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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세계최강이라는 미국의 말 못할 고민 한 가지

by 이방인 씨 2012. 10. 3.

미국이 흔히 말하는 "강국" 목록 최상위에 들어간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흔치 않겠지요.
실제로 미국에 와보지 않은 사람도 뉴스나 신문 혹은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현실이니까요.
제가 직접 와보니 미국인들도 그 사실을 간혹 얄미울 정도로 잘 알고 있습니다.
아주 그냥 자신감이 안드로메다 찍고 다시 돌아올 지경이니까요.

그러~나! 이들에게도 말 못할, 아니 말하기 싫은 큰 걱정거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의 교육문제입니다.

미국 아이들, 공부를 안해도 너~무 안하네!

2000년도에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나서 새로운 교육법이 의회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No Child Left Behind 단 한명의 아이도 뒤에 남겨지지 않도록!

 

이 No Child Left Behind 는 미 전역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공립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통과된 법으로 의회의 승인을 받으면서 전국적 캠페인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전까지 미국의 교육은 지나치게 자유방임 성향을 띄고 있었기 때문에 학습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었거든요.

강요하는 교육문화에 지친 한국인들의 시선으로 보면 "자유로운 교육" 이 부러울 수도 있지만, 사실 이러한 교육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미국사회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답니다.
우리가 모두 유토피아에 살고 있지 않은 이상, 아이들의 자유의지에 교육을 맡길 수만은 없지 않겠습니까?
스스로 알아서 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적당한 푸쉬가 필요한 성향의 아이들도 있는 법이니까요.
실제로 이 법이 발안된 가장 큰 이유는 공부를 강요받지 않은 아이들이 공부를 너~~~무 안했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놔두었다간 단순히 개개인 아이의 미래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의 미래마저 퇴보할 수 있다는 불안과 염려가 이런 교육법을 발의하게 한 것이죠.

저 법이 제안될 당시 캘리포니아주 고등학생들의 졸업률이 고작 68%밖에 안됐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그나마 나은 수준으로 미 전역을 통계내면 50%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죠.
이 수치가 본인이 자의적으로 중퇴하는 것이라 아니라 졸업시험을 통과 못해서 졸업을 못하는 학생들의 숫자라는 게 문제였습니다.
요컨대 학교에서는 공부를 시키지 않고, 아이들은 공부를 안하다보니 정말 못하게 되버린 것입니다.

세계최고의 대학들이 즐비한 미국이 이런 수준낮은 교육문제로 고민을 한다는 것이 모순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문제는대학에 입학하는 사람들이 전체 학생 비율로 보면 턱 없이 적다는 것입니다.
자유의지로 안 가는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가고 싶어도 아예 대학 문턱에도 못 가볼 정도로 공부가 안 된 학생이 많은 실정이죠.
이러다보니 인구 평균으로 봤을 때, 다른 나라들과 교육정도에서 너무 큰 격차를 보이게 되고, 이것이 미국사회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겨난 법이 바로 미 전역에 표준화된 시험을 도입하여 학생의 현재 수준을 파악하고 교사와 학교, 교육구가 모두 합심해 학생들의 평균 성적을 올리고자 한 No Child Left Behind 입니다.
그 이전까지의 자유방임형 교육철학과는 사뭇 다른,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학생들의 수준을 그 목표에 맞추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죠.
공교육의 질 향상을 목표로 야심차게 시작했던 No Child Left Behind 는 부시에서 오바마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서서히 힘을 잃어 현재는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시 교육개혁의 의지가 전에 없이 강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미국 교육은 아직 혼돈 속에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러분도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할 때 한국에 대한 언급을 종종 합니다.
오마바 대통령이 하와이에 살던 시절 목격한 한국인들의 교육열과 한국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의지를 아주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 한국인들은 우리의 교육 시스템을 못마땅해하고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미국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참 신기하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답니다.
사실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대한다는 비판도 있잖아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의 떡이 커보이고, 옆집 잔디가 더 파랗게 보인다는 말은 어디에나 해당되는가봅니다.
제 생각엔 한국식과 미국식을 알맞게 섞으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이 글이 미국의 모든 아이들을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것, 알고 계시죠? ^^  미국에도 공부 열심히 잘~ 하는 학생들도 많으니 오해 없으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