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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물건 살 때마다 미국인들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것

by 이방인 씨 2013. 2. 28.

여러분 혹시 Wrap Rage 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Wrap 은 '포장하다, 겉을 싸다' 라는 뜻이고, Rage 는 '분노' 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그렇다면 Wrap Rage 라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미국인들이 말하는 Wrap Rage 는 바로 이것이랍니다.

 


(이미지 출처: sunpack.com)

 

이게 뭐냐구요?
도대체 열릴 생각이 없는 플라스틱 포장을 뜯어내려고 안간힘을 다 쓰고 있는 모습이지요.
제가 한국에 있을 때는 없었지만 지금은 한국에도 이런 고집 쎈 플라스틱 포장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이미지 출처: fastcompany.com)

이런 포장을 Plastic Blister Pack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포장된 물건 뜯으려고 노력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여간 힘든 게 아니죠.

열리라는 포장 대신 머리 뚜껑이 열려버립니다 짱나

 

그래서 나온 말이 Wrap Rage 랍니다.
이런 포장을 뜯어 본 경험이 없는 분들은 '오버 심하네~'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미국의 실상은 생각보다 훨씬 처참합니다.
미국의 통계조사 결과를 보니 매년 200,000명이 Wrap Rage 때문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고 답했고, 포장을 뜯다가 부상을 당해서 병원을 방문했다는 사람도 평균 20,000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참으로 지조있는 포장을 뜯기 위해 이런 방법까지 동원하는 정도죠.

 

(thepackaginginsider.com)

 

(injury.com)

 

이런 포장은 특히 작은 전자제품이나 아이들 장난감에 많은데, 저도 이런 제품 사서 열려고 할 때마다 미리 한숨부터 쉰답니다.
저는 위 사진들처럼 적극적인 방법까지 쓰지는 못하고, 그냥 가위로 자르는데 매듭처리 된 가장 자리는 가위질도 잘 안 먹혀서 인내심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더라구요.

 

(jlwatsonconsulting.typepad.com)


게다가 일단 가위로 자르고 난 뒤에도 포장을 제대로 벗기려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포장이 제대로 벌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물건부터 꺼내려다가는 손이 여기저기 긁히기 십상이거든요.
저도 몇번 가벼운 상처를 입은 적이 있습니다.

 

(amazon.com wrap rage gallery)

이렇게 경미한 부상은 아주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고

 



(jlwatsonconsulting.typepad.com)

이런 불상사가 생겨 병원을 찾는 사람이 한 해 20,000명이나 된다는 말이죠.

 

이처럼 매년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다 보니 방송에서도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포장을 뜯을 수 있는 요령을 소개할 정도입니다.

 

FOX 에서도 나왔고

 

CBS early 쇼에서도 다루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는 이런 연장(?)도 있답니다.

 

물건 포장 뜯으려고 이런 전용 플라이어까지 써야 하는 상황이죠.

 

플라이어 밑 부분에는 칼날과 송곳까지 달려 있는 아주 본격적인 공구죠? ^^;;

 

Wrap Rage'사회적 현상' 으로까지 인식되자 미국 최대의 온라인 상품몰인 아마존에서는 Frustration Free Packaging (불만제로 포장) 이라고 해서 소비자를 미치게 만드는 포장을 없앤 상품들을 선보였습니다.

 

 

이런 뜯기 편한 포장은 아마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해요.
그러나 아직도 미국 마트에 가 보면 plastic blister 포장된 제품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이런 분노의 사진이 엄청나게 많은 공감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을 발명한 사람에게,

엿 먹어라...
실컷 먹어라...

 

한국에도 이런 포장이 있을 것 같은데, 혹시 여러분들은 고생 해 보신 경험 없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