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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 Everything

[근본 없는 요리] 케이크로 사탕을 만들어 먹으려던 내게 닥친 시련

by 이방인 씨 2014. 1. 18.

여러분 Cake Pop이란 디저트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저는 지난 주에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케이크를 작은 사탕 모양으로 만드는 건데 이렇게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디저트죠.

 

우리가 흔히 보는 막대사탕과 똑같죠?
하지만 한 입 깨어 물면 안에 있는 케이크가 보입니다.

케이크컵 케이크 케이크 팝

음식의 진화는 경이롭습니다~

 

Cake Pop에 대해 알게 된 저는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욕망을 누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시도했죠.

 



오랜만에 뵙습니다.

근본 없는 요리사 이방인 씨외다~
얼마 전에 만들었던 Cake Pop을 보여 드리지요!

 

 Step 1. 케이크를 굽는다 

 

당연히 초코죠!
초코가 아니면 의미가 없습니다.

 

 Step 2. 케이크를 잘게 부순다 

 

식은지 얼마 안되는 부드러운 케이크이기 때문에 손으로도 잘 부숴집니다.

 

 Step 3. 프로스팅과 잘 섞어 준다 

 

케이크를 동그란 모양으로 뭉쳐야 하기 때문에 반죽과 비슷한 상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케이크와 프로스팅 모두 무설탕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Step 4. 반죽을 냉장고에 넣는다 

 

프로스팅과 잘 섞으면 이렇게 케이크 반죽이 완성됩니다.
이것을 냉장고에 3-4시간 넣어 단단하게 만듭니다.

 

 Step 5. 반죽이 차가워지는 동안 초콜렛 코팅을 준비한다 


그리고... 이방인 씨에게 드리워지는 그림자...

초.콜.렛. 중.탕.

자주 듣는 말이죠?
여러분은 초콜렛 중탕을 해 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이 날 최초로 시도해 보았답니다.
그 전까지는 어떤 것도 중탕해 본 적이 없었어요.

난생 처음 하는 것이라면 미리 방법을 알아 볼 만도 한데...
바로 옆에는 스마트폰도 있었는데...

메뉴얼 기피말기 환자 이방인 씨는
그냥 무작정 막무가내로 초콜렛 중탕을 시도합니다.

물이 끓는 냄비에 → 유리 그릇을 넣고 → 다시 유리 그릇에 초콜렛을 넣고 → 녹인다

이론적으로 그럴 듯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
.
.

초콜렛은 잘 녹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
.
.

 

뜨~어~어~억~!!!

뭐지?! 이건 뭐지?!
초콜렛 용암인가?!!

 

잘 녹는 듯 하다가 갑자기 다시 굳기 시작하는 초콜렛에 당황하여
이방인 씨는 잠시 생각하다가 초콜렛을 전자렌지에 돌리기로 합니다.
Microwave라면 뭐든 해결해 줄 거라 믿었거든요.

그리고
.
.
.

 

... 아아...!

 


넣은 것은 초콜렛이로되
나온 것은 춘.장.이로구나


일반적으로 요리란 먹을 수 있는 물질을 만들어내는 행위지만
나의 요리는 먹을 수 있.었.던. 물질을 파괴하는 짓이로다...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야.누.스.적.이.야.

팜므파탈 옴므파탈은 모두 비켜라~
여기 요리파탈이 나가신다.

 

 Step 6. 제대로 "초콜렛 중탕"을 검색하여 다시 한다 

 

이번엔 제대로 됐죠?

글은 제불능 이방인 씨의 원자인 것입니다.

 

 Step 7. Cake Pop 모양을 만든다 

 

다섯 개씩 찍어낼 수 있는 간단한 도구가 있습니다.

 

 Step 8. 사탕의 막대를 준비한다 

 

막대에 녹은 초콜렛에 묻힌 뒤

 

Cake에 꽂아 줍니다.
초콜렛이 서서히 굳으면서 Cake과 막대를 접착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써 있었어요.

 

 Step 9. Cake Pop에 초콜렛을 코팅한다 

 

막대에 묻은 초콜렛이 굳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틀에서 Cake Pop을 꺼내 코팅합니다.

야~
그림 좋~~다!

그리고
.
.
.

 
, ...

막대에 초콜렛을 묻혀 꽂으면 접착제 역할을 한다더니?!!

이~런 망할...

 

 Step 10. 다시 시도한다 

 

휴우~ 이번에는 제대로 됐네요.

 

장식용 설탕도 솔~솔~ 뿌려주구요.

나머지 네 개도 마저 만들어야 하니까 대충 아무 틈에나 막대를 끼워 놓았습니다.

그리고
.
.
.

중력에 복종하며 줄~줄~ 흘러내리는 Cake Pop

 

이쯤 되니 안면정맥류가 생길 것 같은 이방인 씨
오기가 생겨 기필코 하나는 제대로 만들어야겠습니다!

 

드디어 제대로 붙어 있는 Cake Pop 하나가 완성되었네요.

 

처음이 가장 어려웠던 것인지 그 다음부터는 비교적 수월히 만들 수 있었습니다.

 

 Step 11. 괜한 짓 한다 

 

몇 개 성공하고 나니까 간이 커졌는지 다시 한 번 다섯 개를 찍은 뒤
이번에는 눈처럼 하~얀~ 마쉬멜로우 코팅을 준비했습니다.

 


이제 중탕 따위는 내게 일도 아니다!

하며 마쉬멜로우를 녹이고 있을 때 삑- 삑- 하며 스마트폰의 배터리 경고가 떴습니다.
배터리를 새 걸로 교체하고 다시 마쉬멜로우 Cake Pop을 만들었습니다.
사진도 다 찍었지요.

그런데
.
.
.
저장되지 않았군요.

초콜렛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코팅이 된 마쉬멜로우 Cake Pop사진들은
분명히 찍었으나 단 한 장도 저장이 되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을 닦달하며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그 놈은 대답하지 않을 테죠...

삑-삑- 소리가 날 때까지 밥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한 복수였을까요?

 마쉬멜로우가 막대를 타고 흘러내리면서 마치 꼬마유령 캐스퍼처럼 변한 것을 보고
저는 몹시 즐거웠으나 여러분께는 보여드릴 수 없게 되었네요.

 


초콜렛과 마쉬멜로우를 입힌 Cake Pop을 제대로 컵에 담아 비교적 예쁘게 찍힌
마지막 사진도 캐스퍼와 함께 날아가버렸습니다. 엉엉엉

이렇게 끝까지 순탄치 않았던 Cake Pop 만들기를 마치고
만.신.창.이.가 된 이방인 씨였습니다.

어머니 말씀은 틀린 게 없었네요.

다음부터는 사다 먹자!


여러분 신~나는 토요일,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