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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 Everything

아? 나도 여자였구나! 싶은 순간들

by 이방인 씨 2014. 2. 13.

두 살 위의 남자 형제가 있는 탓인지 저는 어릴 때부터 Tomboy 기질이 다분했답니다.
부모님이 제 몫으로 사 주신 인형도 좋았지만 흥할 사람의 장난감 로보트나 총을 갖고 노는 것도 즐겼고, 그걸로는 부족해서 흥할 사람과 육탄전을 벌이기도 했으니까요.
지금도 그~다지 여성스러운 성격은 아니지만 제게도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특징들이 나타나는데 그 중 딱 두 가지만 말씀 드릴게요.


첫번째 

갖고 싶다!

S H O E S


흔히 여성들이 좋아하는 두 가지로 "가방과 구두"를 말하죠?
저는 가방 욕심은 크게 없는데 신발은 제법 가지고 싶더라구요.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을 머리속에 늘 간직하고 있기는 하지만... 되돌아보니 작년 한 해에도 꽤 많은 신발을 사고야 말았네요.
그 중 몇 켤레는 박여사에게 들키지 않게 방에다 보관하고 있습죠. ^^;;

남성 독자분들은 '도대체 여자들에겐 왜 그리 많은 신발이 필요한 거야?!!' 하며 놀라실 수도 있지만 영원한 연인, 마릴린 먼로의 이 말을 한 번 들어 보세요.

 

여자에게 완벽한 신발을 주어라,
그러면 그녀는 세계를 정복할 수 있으리니!

 

옆 집에 사는 개야, 나와라~ 
 빙고! 그렇죠!

우리는 오로지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서 신..신발...을...


세계정복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것보단 낫잖아요!!



번째

피하고 싶다!


그래요... 저 평행주차 잘 못하는 여자예요!
공간지각능력인지 뭐시긴지... -.-^ 떨어지는 게 분명합니다.

무척 다행스럽게도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면적이 넓고 주차장이 많아서 굳이 평행주차를 해야 할 일이 드물지만 대학을 다녔던 지역은 땅도 좁고 특히 학교 주차장이 작아서 늘상 학교 주변 도로에 평행주차를 해야했죠.
그나마 앞 뒤로 포진해 있는 차들 사이 간격이 넓으면 마음 놓고 들어갈 수 있었지만 자신 없는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평균 세 번 이상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며 진을 다~~ 빼고서야 주차를 마칠 수 있었답니다.

평행주차를 잘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저런 요령을 가르쳐 주는 사람들도 많고 동영상도 있고 교본도 있지만 안되는 사람에게는 말처럼 쉬운 작업(?)이 아니죠.
캘리포니아 드라이빙 스쿨 홈페이지에도 평행주차에 대해 설명해 놓은 부분이 있는데 이런 그림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얼씨구~
아놔~ 이 냥반(?)이 진짜...

 
1,2,3,4,5 번호 매기는 걸 누가 못하리오~
코끼리도 1,2,3 단계만 거치면 냉장고에 넣을 수 있다고들 하지요...


모든 여성이 저처럼 평행주차에 능숙하지 못한 것은 아니겠지만 보편적으로 남성들의 주차실력이 더 낫죠?
흥할 사람도 저보다 겨우 1년 먼저 운전을 시작했는데 평행주차에 곤란을 겪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어려워하는 걸 알아채더니 온갖 방법으로 잘.나.신. 척.을 하더라구요.

"야, 그걸 왜 못 하냐?"
"아니, 그게 뭐 어렵다고 못 하냐?"
"왜 그걸 못 하는 거야?"
"거 이상하네... 그게 왜 안 되는 거야?" 

너님은 왜 그 입을 다물지를 못하니...
거 이상하네... 재갈을 물려야 그치겠어...??


한 번은 제가 운전을 하고 흥할 사람이 조수석에 타고 가다가 주차를 해야 했는데 이런, 강된~장... 따~악~! 평행주차할 자리 하나만 남아 있더라구요.
'난 골치 아픈 거 싫으니까 주차 좀 해 달라'고 부탁하는 순간, 흥할 사람은 한 차원 높은 잘나신 척을 할 방법이 떠올랐나 봅니다.

"아냐, 이번 기회에 내가 가르쳐 줄 테니까 잘 배워. 앉아서 내가 가르쳐 주는대로 한 번 해 봐."

말은 번지르르~하게 했지만 평소 흥할 사람을 잘 알고 있는 저는 그 속을 꿰뚫어 볼 수 있었습니다.
가르쳐 준다는 핑계로 우월하신 행세를 하고 싶었던 게 분명합니다!
눈꼴이 시다 못해 눈으로 아이셔 사탕을 먹은 기분 -.- 이 드는 이방인 씨, ~서!!!

 

인생 최고의 초능력을 발휘해 흥할 인간이 별 말을 하기도 전에 단 에!
평행주차를 해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저도 모르니까 묻지를 마오, 묻지를 마~~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런 능력이 발휘되었는지 모르나 버벅거리지도 않고 한 번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
.
.


 그 후로는 흥할 사람이 옆에서 행세하지 않으면 다시 평행주차를 못하는 상태로....

 

아오~ 이거 더 나아진 거예요, 완전 망한 거예요?!!!


아이~ 신나는 하루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