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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야기

미국인이 작성한 한국여성과의 연애 지침서!

by 이방인 씨 2012. 8. 18.

어제에 이어 한국인과 연애하기 시리즈 2탄입니다.
오늘은 서양 남성이 쓴 "한국 여성과의 연애 성공 Tips" 입니다.

비.법.전.수. 한국 여성과 연애 성공하려면 이 점을 명심하라~!

1. 사회적 지위가 있다는 것을 보여라

한국에서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는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써 있군요.
한국 여성은 아마 첫 만남부터 직업을 물어볼 확률이 높다고 하네요.
엔지니어, 파일럿, 의사는 좋은 직업군에 속하기 때문에 이런 직업을 가졌다면 바로바로 얘기하라네요.
별 볼일 없는 직업이라면 되도록 좋게 들리도록 포장하라고 권하고 있군요.

2. 옷차림에 신경써라

서양에서는 패셔너블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한국 여성 눈에 들려면 반드시 멋지게 보여야 한답니다.
한국 여성과 데이트할 때는 최소한 탱크탑이나 싸구려 슬리퍼는 피하는 게 좋다고 썼네요.
만약 정말 한국 여성에게 잘 보이고 싶다면, 그냥 한국 남성들이 옷 입는 것을 따라 입으면 된다고도 써 있네요.

3. 날씬해져라

통통한 것도, 근육이 너무 많은 것도 안된다고 합니다.
Gym에 가서 운동하되, 근육을 많이 키우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날씬하게 만드는 운동을 하라고 써 있네요.
이 지침서를 작성한 남성은 "한국 여성들은 다 엄청나게 날씬하니까 우리도 날씬해야된다는 점에 별로 불만은 없어." 라고 납득하고 있네요.

4. 확실하게 관계를 정의내려라

서양에서는 "우리는 언제부터 정식으로 사귄거고, 지금 우리의 관계는 이런 정도이고...블라블라"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진행되지만, 그런 방식은 한국 여성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확실하게 "내 여자친구가 되달라" 고 말하지 않으면 한국 여성은 본인에게 관심이 없다고 오해하고 그냥 떠나버릴 수도 있다고 썼네요.

5. 한국인 친구를 사귀어라

한국 친구가 있다는 사실은 외국인이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검증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하네요.
가끔 한국 여성이 "혹시 한국 친구 있어?" 라고 물으면 반드시 한국인의 이름을 대라고 충고하네요.
한국 친구가 그 남성을 친구로 받아들였다는 사실로 인해 한국 여성은 외국 남성을 더 믿고, 그가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외국인이라고 생각해줄거라고 합니다. 

이상 다섯 가지가 가장 중요한 팁이라고 하는군요.
이것으로 어제에 이어 외국인이 한국 남성/여성과 연애성공하는 비법을 다 소개했습니다.
다 읽어보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음....사실 지금부터 제가 할 이야기를 써야할지 말아야할지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읽으면서 느끼셨겠지만, 한국을 경험한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것" 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어제의 글도 그렇고, 이번 글도 상당부분 제가 여과하고 순화해서 소개한 것인데요.
사실 이 외국인들은 한국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superficiality" (겉치레) 라고 명시하고 있었습니다.
사전을 찾아보시면 알겠지만 영어로 superficiality 라는 말은 과히 좋지않은 뜻을 내포하고 있답니다.

제가 여과한 내용들을 짧게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한국 남성과 사귀려면 굶어서라도 날씬해야 한다. 그들은 여자가 건강하지 않더라도 날씬한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한국 여성과 사귈 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에게 잘 보일 수 있는 사회적 지위이다.]
[한국에선 내면보다 외모만이 중요하다]
이 밖에도 차마 옮기기 싫은 내용도 있었답니다.
물론 저도 알고 있고, 이 외국인들도 한국인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편적으로 그러하다" 고 썼더군요.

제가 이 포스트를 작성하게 된 동기는 처음에 읽은 "한국어 교재로 작업거는 밥법" 이 너무 재밌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계속 읽다보니 재밌기는커녕 씁쓸하기만 합니다.
저도 미국인 친구들이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저를 통해 한국에 대해 들었거나 단기간 여행을 했을 뿐, 한국에 가서 생활하며 한국인들과 지낸 경험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몇 년씩 지냈고, 한국인들과 연애까지 했다는 이 외국인들의 글을 읽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인들이 외모관리를 중시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알지만, 외국인들에게 저런 말까지 들을 정도인 줄은 몰랐거든요.
오로지 스스로 원해서 노력하는 것이야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겠지만 "예쁘지 않으면 여자취급 못 받아서", "성공하지 않으면 남자취급 못 받아서", 혹은 "외모가 별로면 사람 취급 못 받아서",  사람 대접 받으려고 외모와 지위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은...글쎄요....어떻게 생각해야 할런지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저는 이 이야기를 할지말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엄청난 악플세례가 예상되기 때문이죠.
조금이라도 한국의 좋지않은 면이 보이는 포스트에는 늘  "교포는 입 닥쳐라" "한국인도 아닌게 xx 한다" "한국에 발도 들이지 마라" "매국노" 기타 등등 악플이 많이 달렸었습니다.
같은 내용의 글을 써도 본국인이 쓰면 "개념글" 이 되지만, 교포가 쓰면 "한국 비하글" 이 되어버립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동안의 포스트를 통해 누누히 밝혔듯이 교포 1.5세로서 스스로를 미국인이 아니라 "현지화 과정을 거치며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 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검은 머리 외국인의 한국비판이 아닙니다.
비록 이제는 떠나왔지만 아직도 고향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의 마음일 수도 있겠고, 혹은 내 조국이 외국인들 눈에 좋게만 비춰지길 소망하는 비현실적인 바램일 수도 있겠죠.

물론 아무리 제가 스스로 한국인이라 여긴다한들 한국사회에서 살고 있지 않는 한, 본국에 계신 분들과는 다른 방향의 삶을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들도 원치 않지만, 한국사회의 현실이 그것을 용인하고 심지어 강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편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도요.
그러니 외국인은 아닐지라도 결국 외부인일 수 밖에 없는 제가 "여러분,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지 마세요!" 라는 말을 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때로는 눈을 감고 살면 더 자유로워질지 모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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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여러분이 싫어하시는 "거만한 교포" 들에 대해 한 말씀만 더 드릴게요.
솔직히 제가 봐도 짜증나는 거만 떠는 교포들이 있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요, 교포라서 한국인들에게 거만한 게 아니랍니다.
그냥 원래부터 그런 성향을 타고난 사람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교포가 아닌 본토 한국인들중에도 타인을 무시하고, 과시하는 성향의 사람이 있는 것처럼요.
본래 성향이 그러한 사람들이 외국에 산다는 것을 또 하나의 과시할만한 조건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뿐이지, 외국에 살기 때문에 거만해지는 것은 아니랍니다.
일례로 제 주변에는 한국 방문을 자주한다는 이유로 자주 못 나가는 저한테 거만 떠는 교포들도 있어요. ^^;;
그저 그런 성향을 지닌 사람들의 습관일 뿐이죠.
여러분이 "재수 없어!" 하시는 그런 교포들은 같은 교포들도 탐탁치 않아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위험한(?!) 글이 겁도 없이 지루하게 길어졌지만, 참고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