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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헐리웃 여자스타들도 좋아하는 "허영심 사이즈"란?

by 이방인 씨 2014. 1. 29.

얼마 전에 미국의 대표적 음악 시상식인 Grammy Awards가 있었죠?
아름답고 섹시한 여성 가수의 대명사, Beyonce가 남편인 Jay-Z와 함께 멋진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이 날 비욘세가 레드 카펫에 입고 등장한 하얀색 드레스 역시 화제를 모았는데 한 번 보실까요?

 

헤어와 메이크업은 제 취향이 아니었지만
육감적인 몸매 만큼은 명불허전이라 감탄했죠.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미국 인터넷 연예 뉴스를 통해 비욘세의 드레스에 관한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비욘세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입은 섹시한 노출 드레스는 사이즈 2였다!


이 기사 보고 저는 완.전. 말.도. 안.되.는. 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이즈 2??!!

 


웃~기시네!
아무리 비욘세가 연예인이라 실물이 말랐다고 해도
저 굴곡으로는 사이즈 2에 구겨 넣어도 안 들어간다고, 알간?!!
흥!


한국과 미국의 사이즈를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가장 왼쪽에 나오는 XS 사이즈가 미국 사이즈로 0~2이고 이건 다시 한국 사이즈로 44죠.

그런데 비욘세가 XS=2=44 사이즈라니요?!!!


한국에 계시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44 사이즈를 입는 여성은 날씬하다는 말보다는 "말랐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정도의 몸매를 가지고 있어야 하죠.
아무리 봐도 비욘세가 사이즈 2를 입었다는 건 오보인 것 같지...만...?
기사에는 드레스를 만든 디자이너 Michael Costello의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The dress was just made to fit a sample mannequin. It's smaller than a size 4. She is tiny!
그 드레스는 샘플 마네킹에 입히려고 만든 거예요. 사이즈 4보다도 작아요. 그녀는 정말 왜소하네요!

디자이너의 말을 듣고 저는 혼돈의 구렁텅이에 빠졌습니다.

 

사이즈는 짝수로 나오니까 4보다 작으면 2가 맞는 게지... 그런 게지...
비욘세가 사이즈 2라니... 저 몸이 사이즈 2라니...
망할 것은 내 눈이냐, 카메라 렌즈냐?!!!


한~참 세상을 원망하며 하느님이 흥할 사람에게 일러 주셨다는 17 악마를 의심하다가 기사 밑에 폭발적으로 달린 미국 여성 네티즌들의 댓글에서 마음의 평안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 나 참... 비싼 드레스일수록 사이즈가 작은 거야.
난 보통 사이즈 6을 입지만 디자이너 드레스로는 사이즈 2라니까!

 

 비욘세가 사이즈 2라는 건 별로 믿어지지 않는 걸.
오히려 사이즈 8 정도인데.
하지만 부자들은 자기 마음에 드는 사이즈 태그를 붙일 수 있으니까 뭐.

 

 디자이너 옷 사이즈 2는 월마트 사이즈랑 비슷한 거야.
실제 사이즈보다 항상 더 작거든.
실제로는 사이즈 10쯤 되는 여자 스.타.들.
그들 옷을 입을 때 "난 사이즈 2야~" 하며 기분 좋으라고 그러는 거지.
옷 치수를 정하는 수치상의 기준이나 지시가 없기 때문에 
이 디자이너는 사이즈 2라고 하는 걸 다른 디자이너는 6이라고 하기도 하고.

 

 사이즈 2라고?
뭐, 코끼리 옷 사이즈로?!!

 

그냥 Vanity sizing이지


마지막 댓글에 등장하는 Vanity sizing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Vanity는 "허영심"을 뜻하는 단어인데 Vanity sizing이란 여성들의 사이즈에 대한 허영심을 자극하기 위해 '실제 사이즈보다 작은 수치를 새겨넣는' 미국 의류회사들의 관행을 말합니다.
한국에서도 55 사이즈 옷에 44 태그를 다는 회사들이 많다고 하는데 그것과 똑같은 거죠.

 

어쩐지... 분명 난 살이 빠지지 않았는데
옷을 사러 가 보면 한 치수 작은 것도 맞더라구...


미국의 Vanity sizing이 날로 심해져 심지어 "마이너스 사이즈" (Subzero 혹은 00 사이즈)라는 것을 내놓은 디자이너와 의류 브랜드도 있다고 합니다.
차트를 보면 XS인 사이즈 0을 입으려면 허리둘레가 23인치여야 하는데 0보다 작은 마이너스 사이즈라면 허리가 그보다 더 가늘어야 한다는 소리죠.
마이너스 사이즈를 소개하고 있는 뉴스위크 기사를 읽어 보니 아마도 실제 subzero 사이즈를 입을 수 있는 여성은 말라깽이로 유명한 빅토리아 베컴 정도일 거라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00 사이즈!

저도 여성으로서 당연히 날씬한 몸매를 원하지만
이 정도로 말라서 00 사이즈를 입고 싶진 않은데요...


그럼에도 subzero 사이즈 마케팅이 등장한 걸 보면 여성들의 작은 사이즈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는가 봅니다.
날씬해지기 위해 거식증도 마다 않는 여성들도 있고, 실제로 살을 빼지 못한다면 가짜 사이즈가 적힌 옷으로라도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여성들도 있으니 말이죠.
저도 여성이지만 "여성"이라는 존재는 나에게도 미스테리구나... ^^;; 했답니다.

여러분, 육신과 영혼 모두 평화로운 하루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