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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인들 일생에 한 번 뿐인 가장 즐거운 파티는?

by 이방인 씨 2014. 9. 9.

국인들, Party 참 좋아들 하죠. 어릴 때는 서양식 "파티"라고 하면 멋진 케이크와 음식들이 즐비한 가운데 드레스나 턱시도 입고 하는 건 줄 알았는데 미국에 와 보니 이들이 평상시 주로 하는 party란 그저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서 음식 먹고 수다 떠는 친목 모임 정도더라구요.

"파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일 파티 말고도 미국에는 특별한 파티들이 있죠? 대표적으로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예비 엄마에게 열어주는 Baby Shower, 결혼을 앞둔 신랑을 위한 Bachelor party, 신부를 위한 Bachelorette party 등등인데 요즘은 한국에서도 많이들 한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에 제가 아는 미국인 한 분도 특별한 파티를 여셨습니다. 그 분이 말씀이, "내 생애 최고 즐거운 파티"라고 하셨는데 제 생각에도 그럴 것 같네요. 그게 무슨 파티냐면요...

 


은퇴 축하 파티랍니다!


내일부터 영~원히 월요일이 없다니...!

이 얼마나 축하받아 마땅한 일입니까.


그 분은 딱 30년간 근로하신 뒤 은퇴하셨는데, 좋아하는 일이었는데다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장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출근 첫 날부터 30년간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는 농담을 하셔서 모두가 빵 터지고 말았답니다. 하긴 아무리 좋아해도 '일은 일이잖습니까.' 30년이나 해 왔으면 지칠만도 하죠.

드디어 "밥벌이"라는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고 훨~훨~ 날아가는 자유인들을 위해 가족과 친구들이 열어주는 파티가 바로 Retirement Party인데 회사 게시판이나 복도에 붙여 소식을 널리 알리기도 하지만 이렇게 정식 초대장을 발송하기도 합니다.

 


(faraid.biz)

은퇴 파티 초대장의 예시인데 23년간 일하고 은퇴하는 설정이네요.
장소와 일시가 명시되어 있고,
가장 아래 오른편에는 "선물은 받지 않습니다"라고 쓰여 있네요.

 


(faraid.biz)

이것도 비슷하죠?

 


(faraid.biz)

여긴 맨 아래에 "쉿~ 깜짝 파티입니다!" 라고 쓰여 있네요.


앞서 초대장 2개를 보면 근속기간이 23년, 24년으로 비교적 빨리 은퇴한다는 생각도 들죠? 20대 중반에 일을 시작했다고 치면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에 이미 은퇴한다는 뜻이잖아요. 주변을 보니 미국에는 정년을 채우기 전에 일찍 은퇴하는 사람들도 꽤 있더라구요. 회사에서 권고를 받거나 압력을 받아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말이죠.

제가 문화강좌를 같이 들었던 미국인 아저씨 한 분은 엔지니어로 딱! 20년간 일하고 칼같이 은퇴하신 분이었는데 45세에 이미 손에서 일을 놓으시고 유유자적 취미생활을 즐기며 살고 계셨답니다. 물론 자녀가 없고, 소박한 생활을 좋아하는 분이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만 어쨌든 그 분은 클래스의 다른 학생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셨답니다. Early Retirement (조기 은퇴)야 말로 모든 평.범.한. 미국인들의 꿈이거든요. 조기 은퇴하는 구체적 방법을 가르쳐 주는 다양한 책들이 빈번하게 출판될 정도로요.

 

(amazon.com)


물론 누구나 이런 행운을 누릴 수는 없는 일이니 30년 이상 일하고 은퇴하는 분들이 더 많겠죠. 아마 오래 일한 분들의 기쁨이 더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파티의 주인공도 30년을 채우고 은퇴하셨으니 얼마나 홀가분하셨을까요. 은퇴 파티로부터 일주일 뒤에 Alaska로 크루즈 여행을 떠나셨답니다!

 


(Wikipedia.org)

미국인들은 이런 커~어~다란 여객선 안에서
맛있는 음식과 각종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크루즈 여행을 참 좋아하더라구요.


한국인들은 특유의 근면성실함 때문인지 정년퇴직을 할 때 서운함과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은퇴한 후 집에 계신 남편들이 허탈한 마음에 우울증을 앓는다는 뉴스도 본 적이 있고, 우스개이긴 하지만 아내들의 눈치를 보며 산다는 말도 있구요. 여전히 일하고 싶어하시는 그 열정도 물론 좋지만 언젠가 크게 히트한 광고 문구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는 말처럼 가족과 동료들의 축하 속에, '이제 내 달력에 더 이상의 월요일은 없다!'는 해방감을 만끽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여러분 신나는 하루,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