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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 Everything58

[근본 없는 요리] 미국 이민 14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요리한 추수감사절 만찬 처음부터 돌직구로 말씀 드립니다. 제목에 등장하는 "만찬"이란, 晩餐 (dinner)이 아닙니다. 만신창이 찬이라는 뜻의 만찬이죠. 미국에 이민 와서 이 곳의 공휴일에 맞추느라 추석 대신 추수감사절을 지낸지도 십 여년이 흘렀지만 늘 어머니, 할머니, 이모들이 식사를 준비해 주신 덕분에 저는 가만히 앉아서 밥상을 받는 호사를 누리며 살아왔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부모님 두 분만 땡스기빙 모임에 가시고 저와 흥할 인간 둘이서 집에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둘 중에 요리실력이 그나마 나은 제가 이번 추수감사절 식탁을 책임져야 하는, 까마귀 5339826마리가 동시에 울어대는 불길한 상황에 봉착하게 된 것입니다! 이리하여 근본 없는 요리사 이방인 씨의 추수감사절 식탁 차리기 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첫번째 - Pu.. 2013. 11. 30.
덜렁대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여러분 신나는 토요일 아침이건만 오늘은 글을 올리지 못한다는 안내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어제 저녁에 부주의하게 연장을 사용하다가 손가락을 조금 다쳤어요. 워낙 덜렁거리는 성격이라 자주 부딪히거나 넘어지거나 하는데 어제는 손가락이 피를 봤네요. 유혈이 낭자하다고 어머니께 호들갑을 떨었지만 연고와 밴드와 약간의 붕대만으로도 충분히 처치 가능한 상처였답니다. ^^;; 다만 왼쪽 가운데 손가락이기 때문에 타자를 칠 때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네요. 엄지 손가락만으로 쓸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올리기에는 글이 장문이다 보니 오늘 하루를 빈 칸으로 남겨둘까 합니다. 한국은 일요일일 텐데 글 읽으러 일부러 와 주신 분들께 사과 드립니다. 다른 방문객 분들과 댓글놀이하시는 건 어떠실지....?? ^^ 자, 그럼 이만 덜렁대는.. 2013. 11. 17.
이 딸이 엄마를 이해할 수 없는 순간 1,2,3 저는 어머니와 뜨겁고도 차가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마 공감하는 딸들이 많을 것 같은데 애증관계라고 할까요? 불효녀는 아니지만 효녀라고도 말할 수 없는 그저 평범한 딸이지만 어머니와 대화도 잘 통하고 친구처럼 잘 지내는 편입니다. 그런데 당~최 어머니를 이해하기 힘든 순간들이 있답니다. 바로 이럴 때죠! 1. 뭘 먹길래 살이 안 빠지냐구요? 저희 어머니는 손이 크신 걸로 유명하십니다. 음식을 할 때도 항상 대량으로 하셔서 먹고 먹고 또 먹고, 과일도 청과물 시장에서 박스 채로 사셔서 먹고 먹고 또 먹고 주전부리도 종류별로 차고 넘칠만큼 사셔서 먹고 먹고 또 먹죠. 어머니 손이 크시기도 하지만 식구들 먹성도 좋아서 비.극.적.으.로. 합이 잘 맞은 거죠. 어제는 어머니가 이걸 사오셨어요. 한 눈에 .. 2013. 11. 16.
[유럽여행]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직접 본 그 날을 잊지 못해 모두가 잊고 있을 때 허를 찌르며 다시 돌아온 유럽여행기입니다. 베니스에서 기차를 타고 두 시간 후 도착한 곳은 패션의 도시 밀라노입니다. 전세계 패션피플들이 컬렉션을 보러 모여들고 유명한 갤러리아가 있는 곳이지만 저의 목적은 단 하나 뿐입니다. 최후의 만찬 레오나르도 다 빈치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프레스코화가 밀라노에 있습니다. 이미 베니스에서 오전 시간을 보냈고 내일 아침에는 스위스행이 계획되어있었기 때문에 제가 밀라노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오직 반나절 뿐이었습니다. 밀라노역의 코인 락커에 짐을 보관시켜놓고 숙소를 구하기도 전에 작품을 보러 달려갔습니다. 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후원자였던 밀라노 공작 루도비코 스포르자가 산타 마리아 델라 그라치에 수도원을 위해 주문한 작품으로 1495년.. 2013. 10. 22.
[유럽여행] 베니스에서 길을 잃은 여행자는 기념품을 샀다. 응?! 날개가 있는 닭둘기들에게는 천국인 베니스도 길눈이 어두운 여행객에게는 미로 지옥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 도시의 육로는 수천 개의 작은 골목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죠. (commons.wikipedia.org) 부족한 육지를 알뜰하게도 쪼개 썼죠? 안 그래도 힘든 베니스 길찾기의 어려움을 배가시키는 건 상식을 따르지 않는 이정표들입니다. 왼쪽으로 가도, 오른쪽으로 가도 같은 곳에 닿게 된다니 이런 마음 편한 갈림길을 봤나!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결국 산 마르코에 도착하겠구나. 그렇다면 혼돈을 줄이기 위해 각 목적지당 이정표 한 개만 붙이는 게 어떨까? 해서 한 개만 붙였다. (virtualtourists.com) 그랬더니 양방향 화살표가 등장했다. 게다가 한 쪽 화살표는 분명히 나중에 덧칠한 .. 2013. 10. 14.
[유럽여행] 베니스의 두 얼굴: 닭둘기떼와 노래하는 곤돌리에 베니스, 베네치아... 말만 들어도 운치있는 수상도시의 전경이 눈 앞에 나타나고 어디선가 곤돌리에들의 노래도 들리는 듯 합니다. 직접 가 보니 상상하던 모든 것을 현실로 보여주는 곳이 베니스였습니다. 지체말고 함께 가실까요? 피렌체로부터 기차를 타고 베네치아에 도착하긴 했지만 기차역을 벗어나면 그 후부터는 육로를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더 이상 없습니다. 숙소까지 가기 위해 '바포레토'라고 하는 수상버스를 타고 베네치아의 운하와 처음으로 마주했답니다. 물 위에 떠 있는 곤돌라와 수상버스들이 참 많더라구요. 베네치아에서는 이런 크고 작은 배들이 자동차, 버스, 택시 등과 같은 거겠죠. 수상버스를 타고 도착한 숙소에 짐을 맡긴 뒤, 곧바로 베네치아의 중심지인 산 마르코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베네치아의 명소는 모.. 2013.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