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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벌써 미국 대통령 투표를 하신 우리 부모님

by 이방인 씨 2012. 11. 4.

아마 한국에도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할 수 있겠지만, 미국의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며칠 남지 않은 11월 6일이 투표날이죠.
그런데 저희 부모님은 벌써 투표를 다~ 마치셨답니다.
부모님 뿐만 아니라 삼촌, 이모,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전부 다 하셨대요.
바로 이렇게요.

 Official Election Mail, 즉 우편투표를 하셨답니다.
친구에게 들으니 한국도 부재자 등록을 하면 우편으로 할 수 있다는데
미국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우편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선거일이 되기 전에 미리 우편으로 투표를 하겠다고 온라인이나 전화 혹은 우편으로 신청을 하면 집으로 이런 투표용지와 봉투가 배달됩니다.

저희 어머니가 누구에도 투표를 하셨는지 다 나와버렸네요. ㅋㅋㅋ
철저한 비밀투표 원칙을 따라야하니까 눈치채신 여러분들, 그냥 모른척 해주세요. ^^

 

저희 어머니는 분명히 한국어본으로 보내달라고 신청하셨다는데, 아마 저희 지역에는 한인 인구가 적어서 한국어본이 제작되질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자기네 딴에는 차선책으로 보내준다는 것이 중국어본으로 왔네요......

 

이 사람들 어떡하지??
영어본 보내달라고 했는데, 알파벳 전혀 다른 아랍어본을 한번 받아봐야 외국어라고 다 똑같은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겠구만!
암튼 미국인들이란.... 쯧쯧쯧

 

다른 지역에 사는 이모와 비교를 해 본 결과, 카운티마다 투표용지와 봉투가 조금씩 다르더라구요.
재밌었던 것은 이모네 카운티에서 보내준 투표봉투에는 우표를 붙이지 않아도 된다고 왔다는데, 저희 카운티에서 온 봉투에는 너무 뚜렷한 글씨로 이렇게 명시되어 있더군요.

 

우표를 붙이지 않으면 배달되지 않습니다. (The post office will not deliver mail without postage.)


 그랬구나 우리 동네는 얄짤 없었구나...

 

대통령과 국회의원 후보들을 모두 고르고, 10개쯤 되는 법률개정안에도 다 찬성 반대를 선택하고, 저희 시의 자잘한 심의의원들까지 다 찍어야하니 앞뒤로 빽빽한 OMR 용지가 3장이나 왔더라구요.
마지막 3장째가 되니까 어머니가 투표에 싫증을 내시지 뭡니까... ㅋㅋㅋ
그래도 워낙 중요한 일이다보니 몇번씩 다시 확인을 하고 다 마크를 한 뒤에 봉투에 넣었습니다. 

봉투 뒷면에는 이렇게 반드시 본인이 싸인을 해야합니다.

 

우편투표를 실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유권자들의 편의를 위해서겠죠.
특히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분들이나 어르신들에게는 더 없이 편한 제도라고 생각되네요.
저희 부모님처럼 상업에 종사하셔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물론 도움이 되구요.

선거일보다 미리 도착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지만 늦으면 역시 곤란하겠죠? ^--^
반드시 선거당일인 11월 6일 저녁 8시전에 해당 지역 선거관리소에 도착해야 유효처리 된답니다.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저는 미성년자일 때 이민을 왔기 때문에 한국에서 참여해 본 가장 큰 규모의 선거가 전교회장 뽑는 것이었답니다.
공소시효가 지났으니 자수하건데, 단팥빵인가 뭔가 얻어먹었던 것도 같아요. ㅋㅋㅋ

이제 정말 코 앞으로 다가운 미국 대통령 선거.... 조마조마하네요.
곧 대선을 앞 둔 본국의 여러분들도 마찬가지 심정이실 것 같습니다.
부디~!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축복이 우리에게 찾아오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제발~~~~~~~

다음주를 위해 에너지 충전 빵빵하게 되는 일요일 보내세요~ ^^

 

* 이건 여담이지만 제가 고등학생일 때 학교에서 U.S History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투표하는 법을 수업시간에 배웠답니다.  '그깟 투표 한 번 하는데 무슨 수업씩이나 받아야 해?' 생각했었지만 찍을 게 하도 많아서 복잡하더라구요. ㅋㅋㅋ 선생님이 직접 선거인 등록하는 방법부터 투표용지 보는 법, 마크하는 법까지 세세하게 칠판에 시뮬레이션까지 하시면서 다 가르쳐주셨네요. 지금 생각하면 그 선생님께 참 감사한 일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