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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내가 미국을 떠날 수 없는 이유 한가지

by 이방인 씨 2013. 4. 7.

제가 희대의 귀차니스트라는 건 이제 많은 분들께서 혀를 끌끌 차며 잘 알고 계실 텐데요.
그래서 저는 미국을 떠날 수 없답니다.

여긴 귀차니스트들의 유토피아예요!!  즐거워

 

14년전 미국에 왔을 때 마켓에서 이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습니다.
지금은 아마도 있을 것 같지만 그 당시 한국에는 없던 제품이거든요.

 


썰어서 포장한 사과입니다.
말리거나 얼린 사과가 아니라 그냥 생 사과를 썰어놓기만 한 것인데
당연히 같은 양의 그냥 사과를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비싸죠.

 

사과 한 알 깎고 써는 것이 귀찮아서 이런 팩을 사 먹는 미국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천성이 귀차니스트인 저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었죠.

그런데 며칠전...

와플에 얹어 먹을 딸기를 사려는데 그냥 딸기를 사다 썰기 귀찮아서 돈을 더 주고 슬라이스된 제품을 고르고 있는 제 자신을 보고 흠칫! 놀라...지도 않고 자연스레 사 버렸습니다.
미래의 인류는 손이 퇴화될지 모른다더니 저같은 녀석들 때문일지도요. 안돼

 

이렇게 가벼운 예도 많지만 아무래도 미국의 게으른 자들을 구원하는 가장 대표적 시스템은 Drive Thru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한국에도 Drive Thru가 많이 생겨났다고 하는데 여러분들은 평소에 자주 이용하시는 편인가요?
미쿡 사람들은 Drive Thru없이는 살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가장 흔한 것은 물론 패스트 푸드점이지만 커피샵, 도넛샵 기타 등등 왠만하면 Drive Thru 서비스를 다 갖추고 있죠.

 

 여긴 어디, 이들은 누구?
Drive Thru가 시대를 앞선 것인가, 이들의 운동수단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인가?

 

 여긴 어디? 이 사람은 누구? Part 2.

브래드 피트님도 이용하시는 Drive Thru.
빨간 동그라미안을 보면 물을 건네주는 점원의 멍~하니 놀란 표정이 반사되고 있죠? ㅋㅋㅋ

아... 브래드님께 물을 건네주고 있는 게 나였어야 해!
나는 왜 맥도날드에 취직하지 못했을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는 언제나 쓰디 쓰다. 담배2

 

 

이것이 바로 진정한 Drive Thru (운전해서 지나가기).jpg   고고

 

이것이 바로 진정한 Drive Thru 2.jpg

 

아기도 파냐?!!!!!!!!!!!!!!!!!!!!

 

비싼 차님은 이용하기 버거운 Drive Thru.

 

흔한 미쿡의 고도비만자의 편리한 Drive Thru 생활. jpg

 

이런 패스트 푸드점 Drive Thru보다 훠~얼~씬 편한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이겁니다.

 

Drive Thru 약국이예요.
오~ 이건 정말 편합니다.

미국에는 한국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약국은 매우 드물고 대형 마켓에서 함께 운영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Drive Thru 약국이 굉장히 많습니다.

 

전화로 약을 주문하고 나갈 일이 있을 때 Drive Thru로 찾으면 OK입니다.

 

복용방법을 설명해 주는 약사도 Drive Thru 창구에 있죠.

 

약국 뿐만 아니라 이런 것들도 있습니다.

 

 Drive Thru 은행입니다.

 

 Drive Thru 주류판매점이구요.

 

그리고 이건 가장 Shocking한 Drive Thru 교회!!
매주 화요일 오후 5시에서 6시까지 Drive Thru 기도 시간이 있다네요.
이건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차 타고 Drive Thru 창구로 가면 목사님이 기도해 주시는 모양이죠...?

 

땅이 넓어 자동차 이용이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에 시작된 Drive Thru인데 바로 그 땅이 넓다는 이점 때문에 Drive Thru 시스템을 설치할 공간도 많아서 이렇게 현재의 미쿡은 Drive Thru Nation이 됐답니다.
사람들이 몸을 움직일 기회도, 이유도 자연스레 사라지고 있죠.

게으른 자들의 낙원 미쿡에서 내 육신도 굴러다니고만 있구나!   엉엉

 

제가 미국을 떠날 수 없는 이유, 어떻게 보셨나요?
여러분 모두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