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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캘리포니아와 미주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달걀!

by 이방인 씨 2014. 2. 6.

침대에 누워서도 손가락만 움직이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알 수 있는 요즘, 이방인 씨도 누워서 뉴스를 보곤합니다.
점유율 경쟁에서 패하여 한국에서는 자취를 감췄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건재한 YAHOO를 애용하는데 한 눈에 들어오는 핫 이슈부터 확인하지요.

 

올림픽 시즌답게 겨울 스포츠에 관심들이 많아서인지
나가노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챔피언이었던 Tara Lipinski와
이번 소치 올림픽에 미국 대표로 출전하는 Ashley Wagner의 소식이 1,2위를 차지했네요.

그런데 3위에 오른 '캘리포니아 달걀법'이 눈에 띕니다.
캘리포니아 주민으로서 한 번 클릭하지 않을 수 없죠.
더군다나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식재료 중의 하나인 달걀이 걸린 문제니까요!


기사를 읽어 보니 캘리포니아 주에서 2015년부터 적용될 '달걀법'이 캘리포니아 주와 미주리 주 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달걀법은 암탉 사육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고안되었는데 2015년부터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법이 정한 크기 이하의 닭장에서 키운 암탉이 낳은 달걀을 판매할 수 없다고 하네요.

(뉴스에는 '달걀법'이라고 났지만 사실 이 법은 4년 전인 2008년에 캘리포니아 주민 투표에서 통과된 것으로 암탉, 돼지, 송아지들은 서고, 앉고, 눕고, 몸을 돌리고, 사지를 다 펼 수 있을 만한 공간에서 사육되어야 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양계·축산 농가에 시설을 개선할 6년의 시간을 주고 2015년 적용을 앞두고 있었던 거죠. )

여러분 중의 몇 분이나 암탉을 대량 사육하는 양계장의 모습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미국에서 생산되는 달걀의 97%가 Battery Cage라고 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좁은 닭장 안에서 사육되는 암탉들로부터 나옵니다.

 

미국 양계장의 Battery Cage 모습입니다.
뉴욕 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위 사진에 보이는
사방 8인치의 닭장 한 개당 6마리의 암탉들들어간다고 갇힌다고 합니다.

Battery Cage는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캐나다, 영국, 호주 등등 대량 생산을 하는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쓰이고 있다고 하네요.

 

이것들이 모두 구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여러 나라의 Battery Cage들입니다.

참혹하죠?


새로운 California egg law는 이러한 Batter Cage에서 나온 달걀은 판매할 수 없다는 법안인데 이는 미국 내의 동물 권리·복지론자들을 만족시켰지만 미주리 주의 양계인들에게 큰 걱정거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서쪽 끝의 캘리포니아의 법이 왜 중부 미주리에 불똥이 튀었냐구요?

미중부는 전통적으로 농·축산업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인데
미주리 주의 달걀 전체 생산량 중 1/3 이상이 캘리포니아로 판매됩니다.
캘리포니아의 새로운 달걀법에 맞춰 양계장을 리모델링하는데 드는 돈만
120 밀리언 (한화 1300억)에 이를 것이라고 하는군요.
양계농가가 어느 만큼의 수익을 내는지는 모르지만 미주리 주에 큰 부담이 되는 금액이 분명하죠.


하여 양계농가들과 주의 사활을 걸고 미주리 주의 변호사가 미 연방정부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캘리포니아가 미주리의 농민들에게 법을 강요할 수 없으며 이것은 주간(insterstate) 상업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이죠.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와 이 법안의 캠페인을 진행한 미국의 동물권리보호단체인 the Humane Society of U.S는 모든 주는 주민들의 건강과 식품안전을 보장하는 법을 제정할 권리가 있다며 반론을 펼쳤습니다.
실제로 Battery Cage에서 사육되는 암탉이 낳은 달걀이 살모넬라 오염 확률이 더 높다는군요.

어떻게든 cost를 낮춰야 소비자에게 싸게 공급할 수 있는 농가의 고충을 모르는 바가 아니니 경솔한 발언을 할 수는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이기적이고 잔인한
 종(種)이라는 거죠.


인간처럼 수많은 다른 종을 잡아먹거나, 키워먹거나, 젖을 짜 먹거나, 알을 빼앗아 먹거나, 채취해 먹거나 하는 동물이 없는데 그 방법 또한 잔혹하기 짝이 없네요.
식량의 대량생산이야말로 인류를 구원한 '인간의 한 수'였겠지만 그 한 수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양계·축산 농가를 탓할 일이 아니라서 마음이 퍽 무겁군요.


처참하게 사육되는 소, 닭, 돼지가 아니라 (그리고 그 밖의 모든 동물)
그들을 학대할 수 있는 위치에 선
인간으로 태어난 게
천만다행이... 이... 인가요? 과연??????


여러분 부디
평화로운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