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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서울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배우, 미국 드라마 주인공 되다!

by 이방인 씨 2014. 9. 14.

드 소식에 밝은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드디어, 마침내, 한인 2세 배우가 미국의 ABC 방송의 새 시리즈의 주인공 자리을 꿰찼습니다. ABC는 미국 굴지의 방송사 중 하나로 한국의 미드팬들에게도 친숙한 <Grey's Anatomy>, <Lost>, <Desperate Housewives> 등의 드라마를 비롯하여 <Dancing with the Stars>, <The Bachelor> 같은 예능오락 프로그램을 히트시킨 방송사입니다. 그런 ABC에서 오는 9월 30일부터 방송을 시작할 프라임타임 드라마의 주인공이 바로 한인 교포 2세라는 사실, 반갑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그 주인공은 제가 2년 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는 바로 이 사람이거든요!

2011/11/13 - [Welcome to California] - 이제는 당당한 헐리웃 스타, 한국계 배우 John Cho

 

John Cho


2년 전의 포스팅에 쓰여 있는 것처럼, John Cho는 서울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까지 한국에서 살았던 교포 2세랍니다. 그가 어떻게 U.C. 버클리에 다니던 대학생에서 배우가 되었는지는 지난 포스팅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John Cho가 주인공으로 활약하게 될 새로운 드라마는 시트콤 장르로 <Selfie>라는 제목입니다. 일전에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 Selfie는 '셀카'의 영어 표현이죠. SNS와 셀카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의 새로운 문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 제목을 Selfie라고 지었다네요. 방송사의 소개에 따르면, Selfie는 오드리 햅번과 렉스 해리슨 주연의 고전 명작인 <My Fair Lady>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원작에서는 심한 런던 사투리를 쓰는 가난한 꽃파는 처녀 오드리 햅번이 음성학 교수인 렉스 해리슨을 만나 교양미 철~철~ 넘치는 Fair Lady로 거듭나는데, 현대판 재해석 작품인 Selfie는 SNS와 셀카에만 열중하여 실제로는 친구 하나 없는 여주인공이 셀프 이미지 마케팅 고수의 도움으로 실제 세상에서 실제 사람들을 만나며 적응해나가는 내용이라는군요.

 


(abc.com)

즉, John Cho가 바로 Rex Harrison 역할이라는 말씀!


여주인공은 최근 Guardians of Galaxy에 출연했었던 스코틀랜드 출신 배우 Karen Gillan입니다. 남녀 주인공 이름에서부터 My Fair Lady의 향기가 강하게 풍기는데요. 여자 주인공의 이름은 Eliza Dooley (원작에서는 Eliza Doolittle) 남자 주인공 이름은 Henry Higenbottam (원작에서는 Henry Higgins) 입니다.

미국 메이저 방송사의 로.맨.틱. 코메디물에 아시안 배우가 주연으로 캐스팅되었다는 사실은 미국 방송가에서 뉴스거리가 될 만한 일입니다. Denver Post의 기사에 따르면 최.초.라는데, 미국 연예계 인종의 벽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겠죠. 아니나 다를까 John Cho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자 이런 제목의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스타 트렉의 John Cho가 장벽을 부수고, 로맨스물의 주인공이 되다.

 

 John Cho, 혁명적 캐스팅
과연 '로맨스물의 주인공' 허들을 넘을 수 있을까?

 

방송사는 아시안계 주인공으로 도박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장벽, 혁명, 도박이라는 극단적 단어들이 등장할 정도로 
 새로운 시도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많은 다른 기사에도 "Asian American"이라는 단어를 포함시켜, 아시안계임을 강조할 정도로 의외의 사건이었나 봅니다.

사실 아시안계가 주인공이었던 미국 프로그램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닙니다. 대표적으로는 역시 재미교포 2세 여성 코미디언인 Margaret Cho를 주인공으로 한 한국인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 시트콤 <All American Girl>이 있었죠. 관련 포스팅은 아래 있습니다.

2011/10/29 - [한국 이야기] -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계 여성은?!

이 밖에도 아시안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아시안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있었지만 이렇다할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주 시청 인구가 백, 흑, 히스패닉 미국인들이니 관심도 크지 않고 공감대 형성도 어려웠기 때문이겠죠. 바로 그런 이유로 <Selfie>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방송관계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과연 로맨틱 코메디 장르에서 아시안 남자 주인공이 어떤 결과를 낼 지 업계가 지켜보고 있는 셈이랄까요.

많이들 들어보셨으리라 짐작하지만, 미국에서는 아시안 여성의 이국적 매력이 통하는 경우가 꽤 있지만 아시안 남성은, 아직까지는 이성에게 어필하는 매력을 크게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John Cho가 이미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로맨스물의 주인공으로 반신반의하는 내용의 뉴스들이 나오는 이유겠지요.

하지만 파일럿 과정을 거치고 정규 편성이 된 만큼,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제 눈에는 너무 멋진 John Cho, 부디 편견의 벽을 넘어 아시안 배우도 얼마든지 로맨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Selfie> 대박 기원!

여러분 신나는 일요일 유후~


※ 로맨스물과는 연이 없었지만 7,80년대에 자니 윤씨가 미국 내에서 엄청난 인지도를 쌓으신 적이 있었죠. Johnny Yune이라는 이름으로 배우이자 코메디언으로 대활약하셨는데 아직도 연배 높은 미국인들 중에는 자니 윤 씨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1989년에 한국으로 돌아가셔서 <자니윤 쇼>를 진행하셨는데 만약 미국에서 활동을 계속 하셨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예전부터 한 번 포스팅하고 싶었는데, 조만간 Johnny Yune 씨의 미국 연예게 성공 스토리를 소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