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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에서 장례식 참석 전에 미리 알아두면 좋은 것

by 이방인 씨 2013. 4. 17.

아침부터 왠 장례식 얘기냐고 놀라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제게 장례식에 참석할 일이 생긴 건 아니니까 염려 마세요. ^^
하늘에 감사하게도 저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장례식에 참석해 본 적이 없답니다.
지금껏 지인들이나 가족들 중에 운명을 달리한 분이 없었거든요.

미국에 와서도 제가 직접 참석해 본 장례식은 한번도 없었지만 미국 친구에게 장례식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그 친구는 간혹 장례식에 참석할 일이 있을 때 반드시! 꼭! 이 질문을 먼저 한다고 합니다.

 

Is it open casket? (관 열어놓고 하는 거야?)

 

헉관을 왜 열어?! 관을!!

 

한국에서는 관 뚜껑을 열어놓고 하는 장례식 같은 건 상상도 할 수 없죠?
그런데 미국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답니다.
서양식 장례의 절차 중에는 Wake 혹은 Viewing 이라고 해서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순서가 있습니다.
Viewing에는 반드시 고인의 관이 자리해야 하는데 이 때 관 뚜껑을 열어 고인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는 방식이 Open casket 입니다.

 

 미국 가수 James Brown의 Open casket viewing에 참석했던 마이클 잭슨입니다.

 

휘트니 휴스턴 역시 Open casket viewing으로 치뤘구요.

 

미국인이라고 해서 다들 open casket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고 집안의 전통이나 유족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합니다.
특히 마지막 모습을 꼭 보고 싶어하는 가족들이 있을 때 많이 선택한다고 해요.

미국에서는 open casket이 별로 놀랄 만한 일도 아니지만 꺼리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앞서 말한 제 친구도 open casket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장례식 참석에 앞서 그 질문을 하는 거랍니다.
친구가 open casket을 싫어하게 된 계기가 있는데 사고로 죽은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해요.
고인이 된 친구의 부모님이 open casker을 선택하셨는데 '잠들어 있는 모습과 같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막상 가서 보니 몸은 너무 뻣뻣하게 굳어 있고, 얼굴색도 변한데다가 사고사였기 때문에 몸도 조금 부어있었다고 하네요. ㅠ_ㅠ
원래 알고 있던 친구의 모습과 너무 달라서 생경하고 무섭기까지 해서 그 이후 open casket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그 때 기억이 떠올라서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open casket에 참석해야 할 때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간다고 하네요.

제 친구처럼 안 좋은 경험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어린 아이들의 open casket 장례 참여에 신중을 기합니다.
조부모님이나 부모님의 장례가 open casket으로 치뤄질 경우 혹시라도 아이들이 충격받을 것을 대비해 사전에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장례의식의 의미를 설명한 뒤 참석시킨다고 하네요.

제 친구의 이야기를 먼저 해 드려서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open casket이 무섭기만 한 것은 아니랍니다.
고인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유족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라고 해요.
특히나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했다면 open casket이 가족들에게 의미 있고 따뜻한 행사가 된다고 합니다.
떠나 보내는 슬픔이야 피할 수 없지만 함께 했던 추억을 되새기고 고인의 얼굴을 보며 다정한 인사를 전할 수 있으니까요.

 

 

유족들이 open casket을 선택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겠죠.

그래도 솔직히 한국인들에게는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닌 듯 합니다. ^^;;
저도 언젠가 장례식에 참석할 날이 올 텐데 만약 open casket이라면 엄청 긴장할 것 같아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