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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인들도 잘 모르는, God Bless America에 담긴 비밀

by 이방인 씨 2013. 2. 26.

여러분 God Bless America 라는 말 참 많이 들어 보셨죠?
헐리웃의 영웅 영화에 단골 대사이기도 하고, 때로는 유머의 대상이 되기도 하죠.
그런데 그 문구는 사실 노래 가사의 일부입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어딘가에서 한번쯤 들어 보셨을 법도 한대요.

God Bless America~ My home sweet home~ ♪♬♩

이렇게 끝나는 노래인데 미국에서는 비공식 국가(國歌)로 인식되고 있는 노래랍니다.
미국인들이 워낙 이 노래를 좋아하고 God Bless America 라는 문구를 특히 애용하다 보니 이를 눈꼴셔하는 외국인들이 많더라구요.

신이 왜 미국만 축복하는데?? 웃기시네

 

하며 미국인들의 유별난 자부심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데요.

저는 며칠 전에 깜짝 놀랄만한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아마 미국인들도 잘 모르고 있을 거라 짐작 되는데, 사실 God Bless America 말입니다....

외국인이 만든 거예요!

정확히 말하면 외국출신 이민자가 말이죠.

이 노래는 1938년에 Irving Berlin 이라고 하는 러시아 출신 이민자 작곡가가 만들었습니다.
Irving Berlin은 크리스마스 캐롤의 클래식 White Christmas 를 만든 음악가입니다.
그는 1888년 러시아 (지금의 벨라루스)에서 태어나 유년시절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왔죠.
서른 살이 되던 1918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법적 미국인이 된 후 나중에 군대까지 다녀왔습니다.
아마 이쯤되면 그는 스스로 자신은 미국인이라고 느꼈던 것 같네요.
미 군복무중 만든 곡이 바로 God Bless America 였는데 이 곡은 1938년 라디오에서 한번 방송 되자마자 미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런 대성공을 발판으로 Irving은 God Bless America 기금까지 조성해서 미국의 보이 스카웃과 걸 스카웃을 후원했다고 합니다.
아마 미국인들은 본인들이 사랑하는 이 노래에 이런 사연이 있는 줄 모르고 있을 거예요.

제가 오늘 사실을 소개한 이유는 말이죠.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Anti-Immigration 정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함입니다.
외국인의 미국이민 반대와 이민자 혐오까지 일컬을 수 있는 이 말은 9.11 테러가 터지고 자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경제불황이 겹치면서 이민자들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가난한 이민자들에게 주는 정부의 지원금과 각종 혜택이 미국인들의 세금에서 나간다는 근거가 불문명한 소문과 함께 Anti-Immigration이 힘을 얻었습니다.
Arizona와 Alabama주에서 Anti-Immigration 법까지 제정되었을 정도로 말이죠.

그런데 사실 통계 조사결과, 정부의 지원금과 각족 무료 혜택을 누리는 대상은 히스패닉과 전쟁난민들이 대부분이라 나머지 이민자들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많죠.
실제로 제가 2년전에 접한 조사 결과를 보면, 히스패닉을 제외한 다른 나라 출신 이민자 중산층은 미국인들과 똑같이 세금을 내고, 그 세금이 오히려 미국의 하층민들을 위해 지출되는 형국이라고 하더라구요.

상황이 이러함에도 본래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남탓으로 돌리길 좋아하는 동물인가 봅니다.
정확한 근거와 통계도 없으면서, 가난한 이민자들을 먹여 살리느라 미국 경제와 의료수가가 이렇게 높다는 악의적인 소문을 믿는 미국인이 훨씬 더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체 평균치로 따지면 미국 주류 인구인 백인들보다 고소득을 올리는 아시안계 이민자들로서는 특히 더 억울하고 치사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Anti-Immigration 정서가 확산되면서 이민자들을 쫒아내려고 영주권자들의 경범죄에도 추방령을 내리고, 심지어 이미 시민권을 취득해서 법적으로 미국인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받아야 하는 귀화한 이민자들을 법적으로 차별한다고 하더라구요.
한 이틀 전엔가 신문을 보니 한인교포 4명에게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으로부터 강제구금 명령이 내려졌는데 이들 중 단 1명만이 실제 형사범죄자라고 합니다.

이런 게 바로 어쩔 수 없는 타향살이의 설움이겠거니 하며 미국인들의 텃세 역시 세계 어느 나라나 사정은 비슷할 것이라 여기며 살아왔는데 얼마 전에 참으로 실소를 금치 못할 일이 있었습니다.
자랑스런 미국인들의 인명사전 비슷한 선전용 책자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거기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이 사람의 사진이었습니다.

 

누군지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죠?

 

1879년 독일에서 태어나 온갖 업적을 다 이루고 노벨상까지 받은 후, 나치가 집권한 1933년에 (당시 이미 54세) 미국으로 와서 1940년 61세에 이르러서야 미국 시민권자가 된 아인슈타인을 자랑스런 미국인이라며 AMERICAN Scientist 라고 대문짝만하게 써 놓았더라구요.
이 사진은 1940년 아인슈타인이 미국 시민권을 받는 장면의 기록이라고 하는데요.
시민권을 건네고 있는 미국인 판사는 싱글벙글인데 아인슈타인은 그다지 감상이 없어 보이는 건 저만의 느낌인가요??

그 뿐 아니라 전화를 발명한 알렌산더 벨 역시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25세에 미국에 건너와 35세에 시민권을 땄건만 American Inventor 라고 광고하고, 퓰리처상으로 유명한 조세프 퓰리처도 American newspaper publisher 라고 써 있지만 원래는 헝가리 사람입니다.

외국출신 이민자들을 '위대한 AMERICAN' 이라고 선전하고 있어서 기가 막힌 것이 아니라 역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들만 미국인 취급하는,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미국인들의 이중잣대가 조금 얄밉지 않나요?

아마 외국 생활 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이래서 때때로 '역시 사람은 나고 자란 땅에서 사는 게 제일이야' 싶은 거죠.........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