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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 뉴스 보다 문뜩 느낀 흥미로운 한미의 차이

by 이방인 씨 2014. 3. 29.

제 저녁에 집에서 뉴스를 보다가 일기예보까지 쭈~욱 듣고 있는데 갑자기 블로그의 신이 강림하셨어요! 포스팅으로 쓸 만한 소재가 하나 떠오른 것이지요.

후후훗~ 앞으로도 계속 접신하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세계 각국의 뉴스 프로그램이 모두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겠지만 오늘 제가 이야기할 것은 바로 이겁니다!

 

 일.기.예.보. 


한국과 미국의 뉴스 일기예보관들을 살펴 보면 꽤 흥미로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첫번째 - 미국에는 남성들이 더 많아요!


"기상 캐스터"라는 말을 들으면 미모의 여성 방송인을 떠올리는 한국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이 글을 쓰기 위해 기사를 찾아 보았더니 한국에서는 1991년 이익선 씨가 최초의 여성 기상 캐스터가 된 이래 일기예보는 금남의 영역이라 불릴 정도로 여성 캐스터의 비율이 압도적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MBC에는 2005년까지 '남성은 기상 캐스터 직에 지원할 수 없다'는 규정까지 있었다네요. 사정이 이러니 아마 1991년 이후부터 일기예보를 본 사람들이 떠올리는 기상 캐스터는 대부분 여성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반대로 남성들이 일기예보를 더 많이 한답니다.

 

 CNN 뉴스에서도

 

 NBC 뉴스에서도

 

FOX 뉴스에서도


"Weather man"이라고 부르는 남성들이 단정하게 양복을 차려 입고 일기예보를 전해 줍니다. 물론 여성 예보관들도 있습니다. 있어요! 한 방송사에도 여러 뉴스 프로그램들이 있고 특히 미국은 지역 뉴스 채널도 워낙 다양해서 여성이 일기예보를 하는 광경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에는 전통적으로 일기예보는 남성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답니다. 한국과는 반대죠? 2008년 미국의 Radio Television Digital News 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뉴스 일기예보관들 중 여성의 비율은 지역별로 18.5% ~ 21.6%에 그쳤다고 합니다.

기상 캐스터라는 직함은 영어로도 그대로 "weathercaster"지만 보편적으로 Weather man이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일기예보를 전하는 남성을 Weather man이라고 부르니 같은 일을 하는 여성은 Weather woman이라 해야 하지만 간혹 Weather girl이라는 표현으로 여성 예보관을 격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Weather girl은 "날씨를 알려 주는 젊은 여성"이라는 뜻인데 Weather woman에서 존중의 의미가 빠진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주로 신체적 매력을 드러내는 의상을 입고 일기예보를 해 주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을 Weather girl이라 부른답니다. 예를 들면 이런 분위기랄까요?

 

이 사진은 미국 분이지만 남미쪽 Weather girl들은

후~! 아~!
대단하시더군요.

 

두번째 - "방송 기상학자"라는 전문가들이 있어요!


미국 뉴스의 일기예보를 보면 기상 캐스터의 이름 아래로 Meteorologist라는 단어가 따라 붙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Meteorologist란 기상학자라는 뜻으로 기상캐스터 중에서도 전문성이 뛰어난 사람들입니다.


학계에서는 반드시 기.상.학. 전공 학위 소유자들만 Meteorologist라고 부르지만 방송계에는 Broadcast Meteorologist (방송 기상학자)들이 따로 있습니다. 지구과학, 지질학, 물리학 등의 일반과학 또는 기상과학 (atmosphere science) 분야의 학석사 소유자들 중 평균 3년 이상의 일기예보 관련 경력자들이 방송사에 채용되죠. 이들 중에는 미국 기상학회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에서 제공하는 Certified Broadcast Meteorological Program을 수료하여 정식 Seal of Approval (인증)을 받은 사람들도 있는데 CNN, NBC, ABC, CBS, FOX 등 미국의 메이저 방송사에 입사하려면 이런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유리하겠죠.

하지만 미국의 모든 Weathercaster가 "방송 기상학자" 스펙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기상 캐스터의 이름 아래 Meteorologist라는 자막이 없으면 그 사람은 날씨 전문가가 아니라 방송 전문가로서 대본을 읽는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아마도 상당수 weather girl들이 여기 속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렇게 기상학 관련 전문가들을 뉴스 일기예보관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미국의 여성 예보관의 비율이 떨어지는 것이라 하더군요. 기상학과 학생들의 성비를 보면 남성이 과반 이상이고, 더 나아가 미국 기상학회의 승인을 받은 기상학자들 중 여성은 21%에 머문다고 하니까요. 자연히 뉴스에서도 남성 기상학자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미국 방송사에서는 Weather man이 Weather woman보다 "신뢰감"을 준다는 이유로 남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여성 방송 기상학자들은 weather girl stigma (weather girl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과 싸워야 하는 고충까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방송 기상학자로서 높은 위치에 올라가는 여성들이 꽤 많다는 것입니다. weather.com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 32개의 보도매체에 소속되어 있는 기상학자들 중 고위직에 오른 사람들의 38%가 여성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방송사의 "Chief Meteorologist" (최고위 기상학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여성 예보관들이 꽤 있더라구요.

 

평상시 일기예보도 하지만 특히 급작스런 일기속보나 재해급의 기상현상이 있을 때 Chief들이 출동하죠!
이런 여성들은 weather girl이 아니라 반드시 weather woman이라고 해야겠죠.


이름 아래 빛나는 Chief라는 단어가 멋져부러요~ 


오늘은 미국의 뉴스 일기예보관들의 이야기를 전해 드렸습니다.
여러분, 시~인~ 나는 하루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