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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한국보다 미국에서 쇼핑하고 싶은 이유

by 이방인 씨 2012. 3. 27.


제가 개인적으로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번째는 지난번에 소개했던 요식업 문화이구요. 
2012/03/21 - [이방인 이야기/한국 이야기] - 미국에서 느낀, 한국이 세계최고인 그것은?! 
두번째는 바로 한국의 패션입니다!
취향이라는 것은 이미 어린 시절에 완성되는 법이죠.
저처럼 한국의 예쁜 옷들을 많이 보고 자란 여성은 미국에서 마음에 쏙 드는 옷을 사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미국에 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미국과 한국의 패션센스가 상당히 다릅니다.
아, 물론 연예인들이나 부자들처럼 돈이 많은 사람들의 센스는 전 세계 어디나 비슷하더군요.
하지만 보통 서민들을 기준으로 했을때, 미국은 훨씬 단순하고 실용적인 옷들을 선호합니다.
또 스타일리쉬한 옷이라고 하면 대부분 섹시함을 내세운 디자인이라 전 꿈도 못꾸죠. -.-^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예쁜 옷이나 신발들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나갈 지경인데요.
제가 구매가 아니라 구경이라고 쓴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사고 싶지만, 미국의 의류매장 문화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한국에서 쇼핑할 때 조금 불편한 점들이 있더군요.

첫번째 - 많이 입어보면 눈치 보여요

미국에서는 의류매장에서 어떤 옷이든 몇 번씩 입어봐도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탈의실에 들어갈 때, 옷 10벌을 한번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있을 정도로요.
가지고 들어간 옷의 수가 적힌 번호판을 나눠주고, 나올 때 확인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사항이 없습니다.
심지어는 그것마저 확인 안하는 매장도 있구요.
원하는대로 입어볼 수 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번에 입고 볼 수도 있어서 미국에서 옷 살 때 참 편합니다.
옷을 살 때 가능한 최대로 입어보고 사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라, 매장 직원 그 누구 하나도 눈치를 주거나 신경을 쓰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좀 다르더라구요.
예전에 한국에 나갔을 때 친구랑 쇼핑을 갔었는데, 겨우 한 두벌 입어보는건데도 점원이 지나치게 참견을 하는 바람에 피곤해지고 말았습니다.
입어보면 사야한다는 무언의 압박도 조금 느껴졌었구요.
더욱 최악인 것은, 키가 170을 넘기는 친구가 조금 짧게 디자인된 상의를 입어보려고 하자 점원이,

그건 언니 (도대체 왜 언니라고 부를까요?) 한테는 짧아요.
하면서 아예 입어보지도 못하게 하더라구요.
솔직히 얘기하면 같은 상황이 미국에서 벌어졌다면 (그럴 가능성은 적지만요), 기분이 상한 손님이 매니저를 불러서 항의하면 그 점원은 엄청나게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거예요.

두번째 - 교환/환불이 왜 이리 힘든지...

옷을 사다보면 매장에서는 참 예뻤는데, 집에 와서 보니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허다하죠?
실컷 입어보고 사도, 여자들 마음이 잘 바뀌는 건 마찬가지라서 미국에서도 교환/환불을 많이들 합니다.
미국에서는 교환이나 환불도 옷을 사는 것만큼이나 간단하고 쉽습니다.

이건 실제로 제가 쇼핑한 영수증입니다.
영수증이 있으면 30일 안에 환불을 해준다고 쓰여있죠?
매장마다 조금씩 룰이 다르지만, 보편적으로 미국에서는 영수증이 있으면 30일안에는 무조건 전액 환불입니다.
택이 떨어져 있어도 마찬가지로 전액 환불해줍니다.
심지어는 입은 흔적이 있어도, 옷이 손상되지 않은 상태라면 전액 환불해주는 곳도 있기 때문에, 간혹 몰지각한 사람들이 이런 환불제도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한 달이 지나도, 90일안에 가져오면 동일 금액의 상품권으로 교환해줍니다.

독립 의류 매장들보다 거대한 백화점들은 더더욱 서비스가 좋습니다.
주로 고가의 물품들이다보니, 당연히 그래야겠죠.

이건 미국 서부의 대표적 백화점 Macy's 라는 곳의 교환/환불 정책입니다.
구매일로부터 180일까지 전액 환불을 해주고 있습니다.
한국 백화점들은 대부분 최대 2주동안만 교환/환불을 허용하고 있더라구요.
이래서 
솔직히 저는 한국에서 쇼핑하기가 조금은 꺼려집니다.
너무 너무 예쁜 물품들에 침이 줄줄 흘러도, 이것 저것 다 생각하면 조금 디자인이 후져도(?) 미국에서 사는 게 마음 편하겠다 싶거든요.
오늘 포스팅을 위해서 한국의 환불규정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는데, 지식인에 이런 질문이 있었습니다.
매장 직원하고 입씨름 해야할 것 생각하면 벌써 머리 아픈데, 환불 노하우 좀 알려주세요.
이 질문 하나로, 한국분들이 환불/교환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또 반대로, 누가봐도 실컷 입었던 옷을 교환해달라고 가져오는 사람이 많다는 매장 직원들의 하소연도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매장에서는 환불에 깐깐할 수 밖에 없게 되니 정당하게 환불을 받아야 하는 손님들까지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포스트 쓰면서 느낀거지만, 한국에 계신 분들은 전부 쇼핑하실때 신중해지실 수 밖에 없을것 같아요.

오늘은 환불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즐겁게 읽으시진 못했겠네요. ^^;;
그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