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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 Everything

[근본 없는 요리] 드디어 배송된! 필립스 에어 프라이어 사용기

by 이방인 씨 2013. 12. 12.

Cyber Monday에 구매한 필립스 에어 프라이어가 일주일 하고도 하루 만인 어제 도착했답니다.
미국의 ground 배송 기간이 대체적으로 그러하니 불만은 없지만 눈 빠지게 기다린 건 사실이네요.
어쨌든 약속했던 사용 후기 쭉~쭉~ 나갑니다!

 

 건강하게 튀기는 방법!
당신이 사랑하는 맛을 죄책감 없이 (즐기세요)!

라고 정곡을 찌르는 문구가 적혀 있군요.

 

 상자를 열자 가장 먼저 요리 안내서가 있었지만 날려 버렸습니다.


커피한잔
$
나는 이방인 씨, recipe 따위는 취급하지 않는 요리사지, 훗~

 

구매 전 들었던 말 중의 하나가 적은 양 밖에 못 튀긴다는 것이었는데
실제로는 프라이어의 크기도 예상보다 컸고 바스켓도 작지 않았어요.
손님 접대 때문에 많은 양의 튀김 음식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이 정도 크기로 충분한 듯 해요.


이 날 제가 시험작으로 선택한 재료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치킨 윙과 핫 윙

 

 허쉬퍼피와 치즈스틱

 

새우, 굴, 조개의 해산물 3종

 

가장 중요한 프렌치 프라이

 

집에서 튀김옷을 직접 입히는 귀찮은 일 따위는 거절하는 이방인 씨는 ready-to-fry 제품들을 선별하여 시험했습니다.
그 중에는 이미 살짝 한 번 튀겨나온 제품도 있고 기름 없이 튀김옷만 입혀져 나온 것도 있었는데 결과는 꽤 다르더군요.

기기의 사용법은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간단합니다.

 

 상부의 다이얼은 온도 지정 용도구요.

 

중앙에 달려 있는 다이얼은 조리 시간을 지정하는 타이머입니다.

 

기기가 만들어내는 소리가 크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직접 들어 보니 뭐랄까... 크다기 보다는 보통 조리 기구에서 나기 힘든 우웅-- 거리는 소리더라구요.
온도를 맞추고 타이머를 돌리자 갑자기 우웅-- 하는데 순간적으로,


느낌표

뭐지? 방금 부엌이 우주선으로 변한 것 같은데?!
치킨 윙과 함께 무중력 공간으로 날아가는 건가?!


보통 가정에서 이와 비슷한 소리를 찾자면 진공 청소기를 들 수 있겠네요.
감자 튀김을 먹는다는 설렘에 제게는 그다지 거슬리지 않았는데 사람마다 다를 듯 싶습니다.

자, 이제 정말 결과를 한 번 볼까요?

 

 먼저 시중에 파는 ready-to-fry 치킨 윙입니다.

 

정말 맛있어요.


같은 제품을 기름에 담궈 튀기는 방식으로도 먹어 봤는데
에어 프라이어로 튀기는 게 더 맛있었습니다.

확실히 담백하고 기름 냄새가 줄어들어서 닭고기의 맛이 살아나네요.
다만 튀김 특유의 고소한 기름 향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마이너스일 듯 싶습니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핫 윙도 튀겨 드렸는데 맛있어 하시더라구요.

 

 다음은 모짜렐라 치즈스틱과 허쉬퍼피입니다.

 

 이미 살짝 튀겨나온 제품인 허쉬퍼피는 한 눈에 봐도 조리가 끝난 듯 보이지만
튀김옷만 입었을 뿐 기름이 발라져 있지 않은 치즈스틱은 겉만 보면 안 익은 것 같네요.

 

 하지만 속의 치즈가 다 익어 이미 밖으로 삐져나올 지경이었어요.

 

 이번에는 굴과 새우입니다.
새우 역시 기름처리가 안 된 상태인데 그 결과는...?

 

 마찬가지로 굴은 겉과 속이 다 익었지만 새우는 튀김옷이 안 익은 듯 보입니다.
하지만 안에서는 김이 새어나올 정도로 새우가 완전히 다 익었더라구요.

겉이 하얀 치즈 스틱과 새우는 모두 흥할 인간에게 시식을 맡겼더니
안의 내용물은 맛있는데 겉에서 밀가루 맛이 난다고 합니다.

튀김옷을 입었으되 초벌 튀김 처리가 안 된 제품은 고온 고속보다는
저온 저속으로 안과 밖을 골고루 익혀야 될 듯 싶네요.

 

 다음은 제가 좋아하는 clam (조개) 입니다.

 

 초벌 튀김 상태로 나온 제품이라 더할 나위 없이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제가 이 기구를 산 목적인 감자 튀김 순서입니다.

 

이랬던 것이 390도에서 12분간 조리하니,

 

 이렇게!!
어우~ 이건 정말 셉니다.

거~업~나~ 맛있어요!!!

대박


제 입에는 기름에 담궈 튀긴 것보다 약 3배 정도는 맛있는 것 같아요.
기름에 튀긴 것보다 더 바삭바삭하고 질량도 가벼운 느낌입니다.
기름 냄새가 없어서 씹으면 감자 향이 확~ 나요.
감자 튀김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강력추천하겠습니다.

저는 시중에 파는 제품을 이용했지만 집에서 만드려면
감자를 썰어서 물기가 다 마르면 기름 반 스푼을 넣고 섞은 뒤 튀기면 된다네요.

 

마지막으로는 튀김옷도 기름도 첨가되지 않은 생! 닭날개입니다.

 

그냥 냉장고에 있길래 실험해 봤습니다.

 

355도에서 22분간 조리한 결과입니다.

오븐에서 구운 치킨과 흡사한 맛입니다.
다만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다 보니 닭 비린내가 제거되지 않습니다.
이 상태로 먹는 것보다는 양념을 넣고 2차 조리를 하여 먹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이상이 제가 오늘까지 실험한 재료들입니다.

사용해 보니 분리가능한 바스켓과 팬 세척은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닭날개를 제외한 다른 재료들은 바스켓에 눌어붙지도 않았고, 쓰고 나서 물에 담궈 불렸다가 씻으면 금세 닦을 수 있더라구요.
그러나 돈까스나 한국식 전 혹은 계란이 들어가 질척거리는 튀김옷을 입힌 음식들은 넣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 같습니다.
일단 바스켓 밑으로 줄줄 흐를 테고, 조리하는 과정에서 바스켓 밑바닥에 눌어붙어서 음식을 꺼낼 때며 나중에 바스켓을 세척할 때며 번거로울 것이 뻔하더군요.

이 기기로 만들어 드시고 싶은 요리가 무엇인지 잘 생각하신 뒤 구매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저는 애초부터 치킨 윙과 프렌치 프라이 목적으로 구입했고 한 번씩 해 먹어 보니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둘 다 기름에 담궈 튀기는 것보다 맛있어서 밖에서 사 먹는 일이 훨씬 줄 것 같거든요.
하지만 본격적인 튀김 요리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아니될 줄로 사료됩니다.

이상, 이방인 씨의 필립스 에어 프라이어 사용 후기였습니다.
여러분 즐거운 하루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