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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왜 미국인들은 아무나 총이 있을까?

by 이방인 씨 2012. 2. 21.

 

미국의 총기류에 대해 알고 싶다는 분 (Rare Air 님)도 계셨고 해서, 오늘은 미국의 총기법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도대체 왜 총기소지를 규제하지 않는지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실것 같은데요.

 

왜 미국인들은 개나 소나 그 위험한 총을 합법적으로 가질 수 있는거야?

 

그 이유를 알아내려면, 미국의 독립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미국은 1775년부터 1781년까지 영국과 독립전쟁을 벌였습니다.
이 시기에 보스턴, 사라토가, 요크타운 등지에서 유명한 전투들이 벌어지기도 했죠.
결국 1783년 파리조약에 서명함으로서 영국은 미국의 독립을 공식 인정하게 됩니다.

그 후 이제 영국 출신이라기보다 '미합중국' 국민이 된 사람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얻어낸 자유에 더할나위없는 자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애초부터 종교의 자유를 위해 미국행을 택한 청교도들의 후예이니만큼, '자유' 라는것이 곧 미국의 건국이념이며 존재이유가 된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의 애국가의 가장 중요한 소절에도 나타나 있습니다.

Land of the free and the home of the brave. 자유로운 자들의 땅이며, 용감한 자들의 집

한마디로 줄이자면, 미국은 용감한 자들이 싸워 얻어낸 자유로운 땅이라는 얘기죠.
이렇게 독립전쟁이 끝난 후, 미국인들은 어렵게 얻은 자유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결심합니다.
외부세력으로부터, 그리고 그들 자신으로부터도 지키기로 한거죠.

1791년 미합중국 의회는 국가헌법의 두번째 조항을 통과시킵니다.
바로 The right of the people to keep and bear arms 로, 번역하면 '시민들의 무장할 권리' 가 됩니다.
영국이라는 통치자 계급에 진저리가 난 미국인들은, 새로이 생겨난 자신들의 정부조차 경계했던 겁니다.
중앙정부가 생겨나자,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독립투사들은 혹시나 미국정부가 시민들의 자유를 탄압하는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염려를 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생겨난 것이 바로 일반시민들의 무기소지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입니다.
미합중국 중앙정부가 각 주의 자치정부나 시민들을 위협할 경우, 언제든지 맞서 싸울수 있도록 무력을 허락한 셈이죠.
그리하여, 독립초기에 통과된 이 헌법 조항으로 인해 미국은 모든 시민이 무장할 권리를 가지게 되죠.

그 후 미국에는 또 한번 무력전쟁이 발발했는데, 바로 링컨의 승리로 끝난 미국 남북전쟁이 있죠.
이것은 외부세력이 아닌, 미국의 남쪽과 북쪽이 벌인 전쟁으로 미국에서는 Civil War (내전) 라고 부릅니다.
이 당시에도 무장한 시민군이 양측의 주병력이었습니다.
이렇듯 미국인들은 역사적으로 일반 시민들의 무장에 거부감이 없습니다.
자신들의 자유와 목숨을 스스로 수호하기 위한 당연하고 자랑스러운 권리라는 인식이 있는것이죠.

또한 독립과 남북전쟁의 격동의 시기가 지난 후에도 서부 개척시대에 들어서면서 총기류는 미국인들의 삶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라함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총잡이와 보안관이 등장하는 그 서부영화들의 배경이 된 시대로, 영화속에서 보듯이 총 없이는 목숨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였죠.
개척시대의 미국의 생활상에 대해서는 예전에 포스트 한 적이 있습니다.


2011/10/18 - 처음보는 미국인이 방긋방긋 잘 웃는 이유는?! 

이렇게 위험한 시대를 지나면서 Self-Defense (자기방어)는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인간의 기본 권리가 되었습니다.
현재에도 미국 만큼 광범위한 정당방위 행위가 용납되는 나라가 없을 정도입니다.
바로 몇 개월전에도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집에 총기류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안젤리나 졸리는 "would kill to protect her family" 라고 말했다더군요.
이 말은 곧, 그녀는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살인행위 (kill) 할 용의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식으로 생각하면, 헉! 무서워~ 하겠지만, 미국에서는 본인이 위협을 당할 경우 상대방을 죽이게 된다고 해도 이것은 정당하고 용감한 행위로 인식되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의 더 큰 문제점은 총을 가지고 있는 범죄자들이 많다는 데 있습니다.
다른 포스트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저희 집에도 가끔 총기류 광고지가 날아오곤 합니다.
작은 권총같은 경우는 단돈 $300에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왠만큼 불량하다는 사람은 거의 다 총을 가지고 있죠.
총기를 소지한 범인들을 상대하다 보면, 경찰들은 그들보다 더 뛰어난 무기로 무장을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죠.
때문에 미국 경찰들은 실제로 헐리웃 영화에 나오는 총기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범죄자들은 언제나 경찰과 맞서 싸워야만 하는 입장이죠.
경찰에 질 수 없는 범죄자 조직은 더더욱 강한 총기로 무장합니다.
그렇게 되면 언제나 경찰에만 의존할 수만도 없는 일반 시민들은 더 강력해진 범죄자들 때문에 불안에 떨며 방어용 총기를 구입하게 되구요.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되면서 미국은 경찰도, 범죄자도, 그리고 일반 시민들까지 총기를 가지게 되는 것이죠.
일반 시민들 중 범죄 기록이 없는 사람은 누구나 총기를 가질 수 있고, 또한 각 주마다 법이 틀리기 때문에 어떤 주는 총기를 구입할 경우 경찰에 등록을 해야하는 반면, 어떤 주는 아예 등록조차 필요없는 곳도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할렘이나 갱조직과는 거리가 먼 한적한 소도시의 주택가에 살고 있어서 총기사고는 다른 지역 이야기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한 2년전쯤 저희 집 근처에서도 총기사고가 있었습니다.
저희가 매일 찾는 단골 주유소에서, 개솔린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격분한 어느 손님이 주유소 주인과 다른 손님들을 향해 총을 일곱발이나 난사하고 달아났습니다.
주유소 주인은 사망했고, 다른 손님들도 다치거나 차가 모두 파손되었습니다.
일주일에도 몇번은 들리던, 집에서 5분거리의 주유소에서 그런 사건이 발생했으니 저희 식구들 모두 머리칼이 쭈뼛 설 정도로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총을 쏜 사람 역시 그 주유소의 고객이란 사실은 곧, 그 사람은 우리 동네 사람이라는 얘기니까요.

그 사건 이후, 아무래도 가족을 보호해야하는 가장이기 때문에 아버지가 걱정이 심하셨는지 "우리도 방어용 총기 하나쯤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고 고심하시더군요.
그런데 저희 식구들은 다들 새가슴이라 그런지, 집에 총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서울 것 같아서 결국 흐지부지 되었지요.
지금도 저희 가족의 마음 한 구석에는 불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느끼고 있는 정도의 불안으로, 여기서 살기로 작정했다면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하는 애로사항이죠.

미국내에서도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총기류 소지를 법으로 금지하자는 의견도 제시되곤 하지만, 결과는 늘상 마찬가지입니다.
선조 때부터 이어온 자랑스런 자유수호와 자기방어의 당연한 권리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쪽이 이긴답니다.
타민족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이것이 곧 미국의 건국이념이기 때문에 많은 미국인들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자긍심인 셈입니다.

 

이것이 총기소지를 옹호하는 일반 미국 시민들의 생각이라면, 제도적인 문제로는 NRA를 들 수 있습니다.
Nationa Rifle Association이라는 미국총기협회는 본인들의 돈벌이에 장애물이 될 총기규제법 따위는 제정되게 놔두지 않습니다.
세계 지하경제를 움직인다는 유대인들과 부자 백인 보수층이 장악하고 있는 NRA는 공화당 의원들에 막대한 로비를 하며 총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돈과 권력으로 무장하고 있는 한, 미국의 총기 소지 규제법이 제정될 날은 요원해 보입니다.

하아~ 오늘도 얘기가 너무 길어졌죠?
저는 말을 좀 짧게 줄이는 방법을 연구해야겠어요. 

좀 무서운 이야기를 늘어놓긴 했지만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댓글4

  • Kwiksand 2012.02.21 18:16 신고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빨리 쓰실줄은 몰랐는데요. ㅋ

    마이클 무어 감독의 'Bowling for Columbine'을 아주 오래 전에 한번 봤는데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검색해보니 그 다큐멘터리가 나온지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그리고 만약에 제가 미국에 가서 살게 된다면 (그럴 계획이 있는건 아니구요)

    총부터 살거 같네요. 없이 사는게 좋겠지만 그 동네가 그렇다하니 몇자루 장만하게 될 듯.

    게다가 이런거 저런거 다 제외해도 원래 남자들은 멋진 무기를 보면 끌리는 그런게 있잖아요.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얘기했다가 그래도 나는 총을 사겠다고 한다는 점에서 앞뒤가 안맞는거 같긴 한데.

    아무튼 오늘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답글

    • 이방인 씨 2012.02.22 04:29 신고

      네, 저도 소재가 고갈되던 참이라 ㅋㅋㅋ 그리고 평소에 미국에 살면서 왜 이 나라는 이렇게 위험한 총기를 허용하는걸까 궁금해서 많이 찾아본 것들이거든요. 글에 쓴대로 처음 취지는 용감했지만, 요즘 미국인들은 그런 선조들의 긍지보다도 그저 총이 주는 power 랄까, 그런 것에 더 길들여져 있죠. 암튼 총기류 허용의 부작용이 정말 심해죠. 불필요하게 죽는 사람도 너무 많구요. 이젠 정말 통제가 안될 지경이라, 총기를 가진 인구가 너무 많아서 총기허용반대 얘기가 나와도 소용도 없구요.

  • JM 2012.08.16 23:30

    잘읽었어요ㅎ여러모로 유익한 정보를 알아갑니다 그런데 외국인도 총기를 총기상점에서 구입이 가능한가요?
    답글

    • 이방인 씨 2012.08.17 04:28 신고

      총기관련법은 주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대답을 해드리지 못하겠네요. ^^;; 하지만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외국인은 총기구매를 하지 못합니다. 지난 9/11 테러이후 미국 전역에서 외국인의 총기구입규제가 강화되서 아마 다른 주에서도 힘들지 않을까 예상은 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