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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인 친구의 젓가락에 대한 생각에 살짝 놀랐네!

by 이방인 씨 2015. 3. 23.

마 전에 미국인 친구 두 명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메뉴는 차이니즈~! 포장된 음식을 받아들고 미국인 친구들은 포크를, 저는 젓가락을 하나 챙겨 식당 밖으로 나오는데 친구 하나가 이런 말을!


중국인들은 어마무지하게 앞서나간 문명의 창조자들었는데
어째서 포크를 생각 하고 젓가락을 만들어냈을까...

 

뜨~어~헉~

 뭐시라고라고라~?


시방 너의 발언은

포크 > 젓가락

이란 말이뇨?


음...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시나요?
저는 제가 아시안이라는 사실을 떠나서 포크보다 젓가락이 훨씬 고차원적 도구라고 생각하거든요. 포크보다 기능이 다양하잖습니까. 단지 음식을 집는 것뿐만 아니라 찢고, 모으고, 쌓고,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젓가락인데 미국인 친구는 어찌하여 포크가 젓가락보다 더 발달한 도구라고 생각했을까요?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물어봤더니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젓가락보다 쓰기 편하잖아.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그렇습니다. 미국인들의 User friendly 개념으로 접근하면 도구의 기능보다 사용자의 편리함 더 중요한 것이죠. 요컨대 사용법을 배.워.야.하는 도구보다 손만 있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포크가 더 나은 발명품이라는 겁니다. 이쯤에서 제가 친구에게 젓가락이야말로 차원이 높은 도구라 역설할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되지 않을 일에 에너지를 쓰기에는 너무 게으른 녀석인 바, 맘 편하게 포기하고 이렇게 정리하고 말았습니다.


아마 식생활의 차이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중국인들이 먹던 음식을 집기에는 젓가락이 적합했겠지.


네, 맞아요! 사실 저도 젓가락의 발명 유래에 대해 몰라요!
그래서 둘러댔어요!

아시는 분들의 한 수 가르침 바랍니다.

 

그런데 친구의 젓가락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또 이렇게 말하지 않겠어요?


게다가 젓가락은 다 나무지?
왜 Silverware (은/금속 식기류)를 만들지 했을까?


풉~!

누가 젓가락은 다 나무라고 씨불거리 말하더냐?
내 고향 한국에는

 

 이런 거!

 

 저런 거!

 

심지어 요런 거!

까지 있단 말이다.

 

왜 Silverware를 만들지 못했냐는 말에 살~짜~기~ 뒷골이 당긴 저는 바로 다음 날 한국의 집집마다 하나쯤은 있는 벨벳으로 된 상자 속에 들은 고급 수저 세트를 어머니 몰래 꺼내 친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말과 함께 말이죠.


다른 아시아 나라에서 왜 Silverware를 안 쓰는지 나도  모르겠는데
우리는 뭐, 요 정도 (사실 어머니께서 손님 오실 때만 꺼내시는!) 수저는
집에서 개밥 말아줄 때도 쓰니께~ 잉~


블링블링한 한국의 젓가락을 본 친구는 나무나 플라스틱이 아닌 젓가락은 처.음. 봤다며 COOL CHOPSTICKS! 라며 신기해하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어머니께 들키지 않고 수저를 벨벳 상자속으로 잘 돌려보냈답니다.

외국에서 살다 보면 때로는 한없이 유치한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이런 걸로 자존심 세우게 되는 일이 종종 있지요. 지나고 나면 낯 뜨겁기도 한데, 뭐 어쨌든 이걸로 제 미국인 친구는 한국인들은 쇠젓가락을 쓴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요.

하하핫!
MISSION COMPLETE


그럼 여러분, 신나는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