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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 답정너 친구에게 당하다니... 분하다!

년엔가... 한국에서 크게 유행했던 "답정너"라는 말이 있죠?


해져 있으니 는 대답만 하면 돼


의 줄임말로 자신이 원하는 답을 들을 때까지 상대방을 몰아가는 압박화법을 선보이는 사람들에게 붙여진 별명인데요. 직접 내뱉기에는 속보이지만 상대방에게 굳이, 기어이, 한사 알리고 싶은 자신의 자랑거리를 떠벌리려는 의도로 일종의 유도신문을 하는 사람이랄까요. 답정너의 대표격으로는 상대방에게서 어.떻.게.든. "너 예뻐"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이런 거죠.

 

말을 건 여성은 아마도 친구로부터

"그래, 너 윤아 닮아서 예뻐"

라는 말을 듣고 싶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자기 입으로 "나 윤아 닮아서 예쁘지?"라고 물을 수는 차.마. 없기에
'다른 사람들이 그러던데 네가 보기에도 그러하냐?' 라며 우회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답으로 몰아가고 있죠.
하지만 상대방은 이미 답정너의 의도를 간파하고

"야 우리집에 놀러와"

라며 '옛다, 한 번 놀아줄 테니 그 입 다물라' 퇴치법을 1차적으로 시전하고 있네요.


아직까지는 겸손이 미덕이요 예절인 한국 사회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기 자랑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 어서 해 다오~ 네 입으로 내 칭찬을!' 하고 부탁하는,  어찌 보면 귀여운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류의 온라인 게시물을 볼 때마다 '아마 여중고생쯤 됐나 보다' 하고 웃곤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며칠 전에 제가 미쿡인 친구에게 답정너 공격을 제.대.로. 당하고 말았네요. 미쿡판 답정너는 어떤지 한 번 들어 보세요.

사실 그 친구는 평상시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여성입니다. 사시사철 민낯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이곳에서 그녀는 늘 풀메이크업을 장착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같이 있다 보면 그녀가 얼마나 자주 화장을 고치거나 머리를 빗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서양인답게 시원시원하고 또렷한 이목구비에 화장도 솜씨좋게 하니 충분히 예뻐 보입니다. 하지만 전투태세를 갖춘 주걱턱과 전형적인 백인 하체비만 체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꽤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녀가 며칠 전 제게 자신의 외모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답정너 친구: 오~ 내 머리칼은 너무 볼륨감이 없는 것 같아. 집에서는 괜찮은데 밖에만 나오면 건조해서 그런가, 마음에 안 들어! (그녀는 찰랑거리는 풍성한 컬이 들어간 머릿결로 유명합니다.)

방인 씨: 그게 무슨 소리야. 모두가 네 머릿결이 얼마나 좋은지 다 아는데. 오늘도 예쁘다.

답정너 친구: 흐음~ 그래? 그럼 다행이고. 고마워. 아휴~  그런데 내 눈 좀 봐! 피곤해서 그런지 눈동자가 밝질 않아. (그녀는 밝고 또렷한 눈동자와 유난히 맑은 흰자위로 또 유명합니다.)

방인 씨: 걱정하지 마. 피곤해도 네 눈은 반짝거리니까.

답정너 친구: 그래? 고마워. 그런데 또  blah~ blah ~ blah~

끊임없이 자신의 얼굴에 대한 불만을 (참으로 재밌게도 남들에게 칭찬받는 부위만 언급하고 정작 고민될 법한 단점은 하나도 말하지 않더군요.) 털어놓으며 "나 완전 엉망으로 보이지?!!" 라며 제게 그 최후의 대답을 종용하길래 저는 아무 저항심 없이 그녀가 원하는대로 해 주었습니다.


엉망으로 보이는 날에도 너는 킹왕짱 예뻐.

 

드디어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들은 그 친구, 만면에 미소를 띄며 제게 이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그래, 너도 어려 보여."

어려 보여
어려 보여
어려 보여

 

오냐... 입이 삐뚤어져도 나한테는 "예쁘다"는 말은 못하겠다는 뜻이렷다.
아놔~ 머릿결이 찰랑거리고, 눈이 반짝거리는 이 잡것을 우째쓰까나~


라는... 생각도 한 순간일 뿐, 맛있는 걸 잔뜩 먹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I'M HAPPY~' 상태가 되어버렸네요.

 

얼굴 예뻐봤자, 그걸로 배가 부르길 하냐 뭘 하냐~
먹고 죽어야 때깔이 고운 예.쁜. 귀신이 된다.
어차피 살아생전에는 이미 그르친 일,
차라리 피부미귀가 되어 저 세상에서 2차전을 도모하련다!


여러분도 맛있는 음식 드시고 신나는 월요일 시작하세요! 유후~

  • 미우  2014.10.27 07:31 신고

    어떻게 칭찬을 듣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은 것 같아요 ㅎㅎ

    • 들꽃처럼 2014.10.27 14:48

      저는 칭찬 듣는거 좋아하지 않아요
      아마도 성장 과정 중 저 보다 많이 뛰어났던 두 오빠를 둔 부작용인듯 한데요...
      칭찬을 들으면 뭐! 담에 또 잘하라고??? 싶어
      오히려 튕겨나간답니다
      별나죠?
      제가 봐도 별나긴 하네요~~~~ ^^

  • 잠팅이여우 2014.10.27 08:40

    저 세상에서의 2차전이라...
    저도 참전을 희망하는 바입니다!!!^^
    전투 준비를 위하여.. 점심전 비스켓을 찾아 티타임을 즐기고 와야겠네요~
    배고픔을 참고 자는 저를 벌하려는듯 어제 새벽 그리도 천둥 번개에 폭우까지..
    지금도 하늘이 화를 풀지 않은 걸 봐서는.. 엄청 먹어야 할거 같아요~^^
    비스켓 먹고 점심시간까지.. 1시간 30분여.. 잘 버틸 수 있겠죠??^^;;;
    이방인님도 배부른 월요일 되세요~^^

    • 들꽃처럼 2014.10.27 14:45

      아...
      배고픔을 느끼며 잠에 들었던 때가 언제였더라?
      결혼 전에는 아니 날 잡기 전에는 배고픈채로 잤던 기억이 어슴프레 떠오르네요
      지금은...
      배고픔이란 제 사전에 없답니다 ^^;;
      배고프면 손이 떨리고 정신까지 혼미해지는지라~~~~

      저도 다음 생애엔 미인으로 태어나길 소망해 봅니다~~~~♡♡♡

    • 잠팅이여우 2014.10.28 08:00

      답글 감사해요~ 따뜻한 답글을 보니 들꽃처럼님은 현생에도 미인이신게 분명해요!!!!^^
      저는.. 배고프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짜증을 잘 내서 .. 신랑이 제가 배고픈 듯한 눈치만 보이면 뭘 자꾸 먹으라고해요 ㅠ_ㅠㅋㅋㅋ
      아마 신랑도 제가 저 세상에서의 2차전에서 승리하길 바라나봐요 ㅋㅋ^^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랄께요 들꽃처럼님~^^

    • 들꽃처럼 2014.10.28 15:26

      미인이라는 말 한번 들어보고 싶오요~~~
      아흥흥
      세상엔 왤케 이쁘고 매력있는 사람들이 많은지~~~
      잠팅이여우님에게 미인이라는 단어를 첨 들어봤어요 ㅜㅜ

      다음 생에는 우리 모두 미인으로 태어나보자구요~~~~

  • 들꽃처럼 2014.10.27 09:37

    방인님 '답정너'도 아세요?
    전 하도 답정너 답정너 하길래
    조언을 구해놓고 자기 맘에 안드는 조언을 무시하는 사람에게
    '답을 정해 놓은 너'라 해서 답정너인줄 알았답니다 ^^

    항상 느끼는거지만..
    방인님이 진짜 미국에만 계신건가요?
    한국 자주 드나드시는거 아녀요? ㅋㅋㅋ
    유행어도 저보다 많이 아시는데다
    정제된? 국어실력을 가지고 계신거 같아서뤼~~
    전 교포들이 다들 국어 잘하는줄 알았는데
    꼭 다 그런건 아니더군요 ^^;;;
    어딘가 들어갔다가 버럭!해서 나왔다는... 히~~~

    그래도 우리 방인님 좋은 사람이네요
    전 저 친구같은 질문 들으면
    들은척도 안할꺼예요 아마.... ^^

    • UTA 2014.10.28 10:59

      방인님이 저보다 우리나라 말을 더 잘 구사하는 것 같습니다 ㅋ
      다행히도 로버트 할리씨 같은 태생이 외국인이었으면 분해서 열심히
      할텐데...한국분이시니~ 그냥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넘기고 있네요!
      방인님은 영어를 훨씬 잘하실텐데 --;;; 난 외국어도 어정쩡해가지고! 흐규흐규

  • UTA 2014.10.27 10:43

    답정너는 어디든 있더라구요 ㅋㅋ 제 친구(남자)들도 간혹 그런 말을 합니다. 그리곤! 저에겐 잘 생겼단 말을 안해요....ㅠㅠ

    • 들꽃처럼 2014.10.27 14:50

      ㅋㅋㅋㅋㅋㅋ
      원래 진짜 잘생긴 사람에겐 그런 말 안하잖아요
      말할새가 어딨어요
      쳐다보기도 바쁜데~~~~~~

    • UTA 2014.10.28 10:56

      남자든 여자든 옷만 잘 입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데
      전 옷도 대~ 충 입고 다녀서 별 미련도 ...없..네요..ㅠ

  • 2014.10.27 10:57

    비밀댓글입니다

    • 이방인 씨 2014.10.27 12:36 신고

      어라? 저도 사전에서 바른 단어를 찾아서 적은 건데 오타를 냈네요. -_-;; 아아~ 뇌와 손이 이제 따로 놀기 시작합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 지나가다 2014.10.27 14:40

    사람 사는 곳이라 다 그런가 봐요.
    그 친구분 이쁘다니 부러우면 지는 거니까
    부러워 하지 않을래요.
    이쁜것 보다 배 부르는게 더 좋으니까요.ㅋㅋ
    리뷰 잘보고 갑니다.

  • 존사모님 2014.10.27 15:19

    상당히 기 빨리는 대화네요
    먹을 것으로 에너지를 보충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아룁니다 ㅋㅋ

  • 맴매 2014.10.28 06:12

    제가 참 싫어하는 것중의 하나가 숨은 의도를 가지고 하는 말이에요...
    정말 예쁘다고 생각해도 그렇게 말 안해줄듯.. ^^

    • 존사모님 2014.10.28 19:18

      말을 안 해 주시면 위의 친구는 안 놔주고
      답을 얻을 때까지 대화를 계속 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속이 보이는 사람은 싫은 게 사실이에요

  • 맬역쟁이 2014.10.28 23:30

    2차전이랰ㅋㅋㅋ 이방인 너무 귀여워요
    이방인 처럼 저도 맛있는거 신나게 먹고 자야겠네요 ㅌㅋㅋㅋㅋ

  • 2014.10.29 19:46

    비밀댓글입니다

  • 최가을 2014.10.29 20:44

    아잉 너무 재밌어요!

  • 2014.10.30 08:46

    비밀댓글입니다

  • 2014.11.01 14:50

    내세 기약하는 방인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다리에 살이 너무 많다고 불평하는 제친구에게 이렇게 말한 적 있죠.
    "그럼 우리 나중에 능력있는 성인이 되어서 다리에 있는 지방 모아다가 지방이식수술이 필요한 사람들한테 기부하는 재단을 만들자"

    어휴..맞춰주기 참 힘들어요..

  • 밍밍 2014.11.01 19:57

    정말오랜만에 방인님블로그들어왔어요~ 역시재밌어요♥ 좋은하루되시길!

  • 레볼 2014.11.04 02:21

    글 재미있게 읽었어요. 미국친구 얄밉네요.

  • 2014.11.10 15:05

    오늘도 맑고(?) 밝은 방인님의 글 잘 읽고 갑니다~
    전 완전 방인님 팬이 된 거 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