 안되는 말 Top 3

 

1. I'm sorry

무엇보다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 안됩니다.
본인 과실로 사고가 났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미안하다는 말은 금기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본인 잘못으로 차 사고가 났다면 우선 "미안합니다" 라는 말을 해야하지만 이 말은 나중에 시비를 가릴 때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합니다.
"I'm sorry" 라는 말은 이미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기에 나중에 모든 잘못을 떠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바로 사고가 난 직후에는 누가 어느 만큼 실수를 했는지 확실히 가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본인 과실인 것 같아도 조사를 해보면 상대방의 부주의가 함께 있었을 수도 있고, 또 다른 변수가 생길 수도 있는 거죠.
하지만 사고 직후 섣불리 "미안하다"는 말을 해버리면 상대방이 기회를 잡고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조사나 보험회사 조사시에 절대 해서는 안되는 말 1위가 바로 I'm sorry. It's was my fault 입니다.
오해하시면 안되는 것은 그렇다고 미국인들이 차 사고를 내고도 뻔뻔하게 "난 잘못이 없소~" 하고 모른 체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
다만 법적으로 필요 이상의 책임을 지게 될 일을 피하고자 하는 의도일 뿐이죠.

 

2. I think..., I guess...

"제 생각에는...", "제 의견은..." 등의 확실하지 않은 추측성 발언은 피해야 합니다.
저도 겪어봤지만 사고 난 후에 경찰이 와서 보고서를 쓰면서 이것 저것 물으니까 잘못이 없는데도 당황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잘 모르는 사항도 "I guess..." "I think..." 등으로 어떻게든 설명하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애매모호한 대답 역시 상대 보험회사 귀에 들어가면 나중에 다~ 자신의 잘못으로 둔갑되어 돌아오는 수가 있습니다.
또한 보험회사 직원들은 집요하게 유도심문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기억나는 사실이 아니라면 말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3. I'm not hurt

"다친 곳이 없어요" 라는 말도 좋지 않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교통사교의 증상은 나중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잖아요.
하다못해 타박상도 사고 직후에는 통증이 없을 수가 있죠.
이 때 겉으로 보이는 외상이 없다고 해서 "다치진 않은 것 같아요" 라는 말을 하면 안된답니다.
보험회사에서는 사고로 인한 의료행위가 필요하지 않다고 하는 Medical release form 에 서명을 요구하는데 병원에 가서 확실히 알아보기 전에는 섣불리 이 서류에 싸인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저희 어머니가 뒤에서 달려오던 차에 받히는 사고를 당하신 적이 있는데 외상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강한 충돌이었기 때문에 2주후부터 엄청난 목과 허리 통증에 시달리셨습니다.
그 때 다행히 의료행위가 필요없다는 서명을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통증 치료 비용을 보상받으실 수 있었죠.
그러니 혹 경찰이나 보험회사, 또는 상대방 운전자가 묻더라도 "아직은 모르겠다" 고만 하시고 "다치지 않았다" 는 확언은 미리 하지 마세요.

 

미국에서 차 사고 났을 때 하면 안되는 행동 Top 3

 

1. Don't fight

상대방 운전자와 싸우지 마세요!
차 사고가 나면 무조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하는 어떤 분들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주의사항일 수 있는데요. ^^;;
미국에서 이런 싸움은 백해무익합니다.
사고가 나면 곧 경찰이 오게 되는데 이 때 상대방 운전자와 싸움을 하다가는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혹 상대방이 시비를 걸거나 무례하게 나오더라도 "보험회사가 처리할 일이다" 라고만 하시고 대응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할 수 있는 한 평정을 유지하시고 '사견' 이나 '감정' 을 배제한 '사실'만 경찰에게 밝히시는 게 최선입니다.

 

2. Don't accept a direct offer

상대방 운전자와 직접 합의하시는 것도 금기사항입니다.
가벼운 접촉사고로 보일 경우, 귀찮아서 당사자들끼리 합의를 보고 싶은 욕구가 일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해결은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동차나 보험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야 어떤 상황에 어느 정도의 보상이 적절한 지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가벼워 보이는 사고라도 예상외로 큰 보상금을 받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저도 위에서 언급한 추돌사고를 당했을 때 저는 가장 마지막에 받힌 차였기 때문에 뒷 범퍼가 살짝 울고 페인트가 벗겨진 정도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아빠가 보시더니 이거 한국이었으면 아마 20만원이면 충분히 합의봤을 사고라고 하시더라구요.
어쨌든 저는 보험회사끼리 해결하게 놔두었는데 나중에 받은 보상금은 $750불이었답니다.
제 차는 엄마가 수리센터에 가서 그 부분만 살짝 손 보고 페인트칠을 다시 했을 뿐이고, 저는 보상 받은 돈으로 디지털 피아노를 장만했다는 이야기죠.

뿐만 아니라 사고 당시에는 몰랐어도 나중에 추가적으로 발견되는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받을 길이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가벼운 사고라 할 지라도 반드시 보험회사에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3. Do not sign

섣불리 서명하지 마세요.
만약 사고가 상대방의 과실이 더 크다고 판명났다면 상대방 운전자의 보험회사는 어떻게든 보상금을 줄이려고 할 테죠.
보험회사가 어지간히 사람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서 되도록이면 사태를 빨리 해결하고 보상을 받고 싶은 마음에 그들이 내미는 서류에 성급히 싸인하게 되는 수가 있는데요.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해결하셔야 합니다.
상대방 보험사가 제시하는 보상액이나 합의안을 보고 본인 스스로 판단하시려고 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가 적당한 수준의 제안인지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다못해 평소 다시니는 자동차 수리센터에 가서 이러이러한 사고에 이런 보상액이 합당한 지 묻고 나서 싸인해도 늦지 않습니다.

또한 반대로 사고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면 상대 보험사는 어떻게든 돈을 더 받아내려고 하겠죠?
이 때도 역시 액수가 크다면 자동차 사고 전문 변호사에게 먼저 상담하셔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사고' 라고 하면 운수 나쁜 일로 여겨지기 때문에 빨리 빨리 해결해버리고 머리속에서 털어내고 싶어하지만 미국에서는 느긋한 마음이 중요합니다.
저도 그 간단한 범퍼 사고를 마무리 짓는데 두 달이 걸렸거든요.
확실한 시비를 가리고 원칙적으로 보상 절차를 진행해야 나중에 억울한 일이 없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오늘은 이렇게 미국에서 차 사고가 났을 때 절대 하면 안되는 말과 행동을 알려드렸습니다.
글 첫머리에 말씀드린대로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유용할 것 같은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하지만 역시 가장 좋은 것은 언제나 사주경계 방어운전으로 애초에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겠죠. ^^
모두 안전운전 하시고, 활기찬 한 주 시작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