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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평생 감사할 미국 교수님의 대~단한 가르침!

by 이방인 씨 2014. 3. 23.

즘 제 방의 책상 의자가 삐그덕거린답니다. 높낮이를 조절하게 되어 있는 기둥 밑부분에서 끼~익 끼~익하는 몹시 산.뜻.한. 소음이 계속 나네요. 뭐가 문제일까 하고 의자를 뒤집어서 살펴 보니 그 근처 어디의 나사가 헐거워진 것 같았습니다. 대충 사이즈가 맞을 것 같은 드라이버를 찾아 나사를 돌리다가 문뜩 블로그의 신이 강림하셨네요!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가 하나 생각났습니다.
지체말고 떠들어 볼까요?


때는 제가 미국에서 Ceramics (도자기 공예) 강의를 듣던 어느 날, 교수님께서 신문물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Slab Roller라는 물건인데 도예에 쓰이는 점토를 납작한 판 모양으로 눌러주는 기계죠.

 

(ⓒ BaileyPottery.com)

두꺼운 천 사이에 점토 덩어리를 넣고 롤러로 천 위를 눌러주면 점토가 평평해지는 원리입니다.


기계의 기능에 대해 다 설명하신 교수님은 갑자기 자못 진지한 얼굴로 저희를 모두 한 곳에 모으시더니,


"지금부터 내가 여러분께 알려줄 하나의 진리는
앞으로 죽을 때까지 여러분의 인생을 관통할 가르침이 될 것입니다."


아니, 얼..얼마나 대단한 비결을 전수해 주시려고 이런 말씀까지 하시나 싶어 학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침묵 속에 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수십 개의 반짝이는 눈들이 교수님에게 고정되자 우리의 얼굴을 한 번 둘러보신 교수님은 오른쪽 검지를 들고 한 단어, 한 단어 끊어가며 단호하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LEFTY. LOOSEY. RIGHTY. TIGHTY. 


이윽고 터진 모두의 발작적 웃음!!!!!!

웃겨      하하

(어머, 나 혼자 얼굴 왜 이렇게 크니...!)

이게 대체 무슨 말이냐면요...

 

 왼쪽은 풀고, 오른쪽은 잠근다!

 

확실히... 인생을 관통할 진리임이 틀림없군요.


볼트 & 너트, 나사, 그리고 각종 밸브나 병뚜껑 등은 대부분 왼쪽으로 돌리면 열리고 오른쪽으로 돌리면 잠기죠? 그와 마찬가지로 Slab Roller의 손잡이 또한 왼쪽으로 돌려야만 기계가 작동하여 롤링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교수님은 그것을 알려주시기 위해 "Letfy-loosey, Righty-tighty"라는 미국인들의 재치있는 표현을 장난스레 말씀하신 거죠.

Rhyme을 맞추는 말장난을 좋아하는 미국인들답게 "왼쪽은 열림, 오른쪽은 잠금"이라는 말 대신 Lefty-loosey, Righty-tighty라는 말을 종종 씁니다. 심지어 나사를 돌릴 때 입버릇처럼 중얼중얼거리는 사람들도 있다더라구요. 아마 저.처.럼. 어느 방향으로 돌려야 열리는지 가~끔 헷갈리는 사람들이 그러는 모양입니다. ^^;;

 

미식축구 경기 중에 포착된 모습입니다.
몸싸움을 하는 모습이 절묘하게도 마치 상대 플레이어의 헬멧을 벗겨주려 애쓰는 것처럼 나왔네요.

헬멧을 벗지 못해 괴로운 플레이어가 "뜨거운 물 좀 부어 봐!" "버터 나이프로 한 번 쳐 봐!" 하며
빨리 벗겨달라고 고통을 호소하자 헬멧을 잡고 있는 상대편이 말합니다.

"Ok. 왼쪽은 풀고, 오른쪽은 잠근다지...
아으~ 이거 완전히 꽉 끼었네!"


아무리 인생을 관통하는 진리라 해도 때때로 꽉 막힌 인생에는 안 먹히기도 하죠?
그럴 땐 한 번쯤 반.대.로. 돌려 보세요~
운 좋으면 얻어 걸릴 테고 운 나쁘면...

 
모 아니면 도죠 뭐...


교수님의 장난 덕분에 저희는 모두 무사히 롤러 사용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제 의자의 나사를 조이던 제 머릿속에 또 한 번 떠올랐으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가르침이라는 교수님의 호언장담은 사실로 판명났군요! 여러분들도 속으로 Lefty-loosey Right-tighty를 한 번 말해 보시면 잊기 힘들 걸요~

모두 시~인~나는 일요일 유후~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