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elcome to California

미국인에게 물으면 피곤해 지는 세 가지는?!

by 이방인 씨 2012. 3. 30.

전에도 여러번 언급했지만, 미국인들은 어릴 적부터 토론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랍니다.
일대일 토론은 물론 그룹 토론에도 아주 능하고, 의견 교환하는 것을 좋아하는 민족이죠.
그러나!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다고 하죠?
오늘은 썩 친하지 않은 미국인에게 물으면 골치 아파질 수가 있는 세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첫번째 - 내 나이 묻지 마세요~♬♪♩

연령을 불문하고 나이로 차별하는 것을 영어로는 Ageism 이라고 부릅니다.
미국인들이 제일 열심히 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온갖 차별에 맞서 항의하는 것인데요. ^^;
원래 존댓말도 없을 뿐더러, 어른들에 대한 별다른 예절이 없는 나라이기도 한 까닭에 나이 들었다고 특별대우 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인도적인 차원에서 노인을 도와주려는 마음은 있죠.
하지만 나이 드신 분들중에서도 젊은 사람의 도움을 싫어하는 분들도 있을 정도랍니다.
지난번에 미국의 이력서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고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것도 다 나이로 인한 차별을 막기 위해서랍니다.
2012/02/19 - [이방인 이야기/캘리포니아에서는] - 미국 친구들이 한국 이력서 보고 깜놀한 사연!

그렇다고 미국인들이 서로 나이를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은 물론 아니겠죠?!
일단 친해지면 미국인들도 May I ask~ 라는 단서를 붙이고 나이를 물어봅니다.
특히 20대의 젊은이들은 스스럼없이 나이를 밝히는데, 재밌는 것은 나이 들면서 말하길 꺼린다는 거예요. ^^

두번째 - 정치 성향은 아버지와 아들도 싸우게 해

수 많은 정당들이 생기고, 없어지고, 합쳐지고, 나눠지고 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정치제도가 확립된 이래 단 2개의 당만이 존재해 왔습니다.
바로 Republicans (공화당) Democrats (민주당) 이죠.
간단히 설명하자면, 공화당은 뿌리깊은 백인 보수세력이고, 민주당은 진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는 민주당이고, 조지 부시는 공화당이죠.
민주당은 부자 증세나 빈곤층 지원, 의료법 개혁등의 서민 복지를 적극 추진하는 반면, 공화당은 부자 백인들만을 미국인으로 생각한다는 비아냥을 들을만큼 부자들에게 관대합니다.

단 2개의 정당만이 존재하다보니, 정치갈등은 오히려 첨예할 수 밖에 없죠.
가끔 미국인들이 정치이슈를 토론하다가 미친듯이 싸우는 광경을 보게 되는데, 정말 치열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정치 및 경제 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받는 탓에 미국인들은 참으로 정치에 관심이 많습니다.
관심이 많은만큼, 할 말도 많아서 미국인에게 정치이슈를 물으면 조금 피곤한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답니다.
당이 2개 뿐이라 지지세력도 양분될 것 같지만, 사실 미국에는 3개의 정치 성향이 존재합니다.

이 이미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닌, Pissed off (아오~빡쳐!) 에 체크 돼 있네요. ㅋㅋ
전 세계 어디나 정치인들의 무능함에 화가 나는 건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세번째 - 내가 믿는 신을 알려고 하지 말라!

현재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에 자유가 적용되는 나라죠.
기본적인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비롯해 심지어 악플의 자유까지 헌법으로 보호받는 나라인데요. -.-^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종교의 자유입니다.
애초에 미국의 건국의 시초가 된 것이 바로 영국의 종교 탄압 아니겠습니까.
그러다보니 미국은 어떤 이유에서든, 종교적 차별은 위법이며 금기사항입니다.
심지어 9.11 테러로 엄청난 희생자를 내고 무너진 World Trade Center 근처에는 이슬람 종교건물인 모스크가 있음에도 여전히 무사하다고 합니다.

또한 미국에서 늘 심심치 않게 갈등을 빚는 교과목이 바로 생물 (Biology) 인데요.
그 이유인 즉슨, 생물 시간에 최초의 유인원이 인류로 진화하는 과정을 가르치는 것에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논리로는 인간은 진화한 게 아니라, 신이 아담과 이브를 창조했으니까요.
또한 반대로 생물시간에 창조론을 언급하는 것도 수 많은 사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특정 종교적 믿음이 과학적 사실을 대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죠.
워낙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요즘에는 주마다 법이 틀리지만, 어느 주에서는 어떤 과목이든 수업시간에 모든 종교적 언급을 전면 금지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로 종교에 민감하다보니,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상대방이 먼저 밝히기 전에는 종교를 묻지 않는 것이 보통이랍니다. 

오늘은 미국인들에게 섣불리 물었다가 정신이 급 피곤해질 수 있는 세 가지의 토픽에 대해 써 봤는데요.
어떻게 보셨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