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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 Everything

[근본 없는 요리] 깨방정 이방인 씨, 크리스마스 특별식에 도전!

by 이방인 씨 2013. 12. 27.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에서 지치지도 않고 칠면조를 뜯지만 저희 집의 크리스마스 메뉴는 따로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먹는 복고풍 돈까스죠.
커다란 접시에 돈까스와 샐러드가 아닌 양배추 사라다(?!)와 밥을 함께 담아 주고 채소 크림스프와 단무지를! 내주던 그런 옛날 돈까스 말입니다.
제가 어릴 때 살던 시골 소도시 경양식 집 OO 가든에서는 그렇게 돈까스를 팔았었거든요.
몇 년 지나지 않아 제 고향에도 더 고급 양식점이나 프랜차이즈 체인이 많이 입점해서 OO 가든은.... 운명을 달리 하셨지만 어릴 때 처음 돈까스와 피자를 먹어본 곳이라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이름이랍니다.

어머니도 때때로 옛 맛이 그리우신 건지 크리스마스에는 생고기를 사다가 직접 돈까스를 해 주시기 때문에 저희는 1년에 딱 한 번 OO 가든식 돈까스를 먹는답니다.

 

이게 바로 저의 <응답하라 1990>쯤 될까요?

 

메인 메뉴는 어머니께서 해 주시니까 저는 후식이나 만들어 볼까~? 하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언제나처럼 시작은 무언가 믹스하고 있는 그림입니다.

그리고...?

 

 컵케익이죠!



커다란 케익에 도전하기에는 실력도 의욕도 모자라니 컵케익으로 대신합니다.

carrot cake

 

초코 케익

 

그리고 미국인들이 크리스마스에 잘 먹는 Red velvet

 

마지막으로 프렌치 바닐라 맛을 준비했어요.

 

언제나처럼 얼렁뚱땅 오븐에 넣었다가 꺼내면

 

그럭저럭 먹을 수는 있는 모양새입니다.

Red Velvet을 만들 때는 깜빡 잊고 계란을 넣지 않았더니 표면이 마치
가뭄에 갈라진 황무지 같네요.

빵이 다 나왔으면 컵케이크의 생명인 장식을 해야겠죠.
제대로 된 짤주머니가 없는 상황이지만 일단 시도는 해 봅니다.

 

당큰 케익 위에는 화이트 크림과 레인보우 설탕 가루

 

초코 케익 위에는 딸기 프로스팅과 래즈베리를 썼습니다.

여기까지 하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누굴 살 찌우려고 프로스팅을 그렇게 두껍게 하냐 타박이셔서
다음 건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슬퍼2

 

red velvet 위에는 레몬 크림과 젤리

이 때! 옆에 계시던 어머니께서 잠시 다른 곳으로 가셨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살아난 과감한 크림 투척!

 

프렌치 바닐라 케익 위에 수북히 쌓인 초코 크림과 바나나

 


하여 완성된 이방인 씨표 컵케익 4종 세트입니다~

 

 

옆집 아주머니께도 나눠 드리고 하는 김에 많이 하다 보니 약 50개 정도 구웠더라구요.
생각보다 많아서 어머니도 지인들께 드린다고 하셨는데 저는 여러분이 생각났답니다.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는 텔레포트! 기능이 있었다면 여러분께도 한 세트씩 다 보내드리고 싶었어요.


인류의 기술이 아직 거기 이르지 못함을 슬퍼하는 수 밖에요

엉엉

컵케이크 국제택배 싸게 해 주실 분 찾아요~

 

어디든 날아갈 수 있는 마음으로나마 여러분 모두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햇빛 쨍쨍한 캘리포니아의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밖에 나갔다 온 흥할 인간이 한탄을 합니다. "아이~ 크리스마스인데 햇살 심~하게 좋다. 으휴~" 캘리포니아 이민 14년 차,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그립네요.
마음이 들떠 일이 손에 안 잡히는 크리스마스도 지났으니 날로 먹는 포스팅은 그만 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기합 넣어서 읽을 거리가 있는 글을 써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