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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방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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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살다 보니 필요 이상으로 자유로워진 습관 한국에서 가장 자유를 억압받고 살고 있는 집단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고등학생들 아닐까요? 정규수업이 끝나도 야간 자율학습이란 이름으로 학교에 붙잡혀 있어야 하고, 교복도 입어야 하고, 두발 단속이 있는 학교도 있으니까요. 저도 굉장히 규율이 센 학교에 다니다가 이민을 왔는데... 미국 고등학교는 다들 아시겠지만 학칙이 참으로 너그럽더군요. 무단결석이나 학교에서 위험한 행동을 하지만 않으면 별달리 제재를 받지 않더라고요. 그때부터였을까요...? 제가 소소한 자유의 단맛에 빠져든 것이 말이죠. 미국에 살며 이 나라의 자유로움에 익숙해져 마음도 몸도 (특히 몸무게가) 무척 편안해졌습니다. 범죄를 제외한 행동이라면, 하지 말라는 사람도 남일에 관심 가지는 사람도 딱히 없어서 행동을 제약하는 사회적 압박이 적다고..
미국 직장인들의 피도 눈물도 없는 요리 대결! 이방인 씨의 오래된 독자분들은 익히 아시겠지만 저는 요리 무식 + 무능력자랍니다. 요리도 귀찮고 설거지도 귀찮고, 그저 먹는데만 최적화된 신체와 정신구조를 가진 푸드파이터죠. 오로지 먹고 살려는 일념으로 매일 아침 광광 울며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행사가 바로 Chili Cook-Off (칠리 요리 대결)입니다. Chili Cook-Off란 참가자들이 "가장 맛있는 칠리"를 만드는 요리사라는 영예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대결인데요. 제가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는 매년 가을에 이 대회가 열립니다. 이 대회를 설명하기 앞서 "칠리"라는 요리를 간단히 소개해야 할 텐데요. 영어로 "Chili"는 고추를 뜻하는 단어이지만 고추가 들어가는 매운 스튜 요리인 동명의 음식을 가리킬 때도 씁니다. 미..
미국 이민 생활, 가장 힘든 점 한 가지 이민 생활의 우여곡절이야 밤새 이야기해도 모자랄 정도지만, 외국에서 사나 고국에서 사나 삶의 고충은 다 똑같을 테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온 가족이 이민 오던 날, 비행기 안에서 막막함과 두려움에 눈물 지으시던 어머니의 옆모습을 본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저는 벌써 미국에서 산 세월이 한국에서 나고 자란 시간을 추월해 버린 한국계 미국인이 되었네요. 말이 안 통해 일상생활에도 고전했던, 정서가 달라 마음 통하는 친구 사귀기도 힘들었던, 고향과 친구들이 그리워 향수병으로 고생하던, 도대체 내가 한국인인지 미국인인지 정의 내릴 수 없어 남모르게 방황하던 시기도 어느덧 다~ 지나가버렸습니다. 그런데 이제 생각해보니 제가 미국에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바로...! 다소 공격적인 성향을..
미국 직장의 회식문화 일전에 한국에서 직장 생활하고 있는 친구와 카톡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 진짜 회식 때문에 짜증나 죽겠어. 이것만 없어도 회사생활 할만할 텐데. 친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기적인 회식을 기본으로 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하더군요. 간혹 즉흥 회식도 있다고 하는데 마침 저랑 대화하던 날 회식 통보를 받는 바람에 저런 말이 나오게 되었답니다. 한국식 회식 문화를 모르는 저로서는 당시 딱히 위로해줄 말이 없었는데, 미국 회사의 회식이라면 저도 몇 마디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경험해 본 미국 회사 회식에 대해 써 볼까 합니다. 1. 회식을 뭐라고 부를까? 한국의 "회식"이라는 단어와 딱 들어맞는 표현은 아니지만, 대체할 수 있는 말이 여럿 있는데, 주로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